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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딘/번역] Grey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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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Grey

저자: Valyria / 출처: http://archiveofourown.org/works/978693/chapters/1968784

등급: Explicit (성인)

줄거리: 이 세상의 사람들은 진정한 메이트를 찾을 때까지 색깔을 볼 수 없다. 딘이 무덤에서 나오던 날, 그가 처음으로 본 것은 파란 하늘이었다. 


카스티엘이 그를 구덩이에서 끌어올렸을 때, 그는 저도 모르게 딘의 짝이 된 것이다.


주의: 오메가버스+엠프렉+앵슷+딘의 POV (딘의 시점)+슈내 시즌9 까지의 스포 주의.







17.(Continued)





딘은 정말로 샘에게 말하려고 했으나,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그들에게는 걱정해야 할 중요한 일이 따로 있었다. 



크라울리는 석판과 예언자를 얻겠다는 의지로 케빈을 스토킹했다. 그들은 케빈과 그의 (무서운) 엄마를 최대한 숨겼지만, 케빈의 전 여친이 악마에 씌여 나타나자 결국 그녀의 두개골에 총알을 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 대한 케빈의 신뢰도는 더욱 더 떨어졌다.



캐스의 '발걸음'은 끊겼다. 딘에게는 더 이상 악몽에서 깨어나 캐스의 체취가 감도는 빈 방을 둘러보는 일이 없었다. 딘은 그 일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걱정할 일 없을거라고.



늑대인간과 뱀파이어, 마야인의 신 등을 마주친 동안은 그가 한숨을 돌릴 수 있는 반가운 시간이었다. 다만 조금이라도 다치는 날에는 약간의 공황 상태가 찾아왔다. 샘은 그가 기력을 잃은 것이거나 유령병에라도 걸렸을 거라 확신했지만, 딘은 제대로 된 해명을 할 수 없었다. 샘이 혹여나 그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케빈과 트랜 부인이 있는 거쓰의 러브 보트에 가둬둘 것이 뻔했으므로. 샘이 아무리 동정심 많은 평등주의자라고 해도 그는 여전히 알파였으며, 피흘리는 임신한 오메가인 딘을 놔줄 일은 절대 없었다.



그리고 뭐, 딘도 그 일에 관심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다. 딘 윈체스터 치고는 정말로 조심했지만 '지옥문을 닫는 일'은 개인적 문제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그러다 카스티엘이 나타났다.



그는 마지막으로 딘과 대화를 나눴을 때처럼 여전히 멀쩡했지만, 어딘가.. 사라진 구석이 보였다. 그의 체향은... 낯설었다. 날카롭고, 거친 산성의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는 딘을 몰래 따라다녔던 일과 관련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그들 셋 사이에 딕 로만을 죽이기 위해 수녀의 뼈를 들고다니던 때 이후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마치 친구처럼.



그가 형제들처럼 헌터가 되고 싶다고 말하자 그들은 사건을 함께 처리하게 되었다. 꽤나 어색하긴 했지만 천사는 딘의 불쾌함이나 샘의 터질 것 같은 분노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6피트 4인치의 알파가 아무리 딘 너머로 으르렁댄다고 해도 말이다. 샘이 천사의 뒤통수에 구멍이라도 뚫을 것처럼 그를 쎄하게 노려보는 동안 딘은 그저 그를 쳐다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연옥에 있던 날 이후 캐스와 오랫동안 대면할 수 있던 시간인지라, 그에게 저항할 수 없이 빠져들 수 밖에 없던 딘은 캐스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게 늘 한발치 뒤에서 그를 따르며 거리를 유지했다. 메이트가 있다는 느낌을 한껏 만끽하는 것은 그가 늘 갈망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맹렬함과 황홀함을 느꼈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지속되는 혼란스러움도 느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으므로.



캐스가 머무를까? 그 때문에 여기에 온 걸까? 서투르지만 딘과 함께 있으려고? 이게 그만의 방식일까? 딘은 희망적인 생각을 자꾸 하게되는 자신이 미워졌다. 



물론 그가 틀렸다. 만화속 세상 사건을 끝낸 뒤, 캐스는 그들과 함께하는 대신 천사의 직관 때문인지 아니면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런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사라져버렸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임신했고 캐스는 그의 메이트였다. 그의 본능은 캐스를 붙잡아... 보금자리든 뭐든 만들라고 말했지만, 이성적인 다른 부분은 카스티엘을 주위에 두는 건 오히려 천번은 넘게 사태를 악화시킬거라 말했으므로 그는 캐스가 그의, 그리고 그들의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게 나을거라 되뇌었다. 



