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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sday's Child 10-1


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6294.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10. On the road (1)



"젠장!"



캐스가 평소답지 않게 욕을 내뱉었을 때도 딘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옆에 있던 테이블에서 콜트를 집어들고선, 카스티엘이 창고를 둘러보는 동안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린 채 그의 걸음걸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카스티엘은 숨을 헐떡이며 잠시 서있다, 의자를 발로 차버렸다. 의자가 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소리는 벽을 타고 불쾌하게 울려퍼졌다.



소리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카스티엘은 다시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왔다가, 갔다가. 이리로 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그는 화가 난 상태였다. 아니, 격노한 상태였다.



"젠장!" 그는 또다시 욕을 내뱉었고, 그 사이 창 밖의 폭풍우는 잠잠해지고 있었다. 문틀에 기댄 그는 아침의 햇살이 희미하게 빛나는 것을 바라보았지만 더러운 유리창 너머에 있는 다 타버린 건물들을 보는 건 전혀 아니었다. 감정의 소용돌이가 밀려들어 어찌할 수가 없었다. 무능함. 죄책감. 지난 3주간 이런 감정을 겨우 씻어내릴 수 있었지만 상황은 또다시 악화되었다.



그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했어야 했다.



"캐스." 딘이 바로 그의 뒤에서 말했다. 딘은 그의 등을 툭 치며 손목을 말아쥐고 창가에서 끌어당겼다. 그가 손목을 비틀자 딘은 심각한 눈빛으로,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팔을 더 단단히 쥐었다.



"자책은 이제 그만해." 딘이 어둡게 말했다.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잖아, 캐스. 이건 네가 아냐. 이러다가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이 일을 그만해야 되는거지, 딘." 카스티엘은 분노하며 손목을 휙 잡아당겼다.



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거야. 하지만 그전에 진정해, 캐스. 이래봤자 좋을 건 없어. 이런 죄책감으로 얻을 건 하나도 없단 말이야. 자학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해? 응? 이 위선자야. 너부터 그 말을 지켜보시지 그래." 카스티엘은 그 말에 움찔한 딘이 시선을 피하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죽은 악마를 내려다보며 인상을 팍 썼다. "악마들은 도대체 뭘 두려워 하는 걸까? 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거지?"



딘은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쳐다보았다. "그 일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겠다는 모양인데."



엘로이즈와 함께한 밤 이후 이번이 벌써 세번째로 맞닥뜨린 악마였고, 그동안 그들은 그녀와 헌터들의 연락망을 통해 미국 전역에 적어도 네 명의 악마들이 잡혀서 심문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참이었다. 그 중 본인들의 계획을 말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딘이 끝끝내 악마를 고문한다는 결정을 내려도 말이다. 그는 루시퍼를 쓰러트리기 전 몇 달간 해왔던 일을 하기로 굳게 마음먹었지만, 이 악마들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거나 쓰러트리기엔 너무 강해 별 소득이 없었다.



그들에게 엑소시즘을 행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악마들은 딘의 가짜 얼굴을 보았으므로 죽어야만 했고, 그 말인 즉슨 그 몸의 주인도 죽어야 했다. 카스티엘은, 딘이 지난 일년 반 동안 어디를 가있었던지 간에 새롭게 되찾은 콜트를 뺏어들고선, 자신의 일생동안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악마들을 너무나도 손쉽게 불태워버렸던 일을 생각하며 그 세 악마의 머리에 조준했다. 지금과 다를게 뭐가 있겠냐고? 그는 이제 죄책감마저 느끼지 못했다.



딘은 그 일을 차마 견디지 못했다. 지난 날, 딘이 냉혈한이나 복수에 가득찬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카스티엘에게 안도감을 주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오직 복수뿐이었으니까. 그 사실에는 끔찍한 면도 있었지만, 격분한 탓에 제대로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악마들이 니콜라를 살해했다. 그의 목숨을 구해주고, 그에게 남은 게 아무것도 없었을 때 그의 참된 모습을 보았던 아름답고, 상냥한 니콜라를. 불쌍한 니콜라, 이제 막 어린 티를 벗은 그녀는 두틴 신부의 성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악마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카스티엘은 두틴 신부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과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 말 자체를 할 수 없었다. 분노가 미친듯이 끓어올랐으니까. 엘로이즈는 니콜라의 최후의 순간에 대해 말해준 - 적어도 헌터들은 그녀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맞춰볼 수 있었다 - 그 때 이후로 카스티엘은 불쾌함과 격렬한 분노가 어우러진 하얀 빛에 눈이 멀었다.



