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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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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5708.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5. Kansas City ~ Lawrence (1)



다음에 카스티엘이 깨어났을 때도 딘은 그대로 있었다. 카스티엘은 그에게 말을 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입술은 제대로 벌어지지 않았고 혀는 입 안에서 무겁게 누워있었다. 딘은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게 아니었으므로 농담을 칠 수 없었다. 카스티엘은 죽고 싶었다. 이런 엄청난 고통을 떠안고 살 수는 없었다. 나빠졌다면 나빠졌지 나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빛의 빈도수는 점점 증가했고, 경련은 심해졌으며 그는 두개골을 강타하는 격렬한 두통에 몸을 뒤척이다 웅크렸다. 





딘은 그 시간동안 그와 함께해주었다. 카스티엘은 자신의 상태가 더 나아지거나, 혹은 그에게 고맙다고 말이라도 전할 수 있길 바랐지만 두통이 머리를 조여오는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약하게 신음소리를 내는 것 뿐이었다. 그가 토할 것 같다 싶으면, 딘은 그를 똑바로 눕혀주고 그릇을 갖다주었다. 그가 아무것도 뱉어내지 않더라도 말이다. 딘은 그의 이마에 차가운 수건을 가져다 땀에 젖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넘겨 주었다. 그가 심하게 코피를 흘릴 때면 딘은 그의 코에 휴지를 갖다주었고, 그가 경련을 일으킬 때면 딘은 그의 귀에 차분한 말들을 속삭였다. 지금의 딘은 카스티엘이 알지 못했던, 빈정거림이나 자의식 같은 건 하나 없이 친절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지금의 딘은 천사가 지옥에서 들어올린 바로 그 감상적이고 가여운 사람이었다. 그 생각에 다다르자 카스티엘은 무의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흐느끼고 말았지만 딘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고만 말해주었다. 




그의 시야도 나빠진 건 마찬가지였다. 시력은 집중력과는 상관없이 빛이나 색깔을 구분하는 것 이외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몸을 움직이기엔 너무나도 약해진 상황이라 어쩌면 자신이 점점 마비되고 있는건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두통이 지속되는 매 시간마다 어차피 죽을거라면, 딘의 도움은 필요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곤 했다. 




그는 차라리 그렇게 되길 빌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처음으로 진지하게 기도하게 된 순간이었다.




그는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하는 대화의 조각들을 주워들었다. 니콜라의 얼굴은 알아보기 쉬웠다. 딘은 언제나 좌절감과 분노를 겪는 것처럼 들렸다. 두틴 신부 - 니콜라의 아버지 - 는 이성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거기엔 다른 목소리도 들렸는데, 그의 팔에 꽂힌 링거를 확인하는 것으로 보아 의사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말씀 드렸잖습니까, 그렇게는 못합니다!" 의사가 말하고 있었다. 카스티엘은 의식이 깬 상태였지만 눈을 뜨지는 않았다. 때로는 눈을 감고 있을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법이었다.





"데려가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구요!" 딘이 미친듯이 소리쳤다.





"환자분을 데려가시면, 여행은 환자분을 죽게 만들 겁니다. 그렇게 내버려 둘 순 없어요. 병원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까."





"어딘가 가까운 곳에 MRI 스캐너가 있는 다른 병원이 있을거에요." 니콜라가 희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이 근처에 다른 병원이라곤 없는 건가요? 제대로 확인해보셨어요?"





"크로아톤 감염자들이 모두 파괴시켰습니다." 의사는 단호히 말했다. 





니콜라의 목소리는 여전히 희망으로 차 있었다. "그래도 거의 일 년이나 지난 일이잖아요 - 적어도 한 곳쯤은 어딘가에 다시 지어지지 않았을까요?" 




"재건립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는 알고 말하는 겁니까? 그리고 누가 지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들 집을 찾고 식료품을 구하느라 그 빌어먹을 첨단 의료기기 따위는 신경도 쓰지 못한단 말입니다!" 




