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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딘/번역] The New Messiah

제목: The New Messiah

저자: SuperWhoLockian / 출처: https://www.wattpad.com/7483144-the-new-messiah

등급: Teen And Up Audiences

줄거리: 막대한 뇌손상을 입게된 딘. 딘과 그의 천사는 그들의 관계가 끝나기 전 못한 일을 하려고 한다.







솔직히 말해 딘은 처량해보였다. 카스티엘은 절친의 입으로 이어진 튜브에서 삑삑거리는 기계로 시선을 옮기다 헌터의 망가진 폐를 생각하며 숨을 들이마셨다. 눈 앞에 보이는 모습은 천사의 머릿속에 비탄과 메스꺼움, 완전한 분노를 일으켰다. 기계를 통해 딘이 멋대로 뛰는 맥박을 보여주다 다시 일정한 리듬을 나타냈을 때, 캐스의 입안에는 낮은 욕지거리가 끓었다.




샘의 한숨소리가 들려오자 카스티엘은 깜짝 놀랐다. 딘의 동생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눈물을 삼키며 뒤에 있는 소파에 앉아있다는 사실을 거의 잊을 뻔한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키 큰 헌터는 가까스로 캐스에게 손짓했다. "음식 좀 가져올게. 형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그는 캐스가 뭐라 하기도 전에 가버렸다.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 천사와 무스, 머리에 총을 맞아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까지-은 모두 샘이 연기를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딘은 깨어나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그가 가게 될 천국도, 지옥도, 캐스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 사실은 캐스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만들었다. 




캐스는 딘이 사고를 당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은 그의 목을 비틀고 내장을 열어 심장이 그대로 빨려가게끔 만들었다. 딘의 머리에서 총알을 빼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그는 딘의 가슴이 인위적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을 지켜보며 오랜 시간을 그저 서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는지 알지 못했지만 무슨 일이든 일어나길 바랐다. 딘이 회복되든 아니든, 혼수상태라는 이 거지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그가 덜 고통스러웠으면 했다. 카스티엘은 자신이 기다리는 동안, 딘에게서 어떤 반응이라도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실은 샘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음을 깨달았지만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샘은 이미 떠났거나 어딘가에 숨어있음이 틀림없었다. 무엇 때문에 숨어있는지는 몰라도 캐스는 그게 사실일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를 추궁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에게도 선택지가 있었다면 움츠러들었을 것이 뻔했으므로. 딘은 죽었다. 물론 그의 피부는 여전히 홍조를 띄었고 숨도 쉬긴 했지만 그의 성격이나 생각, 그의 웃음이나 눈동자는... 죽은것이나 다름없었다.




카스티엘은 마침내 앞으로 다가가 흐릿한 시야와 숨이 턱턱 막히는 공기를 느끼며 얼굴을 찌푸렸다. 수많은 시간동안 그는 딘을 만지기 주저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도, 망설일 시간도 없었다. 




딘의 뺨 위에 부드러운 손을 올린 그는 헌터의 턱선을 천천히 쓸었다. 캐스는 확실하게 새겨진 자국을, "정말 가망이 없어서"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한 총알 자국을 무시했다. 빌어먹게도.




"딘." 목소리가 목을 조여매는 느낌이었다. "딘, 미안하다. 이건 내 잘못이고, 네가 이 상황을 게임이라 생각한다면... 이 게임에 정말 흥미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군." 캐스는 목이 꽉 막힘을 느끼며 슬픔을 애써 눌러삼켰다. "딘."




그러자 딘의 존재를 볼 때마다 마음속에 일었던 감정이 다시금 나타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오랫동안 먹지 않아 핼쑥한 얼굴이 된 딘을 바라보았다. 입술은 여전히 부어있었고 눈은 부드럽게 감겨있었다. 꼭 화장한 시체같았다. 캐스는 그가 언제나 그랬다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너무 평이한 예라고는 해도 그 사실로 인해 캐스는 더욱 더 서글퍼졌다. 천사는 그 생각을 제쳐둔 뒤 떨리는 호흡으로 딘의 얼굴위에 축 늘어진 머리카락을 치우고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다른 사람이 사용했었을 튜브를 보고선 이를 악문 그는 딘의 이마쪽으로 다가가 차가운 피부 위에 부드러운 키스를 남겼다. 그가 침묵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었다.




결국 카스티엘의 꾹 감은 눈 사이로 눈물 몇방울이 떨어져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아무리 믿지 않으려 해도 눈 앞에 처한 현실이 사실임을 보여주었다.




기계음이 요동치자 캐스는 뒤로 물러나 무슨 반응이 있기라도 바라며 딘을 바라보았다. 오류일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딘의 눈이 눈커풀아래 움직이는게 명백히 보였다. 잠시동안 천사와 헌터라는 두 남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딘은 자신이 눈을 뜨자마자 가까이 다가온 캐스를 향해 힘겹게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다. 헌터는 그저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캐스는 딘이 나아졌다는 징조라고 여겼다. 어쩌면 자신이 절친을 구한 것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하지만 딘의 다른 손은- 그의 얼굴을 더듬는 움직임에 캐스는 상처를 느끼며 그의 산소호흡기를 끌어당겼다. 딘의 입에 달린 장치를 벗겨내는 동안 그의 손가락은 비틀거렸고 그의 몸은 갑작스레 호흡하는 법을 잊고 말았다.  패닉 상태에 빠진 캐스는 딘의 폐에 다시 호흡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지만, 그 순간 헌터가 떨리는 손으로 셔츠를 잡아 그를 끌어당기자 마른 입술과 마른 입술이 맞닿았다. 




그 키스에 녹아든 천사는 딘이 계속 버티지 못할 것이고, 이 행위가 곧 끝날 것임을 알았기에 잊어버리면 안 될 것 까지 망각하고야 말았다. 좀 더 밝은 색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는 캐스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옴을 느끼는 동안 자신을 혹사시키며 목을 가다듬었다.




"캐스-" 딘은 천사의 손길 이외에는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듯 애써가며 말했다. 캐스는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린 채였다. 두 남자는 서로의 슬픈 눈을 마주쳤다. "캐스, 미...미안해. 사....사랑..."




마지막 숨결이었다. 캐스가 자신의 마음이 제 갈길을 찾아 딘에게 가기를 바라며, 문장을 끝까지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 마지막 숨결이었다. 하지만 딘의 몸은 점점 식어갔고 굳어갔다. 만약 잘 알지 못했다면 딘의 죽음은 불공평한 것이며, 그 대신 자신이 죽어야 했을거라 말했겠지만 천사는 그 말들이 얼마나 쓸모 없는 것인지 잘 알고있었기에 침묵을 지키며 딘 윈체스터가 생전에 지녔을 것을,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가 남기고 간 것을 꽉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