그리고 아멜리아는....



카스티엘은 차마 그녀의 죽음을 대체할 단어를 찾지 못했다. 그의 꿈이 그를 대신했다. 한 때 지미 노박의 소유였던 카스티엘의 몸은, 지금껏 봐온 것중 가장 슬프게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고 그것들은 주로 그가 잘 때 꿈이 되어 나타났다. 마음 속에 있는 깊고 절망적인,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그 감정은 무의식으로 발현돼 악몽이 되었다.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된 이후, 그는 매일 밤마다 흐느끼며 잠에서 깨고 말았다. 딘은 그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그 무엇도 그를 진정시킬 수 없었다. 오직 해가 떴을 때, 자신이 더 이상 지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진정되었다. 그는 카스티엘이었고, 그가 바로 그녀를 죽음으로 이끈 장본인이었다.



그러자 약간은 위안이 되었다.



지미의 딸이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그녀의 행방을 찾지 못하는 건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었다. 어쩌면 악마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어딘가에서 안전하게 숨어있을지도 몰랐다. 카스티엘은 그녀가 그러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클레어는 특별했으니까.



"악마들이 지키려는게 뭐든 간에 큰 문제인 모양인데." 딘은 생각에 잠겨 뺨을 문질렀다. 악마를 제압할 때 세게 맞은 자리였다. 아마 내일쯤이면 멍이 들 것이다.



"큰 건이라 이거지. 잘 됐네." 그렇게 말하는 카스티엘의 목소리는 냉소적이었다. "도움되는 건 전혀 아니고."



딘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캐스, 진심인데 조금만이라도 분노를 낮춰봐. 그러다 지치겠어."



카스티엘은 사악하게 웃었다. "그러게, 나한테 필요한 건 그거겠지. 죄책감과 분노를 어떻게 다루는 지 충고받는 거 말이야. 바로 너한테서."



"캐스!" 딘은 어깨 한 쪽을 붙잡고 흔들었다. "쓸데 없는 소리 그만해, 알았어? 나도 도와주고 있잖아. 기분이 안 좋은 건 나도 그래. 친구를 잃은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명단에 있던 희생자들 중 대부분은 딘이 한번씩 구해줬던 사람들이거나 사냥을 하며 만났던 동료들이었다. 그러나 그곳에 적혀있는 그 어떤 이름도 그를 심한 절망에 빠지게 하지는 않았다. 딘이 진심으로 걱정했던 사람들은 이미 죽은 후였으니까. 그래도 그는 여전히 끔찍한 감정을 가졌고, 이번만큼은 카스티엘이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죄책감을 느꼈다.



"지미에게 아내를 돌봐줄거라고 약속했었어." 카스티엘이 비탄에 잠겨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멜리아를 떠올렸던 때가 언제였는지 알아? 내가 천사였을 때였어. 아주 오래 전 일이란 말이야. 약속을 해놓고 그녀가 죽게 만들었다고."



"캐스..." 딘의 눈빛엔 동정심이 스쳐지나갔지만. 카스티엘은 그가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니콜라는 날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순수했어." 그가 낮게 으르렁댔다. "그 아이를 타락시켜 죽게 만든 건 바로 나니까, 절대, 평생을 가도 용서받지 못할거야. 내가 진정하길 바래? 그 사실을 잊길 원해? 악마들을 멈추기 전까지는 안 돼, 딘. 걔네들이 원하는 걸 찾아서 다 죽여야 돼."


딘은 그를 달래듯이 손을 들어올렸다. "알겠어, 알겠어. 말하지 않아도 돼, 캐스. 나도 알아들었으니까.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 우린 갇혔어. 지금 TV에 내 모습이 나오는 상황인데 그쪽으로 직접 간다면 해내지 못 할거야."


