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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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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56997.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7. On the road (3)





딘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어디에 가고 무엇을 하든간에 마녀의 주술은 그를 강력하게 붙들어주고 있었다. 둘은 모두 마녀의 주문이 그를 어떻게 보이게 만들었는지 궁금했지만 낯선 이에게 딘이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그냥 내버려 두었다.



옷차림이 바뀌고 헤어스타일도 바뀐 카스티엘은 딘의 경우처럼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때때로 처음보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이름이 "캐스" 냐고 물을 때마다 좌절감을 느끼곤 했다. 악마들의 추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남의 눈에 띄지 않아야 했으니까. 이 모든것은 다 루시퍼가 TV와 인터넷으로 그들의 얼굴을 널리 퍼뜨린 탓이었다. 한편 척은 남은 윈체스터 영화를 찍으면서 저작권료를 세 배나 받게 되었다고 전해주었다. 목소리를 듣자하니 약간 충격받은 모양이었지만 익명성은 이래저래 그에게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으니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한 지역 종교 단체는 딘 윈체스터를 성인으로 추대해야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내가 무슨 성자라고." 미네소타 주에 있는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던 딘이 투덜댔다. 




"딘의 말씀으로 아멘." 그 말에 딘이 땅에 버려진 커피컵을 집어올려 휙 던지자 카스티엘은 몸을 숙여야만 했다. 다행히 커피컵은 얼어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며칠 뒤 더 악화되었다. 새로 취임한 교황이 새해 바티칸 연설에서 딘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다. 그 소식을 알게 된 딘은 죽고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느님이 있는 것도 안 믿는다고." 얼굴을 찌푸린 그가 TV를 끄고 리모콘을 휙 던지며 말했다. 




카스티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딘이 아버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여전히 그를 괴롭게 만들었다. 신은 사라졌고, 카스티엘은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당신의 피조물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신은 자취를 감췄다.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신은 한 때 존재했다.




"네가 뭐라고 믿든 그건 문제되지 않는 것 같아." 딘이 투덜대며 신발을 벗는 동안 카스티엘이 마침내 말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믿는지, 또 다들 네가 세상을 구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지." 그는 일어나 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선 - 딘이 그 행동을 싫어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  욕실로 걸어갔다. "네가 세상을 구한 게 사실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지."




딘은 그의 손에 움찔하며 그르렁대듯 말했다. "그래, 좋아. 교황이 날 좋아한다 이거지. 그렇다고 해서 있다가 유령 잡을 때 도움을 주는 건 아니잖아?" 




"할 수만 있다면 도와주려고 할 걸."




그러자 딘은 코웃음쳤다. "그 이상한 모자때문에 방해만 되겠지."




카스티엘은 욕실 문을 닫고서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었다. 딘은 신이 없을 때 행복해했다.




왜일까?





~~~





애틀랜타에 있을 때 딘은 카스티엘에게도 주술을 걸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신의 팔에 있는 문신을 카스티엘의 어깨에 베낀 뒤 자신이 받았던 주문을 똑같이 그에게 걸어주었다. 카스티엘은 단어들의 억양과 발음에 귀 기울이며 딘이 제대로 할 때까지 지적해주었다. 빛이 한 번 번쩍이자, 카스티엘은 눈썹을 치켜올렸고 딘은 그를 되쏘아보았다.




"여전히 똑같이 보이네." 딘이 어깨를 으쓱였다.




"낯선 사람한테만 적용되는 거니까." 




"알아. 차라리 다행이네. 네가 닉슨 대통령처럼 보이는 것보단 낫지."




"네가 주문을 계속 틀렸다는 걸 생각하면 내가 아직도 인간으로 보이는 게 다행일 지경이네."




그들이 밖으로 나갔을 땐 아무도 카스티엘을 유심히 쳐다보지 않았다. 물론 주문이 제대로 먹힌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딘은 적어도 엘리펀트 맨처럼 보이는 건 아니지 않냐며 쾌활히 지적해주었다.







~~~






카스티엘은 낄낄대지 않았다. 물론 취하지 않았을 때 한정으로. 하지만 녹시빌의 버려진 도로를 달리는 지금, 딘이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는 동안 그는 주체할 수 없이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진정하고, 캐스. 네 생각은 어떤지 말해 봐. 좋은 생각이야, 아니면 미친 생각이야?"




"몇몇 사람들한텐 먹히겠지." 카스티엘은 웃지 않으려고 입을 앙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한테도 먹힐 수 있고."




"하지만 가짜 아냐? 속임수잖아."




"속임수라고?" 그 말에 카스티엘이 더 크게 웃자 딘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그래서 내 고통이 즐겁다 이거지, 캐스." 




"미안. 비아그라가 속임수라고 생각하는거잖아.... 왜 그렇게 생각해? 딘, 서게 만드는 건 시험같은게 아니라고. 약 먹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지 않잖아." 딘이 찡그린 얼굴로 도로를 쏘아보았다. 무채색의 하늘은 금방이라도 폭풍을 불러올 것만 같았다.




