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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c

[캐스딘/번역] On Air -1

제목: On Air

저자: wincechesters / 출처: http://archiveofourown.org/works/1172713/chapters/2388655

등급: Explicit (성인)

줄거리: 캐스와 딘은 로렌스에서 두번째로 인기 많은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의 DJ이다. 그들은 지난 몇 년간 타 방송사에서도 공동 진행자로 함께 일해왔으며, 현재는 단지 '친구일' 뿐인데도 동거중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선지, 대부분의 청취자들은 그들이 친구 이상일 거라고 여기며 가족들은 그들이 비밀리에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외적인 단 한 번을 제외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은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 진행중에 벌어진 진실 혹은 대담 게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뒤바뀌고 만다 (더불어 광고판도 톡톡히 제 몫을 해낸다).





Chapter.1



이 모든 일은 오로지 거쓰의 잘못이었다. 정말로. 그가 딘이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 가장 이상한 사람임을 감안하면 그가 어떻게 라디오국장이 됐는지는 딘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DJ들이 제 시간에 나타났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모양이었고 중요한 간부 회의에 참석할 때도 옷을 제대로 차려입기 싫어했다. 그리고 딘과 캐스가 지금까지 함께 일해왔던 라디오국장들 중에서, 어떻게 방송국을 이끌어 나가고 프로그램을 진행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일 이상하게 ㅡ 좋게 말하면 기발하게 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거쓰의 바보같은 생각은 어떻게든 먹히는 듯 보였다. 더 믹스 ㅡ 딘과 캐스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 ㅡ는 로렌스에서 두번째로 인기 많은 아침 프로그램이었으니까. 따라서 캐스가 걸걸한 목소리로 오늘은 청취자들과 전화로 진실 혹은 대담 게임을 할 거라고 말했을 때, 스위치 보드에는 즉시 불이 들어왔다. 




다음 곡을 튼 카스티엘은 그들의 마이크를 끈 뒤 심술궂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딘에게로 고개 돌렸다. "뭐?" 그는 아침에 인턴인 케빈에게서 받았던 커피를 그의 갈라진 입술에 가져다댔다. 




"어떻게 생각해?" 딘이 눈을 굴리며 물었다. "진실 혹은 대담 그거 이미 중학생 때 다 해본 거 아니야?"




카스티엘은 짜증날 정도로 무심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안될 게 뭐 있어? 청취자들이 우리가 밖에선 어떻게 지내는지 알게 되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것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야, 캐스." 딘은 캐스한테 삿대질했다. "그 사람들이 너한테 밖에 나가서 다가오는 차에 대고 엉덩이 들이대라고 시킬 거 아니냐." 그는 커피를 홀짝이는 캐스를 향해 눈썹을 날카롭게 치켜들었다. 




캐스의 미간에는 주름이 패였고 입은 점점 찡그림으로 뒤틀렸다. "그 생각은 못했는데."




딘은 코웃음쳤다. 빌어먹도록 성가시지만 않았다면 캐스의 무식함은 귀엽게 봐줄 수 있었을 것이다. "잠깐, 어렸을 때 진실 혹은 대담 게임 한 번도 안해봤어? 공공 장소에서 옷 벗는다거나, 다른 애들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 여자애한테 키스한다거나, 바지에 날계란 집어넣는 거 한 번도 안해봤다고?"




캐스는 고개저었다. 그는 마치 네안네르탈인처럼 구는 이유가 뭐야, 딘? 이라고 비난하는 듯이 입술을 오므렸다. 보통은 딘이 같이 사는 집에다 더러운 옷들을 이리저리 어지럽혀놨을 때나, 사흘 째 설거지를 잊었다거나, 아무 여자나 (가끔이긴 하지만) 바에서 데려온 남자와 열정적인 밤을 보낼 때 시끄러운 소리를 나는 바람에 본인이 잠을 못잤을 때 짓던 표정이었다. 




"내가 보통 애들이 다 했을법한 놀이는 못했다는 거 너도 알잖아, 딘." 캐스가 지적했다. 그래, 그의 말이 옳았다. 캐스는 가장 엄격한 교육 아래 자랐고 부잣집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기숙 학교에 강제로 보내졌다. 더불어 다른 학교 애들이 할 법한 장난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만 하고 자랐다. 




안타깝게도 캐스의 부모님은 독재적인 경향이 강했고, 다른 가족들처럼 의예과에 가라고 강요했을 때 그는 대신 영어를 전공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그를 유산 상속에서 배제시키자마자, 그는 모든 일을 그만두고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재빨리 방송 쪽으로 전환했다. 그는 이 일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는, 또 딘과 친구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완전히 찍히고 말았지만.




