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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딘/번역] 크리스마스 기념 단편


출처: http://destieldrabblesdaily.tumblr.com/post/135800165059/son-of-a-bitch-dean-cursed-bitterly-as-he


"이 개자식이!"


딘은 몇시간동안 장식하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쏘아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 트리는 원래 빛을 내며 벙커의 메인 룸을 밝혔어야 했다. 그렇게 샘과 캐스를 놀래키려던 그의 계획은 불행하게도 빛이 들어오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고, 벙커는 여전히 어두컴컴해보였다.


커다란 트리에 전구를 칭칭 감느라 한시간동안 씨름하던 그는 코드를 꼽으려다 예전에 한번 이 전구를 망가뜨린 적 있음을 깨닫고야 말았다. 그래, 실은 진작에 확인했어야 할 일이었다. 빌어먹게도.


딘은 자신의 분노가 트리에 주황색과 노란색의 깜빡거리는 빛을 들어오게 할 수 있다는 듯 계속해서 트리와 눈싸움을 했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가까운 상점에 가서 새 꼬마전구를 사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즈음 한숨을 푹 내쉬고야 말았다. 그러다 모든게 일어났다.


뒤돌아선 그가 외투와 키를 챙기려고 한 순간 무언가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은 빛, 정확히는 트리 중간에 소심하게 반짝이는 작은 불빛이 있었다. 하지만 그 빛은 오렌지 색이 아니라 딘이 여지껏 보지 못했던 무척이나 시린 하늘빛이었다. 그 모습을 본 딘은 의문에 빠졌다.


수많은 전구 중 왜 이 하나만 빛이 들어온거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또다른 불빛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세번째, 네번째 전구가 빛을 발했다. 다섯, 여섯, 일곱번째도 그를 뒤따랐다. 머지않아 모든 전구가 트리를 밝게 빛냈고 벙커는 초현실적인 하늘빛으로 뒤덮였다. 딘은 자신의 상상으로 이렇게 된 것이라 여겼다. 혹은 정말 크리스마스의 기적이거나.


불빛들이 한층 밝아지자 그는 경외심에 숨을 들이마셨다.


"이게 뭐..."


친근하고 따뜻한 손이 그의 등에 내려앉았다. 본능적으로 왼쪽을 돌아본 그는 불과 몇 초 전에 감탄했던 불빛과 똑같은 색의 푸른 눈을 마주할 수 있었다.


"캐스?" 천사의 등장에 놀란 그가 속삭이듯 물었다. "네가.. 네가 한 거야? 은총으로?"


카스티엘은 딘에게 옅은 미소를 보여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낙담한 것처럼 보여서 너에게 약간의 빛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숨을 들이마신 딘은 카스티엘의 품에 안겨 그의 목에 얼굴을 묻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맞아..." 딘은 목소리를 낮춰 캐스의 살결에 대고 속삭였다. "어둠속에서 날 꺼내줄 빛이 있다는게 행운이지. 안 그래?"


카스티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대신 손가락 끝으로 딘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딘을 이끌었다. 그들의 입술이 닿은 순간, 캐스의 기분을 드러내듯 불빛들이 감당할 수 없이 깜빡였다.


딘의 입술은 캐스의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결국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없었을지라도, 그처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