"자, 자. 알겠어요." 딘의 목소리는 피곤하게 들렸다. "그러면 캐스를 제대로 진단할 수는 없다는 건데, 어쨌거나 과학을 넘어선 그 무언가가 일어난 거잖아요 - 악마가 캐스 머릿속에 있는 동안 어떤 짓을 했는지 누가 알겠어요? 결국 하나의 질문만 남는거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는지."





침묵이 흘렀다. 카스티엘은 의식이 점점 흐려졌지만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기를 썼고 의사는 조용히 대답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딘은 불쾌한 듯이 말했다. "진심입니까? 그게 당신이 알아낸 전부에요?"




"모르핀을 투여하면 환자분을 최대한 편안하게는 만들어주겠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환자분은 약해지고 있어요. 발작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윈체스터 씨, 유감이지만 환자분의 몸은 포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스티엘은 그 다음에 그들이 뭐라고 얘기했는지 놓치고 말았다. 지금까지 들은 것들로 추론해내느라 너무 바빴다. 그들에 말에 의하면 그는 심한 발작을 일으켰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일이 생기면 그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이건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는게 아니었으니까 -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겪는 것처럼 머릿속에 전기충격이 가해진다면 속수무책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신체에 대해 분자와 원자단위까지 잘 알고 있었다. 딘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천사들이 명령한 일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악마가 자신의 의식을 끊어낸 게 아님을 이해하고 있었다. 대신 악마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그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그 파괴력은 그를 죽어가게 만들었다.




그가 정신을 차릴 때쯤이면 흰색 빛은 어김없이 그를 찾아왔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이곳에 머물렀는지 알 수 없었다 - 얼마나 오래 있었든 일 년 이상은 이곳에서 지낸 기분이었다 - 그리고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발작을 겪었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코피와 두통때문에도, 그는 죽을 맛이었다. 






그는 눈을 뜨고 딘의 이름을 부르려 했지만, 정작 목을 타고 흘러 나온건 텁텁한 신음소리 뿐이었다. 딘은 즉시 그의 옆에 다가와서 자신의 마른 손으로 그의 축축한 손바닥을 꼭 쥐었다. "캐스." 그가 말했다. "내 목소리 들을 수 있어?"





카스티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딘의 얼굴을 볼 수 있길 바랐지만 어둠속의 형체밖에 보이지 않았다. 




"너한테 달려있어, 캐스." 딘이 확고하게 말했다. "이겨낼 수 있을거야. 내 앞에서 그랬다간 봐. 모든 걸 견뎌내면 나와 함께 할 수 있잖아."





내 곁에 없었잖아. 카스티엘이 생각했다. 하지만 피곤해서 씁쓸함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다. 그는 딘의 손을 꽉 쥐려 애썼고 딘은 그것을 알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확실하진 않아도 카스티엘은 그가 웃는 모습을 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내 캐스지." 딘이 따뜻하게 말했다. "끝까지 견뎌줘."




이번엔 머릿속에 하얀 불꽃이 터졌고, 카스티엘은 그 뜻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에게는 발작이 얼마나 심해질지 생각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그대로 휩쓸려갔다.





~~~




다음 날 그가 깼을 때, 그가 들을 수 있는 건 니콜라가 우는 소리 뿐이었다. 그는 빛이 다시 덮쳐오기 전에 몇 분간 속수무책으로 그 소리를 듣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딘은 여전히 그의 손을 쥐고 있었다.




~~~





"오, 제발. 넌 안 돼."




"안녕, 딘."




"널 다시 보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걸." 




카스티엘은 모르핀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가 실제이며 그를 둘러싼 분위기에 긴장감이 흐름을 알아냈다. 여자의 목소리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상한 점이 있음을 파악했다. 방에 있는 존재는 평화로움을 불러왔고 그는 그 존재가 가까이 다가오길 갈망했다. 