카스티엘은 그의 손을 밀치고선 의자에 묶인 채 죽어버린 남자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남자 옆에 쪼그리고 앉아 그 모습을 골똘히 쳐다보며 주머니를 뒤졌다.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의 생기잃은 눈은 천장만을 공허하게 쳐다보았으며 카스티엘은 자신이 총을 겨누기 전에 남자가 이미 죽었을지, 아니면 자신이 남자를 죽인건지 상상해보았다. 적어도 남자는 이제 악마에 씌인 상태가 아니었다. 더 이상 남을 해칠 수도 없었다. 세상에서 악마가 하나 사라진 건 나쁜 일이 아니었다.


너무 피곤해. 그렇게 생각한 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창고를 떠났다. 딘도 따라 나섰지만 그와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했다. 그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



아멜리아의 이름을 외치며 깨어난 그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스스로 주체하지 못하고 비통한 울음을 내뱉었다. 그 소리에 즉시 달려온 딘은 그의 몸을 붙잡고 쉬잇하는 신호를 보내며 다 괜찮다고 말해주었지만, 카스티엘은 오직 자신의 몸 안에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여자에 대한 사랑이 급격하게 커가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인간이 되어버린 그의 몸 안에 지미도 다른 방법으로 남아 있는건지, 아니면 마치 DNA안에 늘 잠재되어 있던 것처럼 아내에 대한 지미의 사랑만이 그가 남기고 간 전부인건지 생각해보았다.


"괜찮아." 딘은 귓가에 속삭이며 자신의 얼굴을 그의 목에 묻었다. "괜찮아, 캐스. 다 괜찮아."



카스티엘은 딘을 껴안고 똑같은 일이 그에게도 일어나면 어떨지 생각했다. 이보다 더 심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지.



그는 끔찍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



이윽고 수면 부족은 문제로 일어났다. 그가 악몽을 꿀 때마다 딘은 코를 골았지만, 날이 갈수록 그는 점점 기운을 잃어갔다. 그는 복수심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으며, 딘이 운전하는 동안 깜빡 잠들었다가 경직된 몸으로 일어나게 되면 비탄으로 인해 속이 울렁거림을 느꼈다.


딘은 조용했다. 사실 너무 조용해서 카스티엘은 그에게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렸지만, 그것까지 신경쓰기에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너무 컸다. 그는 처음으로 딘이 샘을 죽인 뒤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는 바비의 감방에서 샘을 내보내 릴리스에게로 이끌었다는, 딘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할 죄책감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번만큼 개인적인 감정을 느낀 적은 없었다. 두 여자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그를 믿었던 두 여자가, 그에게 많은 의미가 있던 두 여자와 그가 몸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한 남자가 그로 인해 죽었다.


죄책감은 압도적이었다. 카스티엘은 샘의 죽음 이후 딘도 이런 감정을 느꼈을 지 떠올리며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 여겼다. 그래도 카스티엘은, 니콜라와 아멜리아가 죽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본 건 아니었다. 허나 딘은 샘을 직접 죽여야만 했다.


카스티엘은 마침내 그가 느꼈어야만 하는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



악마들을 붙잡아 심문하는 일은 소득이 없었다. 한 달 뒤, 엘로이즈는 전화로 헌터들의 연락망이 모두 끊겼다고 말해주었다.



결국 딘이 악마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엘로이즈의 예상은 빗나갔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남들 눈에 띄지 않아야하는 이 상황에서, 딘과 카스티엘이 할 수 있는 일은 각자가 해야할 사냥을 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지 못하는 날과는 달리 운 좋게 낯선이들을 구하게 될 때면 카스티엘은 또다시 딘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그 사실은 어느정도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죄책감은 카스티엘을 안부터 천천히 갉아먹어 들어갔다. 딘은 괴로워했지만 둘 중 누구도 삶을 살아가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빛에 카스티엘은 선글라스라도 가져오고 싶었지만, 너무 지친 탓에 주차장으로 갈 기력조차 없었다. 한 손에 차가운 물병을 든 그는 모텔 문에 기대 전망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있었다. 움직일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눈을 가늘게 떠도 문제될 건 없었다.