결국 그를 몇주간 볼 수 없었고, 스토커의 방문도 발길이 끊겼다.





~~~




딘은 캐스가 그리웠다.



그가 꾸는 꿈들과 악몽들은- 파란 눈을 가진 그의 메이트에 대한 형상으로 나타났다. 그에게 기도하고 싶은 마음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고, 그 욕망은 그가 나타나길 '원하는' 것보다 그가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변해갔다.



그는 이곳에 있어야 했다. 그의 메이트는 그와 함께 했어야 했다. 모든게 잘못됐고 딘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잘못됐다는 생각이 그를 계속해서 불안하게, 배가 뒤틀리게 만들었다.



이건 그저 본능이었고, 호르몬인지 뭔지 하는 것이 그에게 보내는 신호일 뿐이었다. 실제가 아니었고 그는 캐스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




샘에게서 비밀을 지키는 일은 날이 갈수록 힘들어졌다.



그는 데오드란트와 향수를 집요하게 뿌려댔다. 샘이 근처에 있을 때 샤워하는 일은 골치아픈 일이었다. 아무리 데오드란트나 향수를 뿌려댄다 하더라도 임신한 오메가의 향이 욕실에 남아있을까봐 노심초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약간의 메스꺼움이 올라오고 딘이 버거나 스테이크를 먹을 때 샐러드까지 시키게 됐다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별 다른 징후가 없었다. 술도 그만 뒀다. 그리고 캐스를 몹시 그리워했다. 샘이 아직까지 이걸 알아채지 못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어쩌면 샘은 케빈의 도움으로 그저 지옥문을 닫기위한 과업에 몰두하고 있었기에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




루퍼스의 오두막에서 자고있던 딘이 눈을 뜨자 캐스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실을 깨닫기 전 안도감과 행복이 마음속에 몰려들었다. "캐스?" 그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가 무엇을 예상했든 - 솔직한 대화든, 비난이든 - 뒤따른 말은 그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딘." 캐스가 말했다. "네 도움이 필요하다."



딘은 인상을 찌푸렸다. 공기중에 도사린 그의 향 속에는 여전히 무언가 잘못된 것이 느껴졌다. 그는 캐스를 의심스럽게 쳐다보았다. 



"사만드리엘이라는 천사가 있는데," 캐스가 말을 이었다. "그가 붙잡혔다."



그의 메이트는 그들의 아이나 '우정'이었어야 했던 관계에 대해 얘기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악마들에게 붙잡힌 천사를 구출하기 위해 딘에게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도와달라고 요청하러 온 것이었으니까.









18.





일은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았다.



크라울리는 악마들을 곳곳에 배치했고 딘은 이 상황에 놓인걸 즐기지 않았다. 사실 두려움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몰랐다. 혹여라도 계단에서 떨어져 아이에게 충격이라도 간다면- 악마가 딘을 날려보내서 그렇게 된다면? 딘은 최대한 악마들에게 맞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샘과 얘기를 해야했다. 이런 식으로 있을 순 없었다.



그래도, 캐스의 불쌍한 동료 천사가 지르는 비명은 딘이 모성애(부성애라고 해야할까?)를 저버리도록 하지 못했다. 스프레이 캔을 흔든 그는 에노키언 방지 주문을 적으며 악마들이 달려들지 않도록 집중했다.




~~~




카스티엘은 사만드리엘이라는 천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재가 된 날개가 그의 양쪽으로 펼쳐져있었다.



캐스는 피로 얼룩진 칼을 떨어트렸다. 그에게 구해달라고 요청한 천사를 그가 죽였음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샘이 물었다.



캐스는 얼어붙었다. "그는... 배신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차분하고 냉담했다. 딘은 불안함에 오싹함을 느꼈다.



카스티엘이 일어섰다. "그가 나한테로 왔다. 그를 죽인 것은 자기방어에서였다." 그가 내뱉는 말은 형식적이고 변호적이었다. 침을 꿀꺽 삼킨 딘은 코를 문지르며 그의 메이트가 내는 향을 부정했다. 평소보다 강한 폭풍우같은 그의 향에서 삐걱대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듯 했다. 쓰고... 친숙한 한줄기의 무언가가 있었다. 



"캐스, 괜찮아?" 자기가 느낀 것이 거짓이길 바라며, 그나 샘이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될 일이길 바라며 그가 물었다. 알고보니 사만드리엘과 캐스가 적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여야 했다던지 말이다. 



그러나 딘은 안심되는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캐스의 눈에서 피가 눈물처럼 뚝뚝 흐르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천사는 피를 닦아낸 뒤 더러워진 손끝을 바라보았다. 딘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괜찮을거라고 확신시켜 주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눌렀다. "싸우는 동안 내 베슬이 손상을 입었나보군." 



그의 말은 꼭 대본을 읽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야한다. 사만드리엘의 유해는 천국에 귀속되어있다." 날개짓 소리가 들리자 주차장에 남은 것은 샘과 딘 뿐이었다.



그를 향해 돌아본 샘은 딘에게 많은 의미가 담긴 눈빛을 보냈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라는 징표였다. 하지만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캐스가 아무리 좋은 뜻으로 행동한다 하더라도 결정적 순간에는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어렵게 배웠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그는 그들 곁에서 대화를 모두 듣고있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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