"딘, 이제 받아들여야 해. 시간이 됐어."




"젠장." 딘이 말을 끊었다. 딘이 침대쪽으로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테사,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어. 그렇게는 못 데려가. 낫을 들고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거잖아."




"그는 고통에 빠져있어." 테사는 이성적으로 말했고,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는 카스티엘을 본능적으로 갈망하게 만들었다. "정말 그가 고통을 겪길 바라는 거야?" 





"캐스는 천사였잖아." 딘이 으르렁댔다. 엄청나게 화가 난 모양이었다. "캐스는 천국에 살고있던 신의 군인 중 하나였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빌어먹도록 오래 살았다고. 이렇게, 낯선 사람 집에서 약쟁이로 죽을 순 없어. 그런 것보다 나은 사람이야. 이런 것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다른 기회를 줄 순 없어?"




"그렇게 못 한다는거 알잖아."




"절대 못 데려가!" 딘이 소리쳤다. 갑자기 그는 침대로 들어와 카스티엘의 몸을 팔로 감싸 매트리스에서 들어올려 처열하고, 절망적으로 꼭 껴안았다. 그의 가슴은 카스티엘의 등에 닿았다. 목에 닿는 딘의 숨결은 뜨거웠고 카스티엘은 너무 오랫동안 누워있던 나머지 머리가 핑핑 돌았다. 




"제발, 딘.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아. 하지만 예외란 건 없어."




"안 돼! 샘과 내가 널 구해준 적 있잖아, 테사. 우리한테 빚진거라고!"




"신세는 네 머릿 속에서만 졌던 거잖아. 이제 비켜줘. 고통을 끝내줘야지."




"내 잘못이야." 딘이 헐떡이자 카스티엘은 그의 몸이 덜덜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를 떠나니까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놈인지,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봐봐! 두번째 기회를 줄 수 있잖아, 제발. 이렇게 빌게! 차라리 날 데려가면 안 돼? 나 때문에 이렇게 된거라고!" 




딘의 말에 카스티엘은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그가 새롭게 안 사실은 이 방에 있는 여자가 리퍼고 그는 그들에 대해 아주 잘 안다는 것이다. 그녀는 물러서거나 그의 요청대로 딘을 데신 데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딘에게 자신은 정말 준비됐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는 이렇게 끝나도 괜찮다고 - 지난 몇 개월동안 원했던 것처럼, 딘의 품 속에서 죽어도 상관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그는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머리는 마치 속에서 무언가가 세워지는 것처럼 욱신욱신 쑤시기 시작했고, 그는 그것이 자신을 죽이고 있음을 알았다. 결국 그의 머리는 포기하고 있었다. 동맥류는 급속도로 시작됐지만 상대적으로 아픔은 덜했다. 이 고통은 마침내 그를 끝내게 될 것이다.




"딘, 비키지 않으면 내가 널 움직이게 만들어야해. 제발."




딘은 이제 울고 있었다. 카스티엘은 그가 벌벌 떨고 있음을, 목소리에 묻어나오는 흐느낌을 알아챌 수 있었다. "테사, 어디로 가게 되는 거야?" 그가 흐느꼈다. "제발 캐스가 지옥에 가는 게 아니라고 해줘. 천국에 가는 거라고, 명령을 듣진 않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거라고 말해줘." 




"그건 본인이 알아내야 하는 일이야. 말해줄 수 없어. 내 선을 벗어난 일이거든." 




팔은 그를 꼭 껴안았다. 카스티엘이 신음하자 그에 대한 답으로 딘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애도했다. "이렇게 보낼 수 없어, 캐스." 딘은 절망적으로 그의 귀에 속삭였다. "제발 곁에 있어줘. 너까지 잃을 순 없어. 그렇게는 못해. 정말 미안해. 정말로. 제발 가지마." 