카스티엘은 혼자서 팔짱을 꼈다. "물론 자연스러운 게 아니지. 하지만 효과는 있잖아."




그러자 딘은 묘한 눈빛을 보냈다. "왜 그렇게 자신만만해. 이미 해봤다는 것 같은데, 그거." 




카스티엘은 어깨를 으쓱였다. "알잖아. 나 이것저것 다 해본 거."




딘은 자세한 설명을 기다렸지만 카스티엘은 이미 그를 괴롭히는 맛에 재미들린 참이었다. 잠시 후 딘이 흥분해서 침까지 튀기며 말할 때 카스티엘은 애써 웃지 않는 척 했다. "그래서?" 




"내가 뭘 말하길 바라는데? 그거 나쁘지 않아."




"윽, 고맙다. 거 참 도움되네."




카스티엘은 생각에 잠겨 차 앞유리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여자한테는 되게 이상하게 되던데."




딘은 처음에 웃어넘기다 뒤늦게 놀라고 말았다. "남자용으로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그렇지. 그래서 여자한테는 이상하다는 거야. 뭐, 한 여자였지. 내가 했다고는 안했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녀가 뭐 자라기라도 했나?"




"되게...놀라웠다."




"어떻게 놀라웠는데?"




카스티엘은 멍하니 목을 긁적였다. "그녀의 사생활을 존중해줘야할 것 같은데.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들도 그렇고."




딘은 무뚝뚝하게 웃으며 운전대를 두드려댔다. "넌 허풍쟁이야, 캐스. 비아그라 먹은 여자랑 잤을리가 없지."




카스티엘은 그날 저녁에 일어난 일을 떠올려냈다. 그 일은 몇 년 전, 그가 술에 거나하게 취했을 때 일어난 것이었지만 한가지 사실만은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상했다니까." 그렇게 대답한 그는 그 생각을 날려버렸다. 





딘은 손가락으로 운전대를 두드려대며 한숨지었다. 그러다 고개 기울여 흐려지는 하늘을 본 뒤 또다시 한숨을 내뱉었다. 





"비가 오면 땅이 진흙으로 변할텐데. 그래서 여기 도대체 어디야?"




"앞으로 5마일은 더 가야 도시에 도착할거야."




"지도도 안 보고 그걸 어떻게 알아?"




"심령술사니까."




딘은 얼굴을 찌푸렸다. "심령술사라면 내가 어떤 생각하는 지도 알겠네?"




"배고프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난 언제나 배고프다고. 독심술이 아니라도 그건 알겠다." 




"어쨌거나 맞는 소리 아닌가?"




딘은 코웃음치며 백미러를 쳐다보았다. 그는 한동안 백미러를 응시하다 조심스럽게 알렸다. "뒤에 오는 사람, 볼 일이라도 있는 것 같은데."




카스티엘은 몸을 뒤로 틀어 뒷좌석 창문을 바라보았다. 뒤에서는 연기를 내뿜는 커다란 화물차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는 몸을 숙이고 운전수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눈을 가늘게 떴지만 화물차는 여전히 먼 곳에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물론 빠르게 다가오고 있긴 했지만.




너무 빨랐다.




"여기서 뭐하는 거지?" 카스티엘이 미심쩍게 물었다. "진흙길에 이상한 농장들 빼면 아무것도 없는데."




"우리를 사냥하는 거야." 딘이 운전대를 단단히 잡으며 페달을 세게 밟았다. 차는 속도를 겨우 버티고 있었다. 애초에 질주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으니까. 다행히 화물차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차 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고 그들은 안전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미친듯이 달렸다. 운전수가 그들을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고, 백미러의 시야에서 화물차가 사라졌을 때 경적음이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카스티엘은 그처럼 소름끼치는 소리를 들어본 적 없었다.




"좋아, 이거 되게 무서워." 딘이 백미러로 화물차가 진흙탕에서 벗어나 나무들 사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말했다. 영화 <결투> 봤어? 어렸을 때 본건데 아직까지도 무섭다고. 게다가 예전에 사고 당해봐서 아는데..."




"운전사가 악마야." 카스티엘이 그의 말을 제지시켰다. "그 사람 눈을 봤어. 악마가 우리가 어딨는지 안다면 다른 것들도 따라올거야."




"여기서 얼른 나가야겠다." 딘이 낮게 으르렁 거리며 그 눈빛을 보냈다. 요즘에는 잘 보지 못한, 죽음에 대한 각오와 필사적인 결심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다. 그 모습에 카스티엘은 한기를 느꼈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좋은 뜻일지도 몰랐다.




"마을로 계속 가야할까, 아니면 딴 길로 가야할까?" 카스티엘이 지도를 펼쳐들고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며 물었다. "주위에 도로가 많아서 길 잃기 쉬울거야. 운이 좋으면 우릴 찾지 못하겠지."




