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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건강이 뭐길래







이른 아침 부엌으로 향한 샘은 형이 식탁에 앉아 빌어먹을 사과를 먹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몇번 눈을 끔뻑인 그는 세차게 눈을 비볐다.



"어... 딘?"



딘은 옆에 앉은 카스티엘과 나누던 대화를 멈추고선 동생에게 시선을 돌렸다. "불렀어, 새미?"



"형... 사과 먹고 있잖아."



딘은 눈동자를 굴렸다. "좋은 추론이네, 셜록." 그러고선 크게 콧방귀를 뀌는 그였다. "나도 사과를 먹는다고... 가끔."



그 소식은 당연히 처음 듣는 소리였다. "언제부터?" 샘이 의심을 늦추지 않고 물었다.



"며칠 전부터." 샘의 물음에 다섯살 짜리 꼬마애라도 된 것 마냥 입을 삐죽 내미는 딘이었다.



샘은 고개를 저으며 커피 머신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건 애플파이였잖아."



"재료는 같거든?"



샘은 진지하게 과일과 설탕, 식품 첨가물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지만 카스티엘이 둘 사이를 제재했다. "내가 딘에게 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으라고 권유했다."



그의 말에 얼굴을 찌푸리는 딘이다. "패스트푸드만 먹고서도 잘 지냈는데."



카스티엘이 그를 무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아니다, 딘. 넌 서른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가정한 적 있음에도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그만둔 적 없지 않은가.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을 뿐더러 네가 성숙해진 모습이 마음에 든다." 



딘은 이 상황이 전혀 즐겁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굳이 따지려 들지 않았다. 그저 성난 표정으로 사과를 우적우적 씹어먹었을 뿐.



"형, 나도 몇년이나 똑같은 소리를 했는데." 샘이 투덜댔다. "이제 캐스가 왔다고 갑자기 바뀐거야? 캐스가 어떻게 했길래? 형이 수그러질 때까지 추파를 던지기라도 했어?" 



이제 딘은 우거지상을 지었다. "아니. 섹스 중단 선언을 한거지."



딘은 자기가 한 일에 매우 흡족해보이는 천사를 음침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샘은 어떻게 반응할 지 몰라 그저 눈썹을 치켜올릴 뿐이었다.



"처음엔 허세부리는 줄 알았는데," 딘이 침울한 얼굴로 설명했다. "나흘이나 섹스를 못했단 말이야. 유혹 작전도 망했고." 그는 마지막 부분에서 굉장히 낙심한 듯 보였는데, 아마 천사가 자신의 섹스어필을 견뎌낼 수 있다는 사실이 불쾌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사과 몇 개 먹고 저녁으로 백숙을 먹으면 될 줄 알았지. 그게 전부야."



샘은 카스티엘을 그들의 삶으로 끌어들인 데에 신에게 감사하며 소리없이 킬킬 웃었다.



"어쩌면 아침 운동을 하러 갈 수도 있겠지." 천사가 제안했다. "심폐계통에 매우 유익할 것이다."



그의 말에 딘은 코웃음쳤다. "제발 그렇게 생각하지-"



"오늘 밤 혀로 무언가를 해줄 수도 있다." 이런 말을 꺼냈다는 사실에 굉장히 도취된 것처럼 카스티엘이 불쑥 내던졌다.



그리고 샘은 정말로, 지금 벌어진 일에 깊게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딘은 미동도 없이 카스티엘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눈을 가늘게 뜨고선 외쳤다. "엿이나 먹어, 이 나쁜놈아!"



갑자기 일어선 그는 카스티엘에게 돌진해 진한 키스를 선사하고선 웅얼댔다 (그리고 샘은 이 일의 목격자가 되고싶지 않았다.). "내가 흥분한 걸 감사하게 여겨." 딘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운동복을 갈아입기 위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카스티엘은 즐거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의 뒷모습을 좇았다. 



"고마워요." 딘이 시야에서 벗어났을 때 샘이 천사에게 말했다. "어, 섹스를 끊었다는 부분 말고.. 둘의 자유시간을 파고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는 살짝 몸서리쳤다. "하지만 형을 신경써줬잖아요. 잔소리해도 형이 반발하지 않는다는 건 좋은 일이거든요. 그래서, 고마워요." 



그러자 카스티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할 필요 없다. 아주 이기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샘은 진심으로 웃으며 캐스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알아요."



딘이 얼마나 투덜대며 항변하는지는, 그들을 어떤 괴상한 이름으로 부를지는 상관없었다. 그가 건강하고 행복해보이는 모습은 끝내주는 일이었으니까.



언젠가 잠자던 도중 그들을 죽이러 가게 될지도 몰랐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