카스티엘은 온 몸을 떨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자신은 누구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잊어버렸다. 그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잊고 말았다. 그는 두통을 제외하고 신과 천사들, 리퍼들과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망각은 빠르게 진행됐고 몸속에서 진행된 요동침은 그의 숨을 앗아가 마치 끔찍한 화재가 일어난 것 마냥 뼈속까지 뒤틀었다... 





...그리고 그렇게, 찰나의 순간, 그는 사라졌다.








그건 뭐였지?






내가 죽은건가?










카스티엘은 눈을 깜빡이다 제대로 떴다. 시야는 흐릿했지만 전보다는 덜했다. 그러나 침대 옆에 놓인 램프의 불빛이 너무 강해 그는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그는 그의 앞에 선 흑발을 가진 한 여자의 희미한 얼굴을 마주했다.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뭐, 어쨌거나 두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 같네."




딘의 목소리는 갈라져있었다. "어..어떻게 된거야?"





"명령이 바뀌었어. 그의 이름은 목록에 존재하지 않아. 집행을 몇 분 앞둔 사람들한테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인데... 예외적이라고 해야하나."





딘의 몸은 긴장으로 팽팽해졌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뭐, 주지사가 법을 바꾸기라도 했대? 누가 명령을 바꿨는데?"




"그건 말해줄 수 없어. 하지만 그는 되살아 났잖아, 딘. 살아났다고. 이제 그런 시간들은 지났어."




카스티엘의 머리는 모르핀으로 인해 복잡했고 스스로의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실망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딘은 계속해서,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세게 그를 붙잡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차가운 손이 이마에 닿았다. 동정심과 연민, 그리고 죽음에 빠져있던 그에게로. 




"넌 특별한 존재야, 카스티엘." 테사가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쿡 찌르며 말했다. "다시 강해질 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포기하지 마. 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런다면 현명하지 못한 거라구." 





그는 어둠속에서 딘이 고맙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더 이상 그의 시야에는 섬광이 들이닥치지 않았다.





~~~




그는 아주, 아주 오랜 시간동안 푹 잤다. 어떠한 꿈도, 발작도, 방해도 일어나지 않았다. 딘이 이곳에 온 뒤 처음으로 갖게 된 숙면이었다. 자는동안 그는 치유되었다.




~~~




눈을 떴을 때 그는 달리는 차의 조수석에 담요를 두른채 앉아있었고, 안전 벨트가 그를 단단히 붙들어주고 있었다. 그의 머리는 창문에 쭉 기대어 있었는지 목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살짝 느껴졌다. 밖은 온통 어둠뿐이었지만 그는 지금 여기가 어딘지 확인하기 위해 올빼미처럼 눈을 깜빡였다. 




그는 운전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전까지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괜찮아?" 딘이 걱정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멈추고 싶으면 알려줘."




"어떻게 된거야?" 카스티엘이 쉰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거칠고 쉬었지만 적어도 말은 할 수 있게 되었다. 기침이 나오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자신이 앉아있다는 것도 이상한 느낌이었다.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로 결심했어. 너무 오랫동안 그 집에 있었어 - 악마가 쫓아오는 건 시간 문제였을 거야. 신자들은 네가 어디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악마가 그들 중 하나한테 빙의했으면 우리는 토스트가 됐을지도 몰라."




카스티엘은 또다시 기침했다. 몸은 여기저기 쑤셨지만 다행히 두통은 거의 가셨다. 그는 너무 놀라 진정할 수 없었다.




"로렌스에 있는 분한테 데려다 줄게." 딘은 그를 훑어보다 도로로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넌 거기서 좀 쉬어야겠지. 안전한 곳이니까 괜찮을 거야."




"작별 인사 안했어." 카스티엘이 멍하게 말했다.




딘은 씨익 미소지었다. "오, 걱정하지 마. 그 분은 계속 연락할 테니까. 니콜라가 편지도 써줬더라. 가방에 있어. 걔가 얼마나 훈계를 하는지 감안하면 참 대단한 애야. 맘에 들더라." 




