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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딘/번역] 파이님 리퀘



출처: http://shellygurumi.tumblr.com/post/54732617179



베니는 딘이 다른 방에서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그는 딘이 사적으로 통화하길 좋아한다는 것과, 본인이 싸우는 소리를 자신이 듣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있었지만 가끔씩 언성이 높아지는 바람에 그가 내뱉는 문장들로 대화의 주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딘이, 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주제로 대화하길 원치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나 지금은 그리 좋은 때가 아니었다. 딘이 불쾌한 기분을 느낀다는 것은 베니도 좋아하지 않는 성질의 것이었으므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니는 부엌에서 다용도실과 냉장고를 훑어보며 현재 가지고 있는 재료가 무엇인지 확인했다. 이미 늦은 밤이라 대부분의 슈퍼마켓은 문을 닫았고, 본인도 잠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기에 식료품점으로 가기엔 무리였다. 설령 나간다 하더라도 딘은 그가 돌아오기 전에 전화를 끊을 것이 분명했다. 베니는 자신이 하는 대부분의 요리에 버터가 들어감을 알기에 그것을 먼저 꺼낸 뒤, 버너 사이에 있는 스토브에 올려놓았다. 동시에 오븐을 휙 열어 예열시켰는데, 이렇게 하면 온도가 따뜻해지고 버터가 녹을 것이었다.



코코아 파우더와 설탕, 바닐라를 찾은 그는 자신이 무엇을 만들지 알았다. 바로 설탕이 올라간 브라우니였다. 그는 재료들을 꺼내 설탕, 밀가루, 소금, 달걀, 베이킹파우더, 꿀 옆에 두었다. 브라우니 접시 위에 올려놨던 버터를 재빨리 저은 그는 버너 위에 올린 냄비에 떨어트렸다. 한편 다른 방에서 딘이 또다시 소리치는 것이 들려오자 미간 사이로 깊은 주름을 만드는 그였다.



버터가 녹았을 즈음, 그는 냄비를 카운터 위로 옮겨 설탕과 계란 두개, 약간의 바닐라와 함께 섞었다. 그는 혼합물을 그릇에 담고선 코코아파우더와 밀가루 약간, 소금과 베이킹파우더도 넣었다. 큰 팔로 그릇을 감싸안은 베니는 스푼을 든 다른 손으로 그것들을 휘휘 저었다. 그는 언제나 브라우니를 기구로 젓는것을 반대했다. 그저 마음에 들지 않았으니까. 기계를 쓰는 것보단 직접 손으로 젓는 방법도 있었다.



마침내 딘의 "잊어버리라고! 끝났으니까!"라는 말 뒤에 침묵이 따르고, 낙담으로 인한 알아들을 수 없는 아우성과 침대에 휴대폰을 내던지는 것이 분명한 소리까지 들리자 베니는 딘의 통화가 끝났음을 알아차렸다. 일 이분이 지났을 쯤 거실을 쿵쾅대며 자신을 찾는 소리에 베니가 외쳤다.



"여기야."


"벌써 한 시가 다 되어가는데 뭐하는거야?"


"브라우니 만들고있어."


"왜?"


"쓸 곳이 있을테니까. 파이는 만든 적 있어도 브라우니는 만든 적 없잖아."



딘은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며 베니를 향해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 고양이들이 관심없는 척 도도하게 행동하듯 부엌으로 들어와 여기저기 놓여있는 재료들과 베니의 팔에 있는 그릇을 쳐다봤다. 그는 그릇에 손가락을 푹 찍어 내용물을 묻힌 뒤 그대로 입에 넣어 쪽 빨아먹었다. 



"그래도 된다고 한 적 없다는거 알텐데." 베니는 그릇을 끌어당겼다.



딘은 베니가 자신이 그럴 걸 알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한쪽 입꼬리를 끌어당겨 웃었다. "그래도 맛있는데."



"당연히 그러시겠지." 내용물을 다 휘저은 그는 브라우니 접시에 싹싹 옮겨 담았다. 그런 다음 딘에게 내용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스푼을 건네주었다. 



남자는 미소짓고선 카운터에 몸을 기대 베니가 일부러 남겨준 게 분명한 내용물을 핥아먹었다.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오븐에 팬을 집어넣은 뒤 타이머를 맞추며 베니가 물었다.


"아니."



"좋아." 베니는 고개를 끄덕인 뒤 그릇을 씻기 시작했다. 그는 굳힌 설탕을 만들기 위해 믹서를 사용하는 편이었다.



"브라우니를 너무 차게 두면 오래 못간다는거 알지?" 


"누가 그래?" 베니가 딘에게로 돌아보며 물었다.


"내가. 다 먹어버릴 거거든."


"그렇게 생각해?"


"생각하는게 아니라 아는거지."


"입이 너무 달거야." 베니는 스푼에 묻은 브라우니를 거의 다 먹은 딘에게 슬쩍 다가갔다. 



"그럼 거기에 키스하는게 나을텐데." 딘이 받아쳤다.



베니는 킬킬 웃고선 두 손으로 딘의 허리를 감싸며 자신의 골반으로 그를 카운터로 밀어붙였다. 그에 따른 보답으로 딘은 스푼을 입에 넣은 뒤 남은 브라우니를 완전히 다 먹고선 뺐다.



"너무 맛있다니까. 어쩔 수가 없었다고." 그는 스푼을 옆에 내려놓고 베니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베니의 목 뒤로 손을 가져가 그대로 깍지를 꼈다.


"뭐, 내가 요리를 잘 하나보지."


"완전 끝내주지." 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잠깐 머뭇거리며 기다리다 고개를 아래로 숙여 베니의 맨 가슴을 바라보다 입술을 그대로 내리눌렀다. "고마워."



베니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딘의 허리에 올린 손을 꽉 쥐었다. 그는 몸을 앞으로 숙여 애인의 이마에 입맞췄다. "언제든지."



딘은 눈을 감고 이마를 맞댔고 그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었다. 베니는 그의 기분에 대해 일부러 말하게끔 강요하거나 그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도록 유도하지 않아도 그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알았지만, 자신이 그를 위해 여기 있음을 딘이 알게끔 했다. 그것이 순리였으며 결국, 딘이 뭔가를 말하고 싶어질때쯤 스스로 말을 꺼내게 되면 베니는 언제나 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