"그럼 행운을 빌어보자고." 딘이 으르렁거리듯 말하며 핸들을 오른쪽으로 휙 꺾었다.





~~~





드라이브한지 한 시간만에 날씨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하늘은 카스티엘이 지도를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어두워졌지만 다른 이들이 자신들의 차를 찾지 못할거라는 사실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불행하게도 도로는 이미 질척해져 진흙탕이 된 상황이었다. 그들은 이미 시골을 떠나 고속도로를 피하고 있었으므로 앞으로도 제대로 된 포장도로는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계속 빠지고 있잖아." 몇 분동안 진흙탕에서 바퀴를 빼내려 페달을 밟았던 딘은 운전대를 꽉 쥐었다.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수 없다고."





이리저리 정신없게 움직이는 와이퍼에 카스티엘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는 시선을 돌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리했다.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한 자리에 머물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이동하는 편이 안전했다. 최대한 볼 수 있는 모든 차들을 피해야했으니까. 악마는 마음만 먹는다면 이 차에서 저 차로,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옮겨다닐 수 있었다. 화물차가 따라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안전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캔자스 주를 벗어난 뒤로 카스티엘이 악마를 직접 마주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생각은 두통을 불러일으켰다.




"젠장!" 차가 또다시 헛바퀴를 돌자 딘이 욕을 내뱉었다. "한동안 여기 있어야 하나? 금방 안빠질 것 같은데."




차 옆에는 급속도로 불어난 붉은 색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다. 주위엔 온통 나무 밖에 없어 한 시간 전보다 훨씬 보호받고 있다고 볼 수도 있었다. 카스티엘은 위치를 파악하다 번개가 치자 눈을 깜빡였다. "다른 선택지가 있기나 해?" 질문을 던진 그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내가 보기엔-"




둘은 뒤에서 화물차의 경적소리가 들려오자 뛰어오를 뻔 했다. 그들이 채 알아차리기도 전에 엄청난 굉음과 금속이 끽끽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마치 날기라도 하듯이 배가 휘청이는 감각이 느껴졌다. 불과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지만 물가로 튕겨나갔음을 깨닫기엔 충분히 길게 느껴졌다...그리고 물이 그들을 덮쳤다.




제대로 튕겨나가 뒤집어진 그들의 차는 진흙탕에 미끄러져 운전석이 물에 완전히 쳐박히고 말았다. 카스티엘은 안전 벨트로 좌석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충격으로 인해 줄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리고 있었고 벨트가 그의 어깨와 허리를 꽉 조여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사고가 일어나는 동안 눈을 질끈 감고 있던 그가 눈을 떴을 땐 유리창으로 물이 들어와 방향 감각을 잃은 뒤였다. 급류는 차를 진동하게 만들 정도로 거세게 흘러 이미 금이간 차 앞유리를 금방이라도 산산조각낼 것처럼 보였다.




정신이 아뜩해진 카스티엘은 신음하며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벨트가 그를 단단히 고정시켜주고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차가 쓰러진 각도로 보면 그를 내동댕이 칠 것 같았다. 바로...




"딘!"




그 쪽으로.




딘은 한 손을 핸들 사이로 뻗은채 운전석 문 위쪽으로 쓰러져있었다. 그의 한쪽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있었고 눈은 굳게 감겨있었다. 카스티엘은 그의 목이 부러진 건 아닐까하는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이내 딘이 눈을 깜빡였고 카스티엘은 거센 물살의 포효와 빗방울이 차를 두드려대는 소리 속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어나지 못했고, 카스티엘이 갑갑하게 조이는 안전벨트를 최대한 늘어당기며 그에게로 다가갔을 땐 깨진 창문 사이로 흘러들어온 물이 딘의 뺨을 적시고 있었다. 물은 이미 몇 인치정도 차올라 그가 익사하는 건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욕을 내뱉은 카스티엘은 안전벨트를 풀며 딘에게 바로 쓰러지지 않도록 몸을 지탱했다. 




밖에서는 무시무시하게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도 놀란 카스티엘은 차 문이 뜯겨나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악마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말았던 것이다.




딘 코트 주머니에 칼이 있어. 그가 필사적으로 기회를 잡기 위해 손을 움직였지만.... 기회는 이미 끝나고 말았다. 차 앞에 선 악마는 그를 붙잡고 엄청난 힘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몸은 허공에 내동댕이 쳐지며 물에 부딪혔다. 진흙탕 속으로 미끄러진 그는 금방이라도 질식할 듯 헐떡이며 다시 일어서서 악마가 차에 남아있는 딘에게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악마는 우스꽝스러운 트랜스포머 로봇이 그려져있는 티셔츠를 입은 중년의 남자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번쩍이는 검은 눈은 전혀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천사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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