그가 보고 있는 건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세차를 하고 있는 딘이었다. 주문 덕분에 팔에 남은 손자국을 가리지 않아도 되어서인지 고맙게도 웃통을 벗은 그의 몸은 땀으로 번들거렸고 바지는 거품물에 젖어있었다. 사실, 몇몇 여자와 ㅡ 그리고 한 쌍의 남자가 ㅡ 그에게 선망의 눈길을 보내며 지나갔지만 딘은 그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직 자신의 새 장난감에만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그 차는 딘이 오래전 버려두고 온 임팔라와 대적하기엔 부족해보이는, 70년대에 생산된 블랙 닷지였지만 그의 오랜 동반자였던 임팔라와 닮은 것을 찾기는 힘들었으므로 이정도로도 충분히 행복해보였다. 혹은 그나마 행복해보이는 거거나. 아직 그 차를 사랑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카스티엘은 쇠덩어리와 고무로 이루어진 물체에 감정을 쏟을 수 있는 딘이 아직 존재한다면 과연 그 차에게 애정을 갖게될지 궁금했다. 적어도 딘은 그 차를 '좋아했고' 지금으로선 그걸로도 만족스러웠다. 더러워진 차 후드를 열심히 닦아내는 딘의 모습을 보는 건 즐거웠으니까. 카스티엘은 자신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딘은 끝내 거절했다. 자신의 일부와도 같아질 차를 누가 건드리는 건 원치 않는 모양이었다. 딘은 차와 단 둘만의 유대감을 갖고싶어 했으므로 카스티엘은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카스티엘은 차가 별로라고 생각했지만, 딘에게는 말하지 않을 심산이었다. 그전에, 카스티엘은 임팔라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쩌면 차에 대한 미적 감각이란 그에게는 약간 버거운 것일수도 있었다. 그가 살아왔던 대부분의 시간동안, 장소를 이동할 때에는 주로 날아다니는 것에 익숙했던지라 그에게 더 이상 날개가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이동수단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8월의 내리쬐는 햇빛은 너무나도 뜨거워 밖에 오랫동안 있기 힘들었지만, 벌레들이 우는 소리와 저 멀리 떨어진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달리는 소리는 그들을 묘한 최면상태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미국의 반대편에서 유령 사냥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참이었고, 오늘은 정말 드물게 쉴 수 있는 날이었다. 무더운 공기에 졸음이 쏟아진 카스티엘은 찬 물을 꿀꺽꿀꺽 삼켰다. 물론, 딘은 맥주를 차 뒤에 숨겨놓고선 마시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카스티엘은 그의 노력을 가상하게 여겼고, 또 딘이 술을 끊을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조금 서글퍼진 것도 사실이었다. 고맙게도 딘은 카스티엘이 알콜 중독에 빠지게끔 놔두지 않았고, 엘로이즈와의 밤 이후 카스티엘은 그가 취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딘은 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으며, 아마 언제나 그럴 것이다.




느닷없이 휴대폰이 울리자 카스티엘은 눈을 깜빡였다. 그는 잠시동안 자신에게 온 전화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그건 그가 늘 해놓던 기본 벨소리가 누군가로 인해 큰 엉덩이에 대해 나불대는 노래로 바뀌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차에 몸을 숙여 낄낄대는 딘을 보며 인상쓰고는 전화를 받았다.



"받았구나, 캐스. 척이야."



"안녕, 척."



"너 지금 주위에 아무도 없는거 맞아? 얘기할게 있어서. 둘이서만. 딘은 모르게 해. 적어도 지금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어, 캐스."




카스티엘은 딘에게 마지막으로 짜증난다는 시선을 던진 뒤 몸을 일으켰다. 그는 주차장의 반대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딘에게서 등진채 물었다. "이제 못 들을거야. 어떤 일인데?"



한동안 길고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 "어젯밤에 꿈을 꿨어." 척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은, 미래를 봤다는 뜻이야."




카스티엘은 숨을 집어 삼켰다. "그래서? 뭘 봤는데?"



또다른 침묵이 흘렀다. 카스티엘은 척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딘이 죽는 걸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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