"뭐, 어쨌거나 내 말 믿는게 좋을 걸." 딘이 말했다. "진실 쪽만 선택해." 딘의 계획은 프로그램을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위험 부담이 컸지만, 대신 진실이라면서 거짓말을 할 수 있었다. 어차피 청취자들은 어느 게 정말인지 알지 못할테니까. 자랑은 아니지만, 딘은 거짓말에 능숙했다.




어쩌면 자랑일 수도.




노래가 거의 끝날 때쯤 딘은 마이크를 가볍게 툭 쳤다. "방금 나간 곡은 이매진 드래곤스의 신곡이었고 현재 여러분은 캐스와 딘의 더 믹스를 듣고 계십니다. 저는 딘이구요, 저와 제 친구 캐스는 -" 그는 말을 끝내기 전에 동료를 흘긋 쏘아보았다. "진실 혹은 대담을 하겠습니다!"




"지금 첫번째 청취자와 연결되었는데요." 캐스가 뒤이어 말했다. "쟈크씨[각주:1]?"




남자의 맹맹한 목소리가 수화선을 타고 들려왔다. "네, 좋은 아침입니다. 딘 씨에게 벌칙을 시키고 싶은-" 




"쟈크씨, 잠깐만요." 딘이 재빠르게 말을 끊었다. "열 세살 때 이후로 진실 혹은 대담을 안 해봤지만 선택은 대답하는 사람이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캐스는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으며 뭘 원하는데? 라고 말하는 듯한 딘을 쏘아보았다. 




전화기 너머의 청취자는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좋습니다. 진실? 아니면 대담?" 




"진실." 딘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러시겠죠." 남자의 눈 굴리는 소리가 전화선 너머까지 들리는 듯 했다. "라디오 DJ가 되기 전 장래희망은 뭐였습니까?" 




"소방관이요." 딘은 쾌활하게 말하며 기지개를 쭉 켜고 머리 뒤에 손깍지를 꼈다. "무조건 소방관이었어요."




캐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딘을 향해 능글맞게 웃으며 마이크에 입을 가져다댔다. "맞아요. 딘 씨는 언제나 영웅같은 일을 하고 싶어했거든요." 그는 딘의 성난 숨소리는 무시하고 계속 놀려댔다. "예전에는 배트맨이 되고 싶었대요."




케빈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스튜디오 밖에서 울려댔다. 




"누가 누구보고 그러시는 거에요, 교수님." 딘이 톡톡히 응수했다. 그의 입가엔 사악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캐스 씨는 예전부터 박사 학위를 따고 싶어했대요. 하지만 받지 못했죠." 그는 캐스를 향해 음란하게 윙크했다.




캐스는 눈을 굴리고 드립쳤다. "참 재밌는 말씀이시네요. 딘 씨." 그는 버튼을 눌러 쟈크의 전화를 케빈에게 바꿔준 뒤 다음 청취자와 연결했다. "다음 청취자분."




전화는 계속 걸려왔고, 딘이 캐스에게 벌칙 받아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할 때까지 그들은 계속해서 진실만 선택했다. 그는 결국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를 방송에서 불렀고, 딘은 손으로 마이크를 틀어막고 의자에서 자빠질 정도로 크게 웃어댔다. 곧이어 그들은 어떤 디자인의 속옷을 입었는지 (딘은 파란 체크무늬의 사각 팬티를 입고 있었고, 우습게도 캐스도 파란색 팬티를 입고 있었다), 미들 네임은 어떤건지 (알렉산더와 제임스), 어떤 연예인에게 빠졌는지 (딘은 트랜스포머의 메간 폭스를 지목했고, 캐스는 케이트 블란쳇이라 대답했다)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었고, 딘은 이 게임이 무척 재밌다는 걸 깨닫게 되자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캐스의 마지막 대답에 (커피 어떤 맛으로 드세요? - 카페인이요.) 끝까지 킬킬대던 딘은 다음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더 믹스입니다?"




"안녕하세요, 딘." 쾌활하고 귀여운 여자의 목소리가 수화선을 타고 들려왔다. 딘은 즐거움에 입술을 꿈틀대는 캐스를 향해 씩 웃었다. 캐스는 네가 해 라는 듯이 손짓했다.




"자기야,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딘은 전화로 부드럽게 말했고 캐스가 웃음을 억지로 참는 모습을 보며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딘이 이 일을 하는 데에는 여성 청취자들에게 작업 거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은 캐스를 웃게 만들었다. 