"그거 원조교제야." 카스티엘은 무의식적으로 툴툴대다 눈을 감고 등받이쪽으로 머리를 뒤로 젖혔다. 




"나 상처받았어, 캐스. 걔는 십대잖아. 으윽. 내가 정말 그런 마음이 있을거라 생각해?" 




카스티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한테 일어나는 일들을 파악하느라 정신없었다. 그는 살아남았고 고통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묻기 전까지, 차는 침묵 속에 달리고 있었다. "거기에 얼마나 있었는데?"




"일주일 하고도 사흘 더?"




"날 어떻게 찾았어?"




"신부님이 척한테 전화한 뒤에 척이 나한테 전해줬어. 한 달 넘게 네 소식을 못 들었다더라. 네 폰 보니까 부재중 전화가 백 통은 넘게 와있던데. 캐스, 그렇게 잠수탈 거면 폰은 왜 가만히 놔뒀어?" 




카스티엘은 한숨짓고 대답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어디 있었어?" 대신 그는 궁금해하며 딘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몬트리올에."




"캐나다에 있었다고?"




딘은 어깨를 으쓱했다. "안될 게 뭐 있어? 한 번도 가 본적 없었는 걸. 좋은 곳이더라. 산도 많고. 주민들은 친절하고. 악마도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이고. 미국 돈이 필요해서 그랬거나 사람들 자체가 친절한 거겠지." 




카스티엘은 눈을 다시 감았다. 머리가 핑핑 도는 느낌이었지만 차라리 아픈 것보다는 나았다.




그는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딘이 옆에 앉아있다는 것도 믿을 수 없었다.





"거기까지 가는데 이틀 정도 걸렸어." 딘은 운전대에 손가락을 톡톡 두드렸다. 척은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긴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 하더라.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만 했어. 너도 알지 모르겠지만 걔는 이사했잖아. 탤러해시에 있는 사라네 집으로 갔다던데... 뭐, 어쨌거나 집 다시 짓는 걸 도와주는 모양이고. 홍수가 엄청났었대."




카스티엘은 정신이 아득함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떨궜고 다시 들어올릴 힘도 없었다. 오직 안전 벨트만이 그를 부축해주고 있었다. 그의 몸은 완전히 힘이 없었다. 그는 꾸벅꾸벅 졸다가 차가 멈췄음을 깨달았다. 무언가가 그의 코에 닿자 움찔했다. 




"미안."  딘이 유감스럽다는 듯이 씩 웃으며 말했다. "코피 나길래."




카스티엘은 대답하기 전에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나 괜찮아진걸까?"




"당연하지. 거의 열두 시간 동안 발작도 없던데." 턱에 닿은 손은 그의 고개를 들어올려 휴지로 몇 번 두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딘은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딘은 비록 지난 며칠간 그를 돌보는 데에 보냈지만, 코피 닦아주는 것 쯤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말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갔다. 




"코피가 좀 날지는 몰라도 그렇게 나쁜 건 아니니까." 딘은 마침내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카스티엘은 딘의 눈이 얼마나 충혈되고 피곤해 보이는지 볼 수 있었다. 마치 평생동안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6개월 전에 봤던 것보다 더 심한 모습이었다. 그는 예전처럼 면도를 하고 머리도 짧게 깎은 모습이었지만, 훨씬 더 늙고 피곤해 보여 카스티엘은 찡한 감정을 느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날 이후로 고통받았던 사람은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딘이 어디를 갔었든, 무엇을 했든 그는 여전히 동생을 애도하며 루시퍼가 저질렀던 일과 타협하는 중이었다. 그건 모두 그의 얼굴에 드러나고 있었다.




카스티엘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도 마찬가지로 지쳐있었으니까. 그는 딘이 다시 시동을 걸 때까지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러다 카스티엘이 다시 잠에 들 때까지 차에는 온전한 침묵만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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