"베키에요." 청취자가 간단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베키 씨." 딘은 매혹적인 목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저와 제 친구 캐스 씨에게 할 질문 있으신가요?" 




"네." 그녀는 즉시 대답했다. "두 분 비밀결혼했어요?"




딘은 말문이 막혔다. 캐스와 그가 붙어있는 모습을 보며 이런 질문을 한 건 그녀가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직접 물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케빈은 창으로 그들을 들여보다 딘이 불편해하는 모습에 고소해하며 기쁨의 춤을 추었다. 지난 주에 그의 덕후같은 마법 카드를 뺏은 데에 대한 앙갚음이리라. 




그는 비꼬면서 대꾸할 수도, 빈정거릴 수도 없어 금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기만 했다. "아, 아뇨." 




"데이트는요?" 베키가 물었다.




캐스는 기대감에 딘을 향해 고개 돌려 재밌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딘이 대답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마침내 딘은 가까스로 대답했다. "아뇨, 데이트도 안했어요. 저흰 그냥 친구입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학교도 같이 다녔고, 일도 같이 하고, 같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도 하고, 동거도 하는데 그냥 친구일 뿐이라구요?" 그녀는 코웃음쳤다. 전화를 통해 불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시겠죠."




그래, 그것이 정녕 사실일지라도 어쩔 수 없었다. 딘과 캐스는 라디오 진행을 해야만 했으니까. 그들은 이전에 있던 방송사에 새 라디오 국장이 와서 프로그램 노선을 바꾸기로 하는 바람에 새 직장을 찾아야만 했다. 결국 몇 년에 걸쳐 도시에서 도시로, 한 주에서 다른 주로 이사하기에 이르렀다. 불이 나기 전까지는.




그들은 방화범을 잡았지만 타버린 집을 되찾거나 존과 메리를 다시 되살릴 수는 없었다. 그 사건은 딘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부분이었다. 딘은 모든 걸 내려놓고 샘과 다른 곳으로 이사해 그가 캔자스 대학 과정을 마칠 수 일도록 돈을 대주었다. 캐스는 계속 머무를 수도 있었다. 아이다호 방송국에서 일할 당시 그쪽에서는 그에게 함께 일하는 진행자를 교체하고 계속 일하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그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딘과 함께 이사가버렸다. 딘은 가장 힘든 시기에 함께할 친구가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 때부터 그들은 집을 빌리는 대신 아예 함께 집을 사기로 결심했고, 샘이 대학에 다닐 등록금과 그가 살 수 있는 집 값을 낼 수 있게 직업이 필요했다. 그러다 바비가 거쓰를 소개시켜주기에 이르렀고, 나머지는 있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딘은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고, 베키의 말을 부정할 수도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캐스 씨, 뭐라고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는 절망적으로 물었다.




캐스는 목을 큼큼댔고, 그의 입가에는 그놈의 잘난 체하는 미소가 걸렸다. "안녕하세요, 베키 씨. 딘 씨가 말한 건 다 사실이에요. 우리는 결혼이나 데이트같은 건 안했어요. 그저 좋은 친구랍니다." 그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딘은 그제야 안심하며 도넛을 입에 가져다댔다. 




그러다 캐스는 - 그 배신자가 -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딘은 완전히 겁에 질리고 말았다. "하지만 같이 잔 적은 있어요."




딘은 도넛때문에 목이 막혔다.



Next 


*역자의 말


설 연휴 동안 재밌게 읽었던 픽 중 하나라 급하게 번역해봤습니다. 원래 1편의 내용은 이것보다 더  길지만 일부러 짧게 잘라봤어요. 총 4편이니 실제로 블로그에 올라가는 글은 6~8편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원래는 딘캐스인 줄 알고 읽었는데 마지막보니 캐스딘이라 ㅠㅠㅠㅋㅋㅋㅋ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무척 재밌었던 글.

장르는 로코물이구요 ㅋㅋㅋㅋ보다보면 캐스가 얼마나 밀당을 하는지, 또 딘은 거기에 얼마나 휘말리는 지 잘 알게 되실거에요. 이와중에 베킼ㅋㅋㅋㅋㅋㅋㅋㅋ짜란다 짜란다 짜란다!!!!! 딘이 당황한 모습 보는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욬ㅋㅋㅋㅋ



(+) 저번에 올렸던 캐스딘 픽 세 개는 잠시 동안 보호글로 돌려놓겠습니다. 비밀번호는 임팔라 제작년도에요^*^!! 



*각주

  1.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쟈크가 재커라이어가 맞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