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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9-2

*1화부터 보기

*이전 편부터 보기 (9-1)


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6222.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9. South Dakota (2)





음료가 가득 담긴 작은 잔을 들고서 확신에 찬 시선으로 그들을 쳐다보는 그녀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검은 머리를 뒤로 꽉 묶은 그녀는 딘의 또래처럼 보였고, 갈색 눈에 이목구비가 꽤 뚜렷해보였다. 또 그녀는 상태가 안 좋아보이는 빨간 체크무늬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화장도 거의 안하고 주름이 살짝 잡힌 상태였지만 오히려 바에 있는 다른 여자들보다 훨씬 매력있는 모습이었다. 그러한 것들에도 개의치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헌터야. 카스티엘이 생각했다. 아니면 악마한테 씌인 사람이겠지. 그는 본능적으로 물러나며 딘이 칼을 꺼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진정해." 그녀는 옷소매를 걷어 악마 방지 문신을 드러내보이며 말했다. "난 인간이라구."




"의심해서 미안." 딘이 입을 살짝 비틀며 말했다.




"너희 잘못은 아니니까." 그녀가 어깨를 으쓱였다. "요즘같은 때에는 망할 수녀들도 믿으면 안 되는데 뭐. 아니면 미국 대통령이라거나. 그 사람이 대재앙을 막았대도 믿을 수가 없더라." 




"넌 누군데?" 카스티엘이 팽팽한 긴장감이 서린 목소리로 물었다.




그 여자는 딘 옆에 앉고선 - 딘이 긴장한 채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 자신의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카스티엘의 접시에서 감자튀김을 집어들고 먹은 다음 소금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등에 소금을 뿌려댔다.



"우선, 이거부터 먹고." 그녀는 손등에 뿌려진 소금을 핥은 뒤 얼굴을 찌푸리고 데킬라를 쭉 들이켰다. "워우. 쎄다. 아무튼 내가 악마가 아니라는 건 이제 알겠지."




딘은 능글맞게 웃었다. "좋아. 네가 악마가 아니라고 해보자. 헌터 맞지?"




"딩동. 난 엘로이즈야. 너는 모르지만 쟤는 알지." 그녀는 카스티엘을 향해 고갯짓했다. "네가 그 소문의 천사지?"




"날 찾는 사람을 피하는 중이지." 카스티엘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엘로이즈는 미소지었다. "우리는 사실 널 찾는 게 아니야. 네 친구 딘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지. 딘은 지금 위험에 처해있고 우린 그를 돕고싶어. 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라. 죽은거야, 아니면 자취를 감춘거야?"




"안다해도 바에서 만난 사람한테 바로 알려주진 못해." 카스티엘은 방심을 늦추지 않으며 말했다.




"물론 그러겠지. 나도 네가 그럴거라고 생각 안 해. 하지만 딘한테 메시지를 전해줄 순 있지?"




카스티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재밌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다 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얘 맨날 이래?"




"이렇다니?" 딘이 얼굴을 찌푸렸다.




"날 때려야할지 엿 먹일지 망설이는 표정이잖아." 




딘이 코웃음치는 동안 카스티엘은 충격받은 채 눈을 깜빡였다. "참 솔직하게 말하는구나?"




그녀는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인생은 짧고 할 일은 많다고. 그래서, 윈체스터한테 메시지 전해줄 수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딘과 시선을 마주친 카스티엘은 그의 눈빛에 담긴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전해줄게." 그가 말했다. "걔가 뭘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의 말에 엘로이즈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잘난 체 하던 시선은 온데간데 없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딘이 투명인간을 찍고 있는 동안, 걔 친구들이 죽고 있다고 전해."




그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카스티엘마저 딘을 쳐다보지 않았다. 엘로이즈는 눈을 깜빡이며 그들의 얼굴을 살핀 뒤 슬프게 미소지었다. "그래, 너희들 정말 몰랐나보구나? 모든 악마들은 그를 찾길 원하고, 누굴 고문하든 신경도 안써. 타마라라는 내 친구는 지난 달에 목숨을 잃을 뻔 했어. 악마들이 타마라를 붙잡고서 한 말이 뭐지 알아? '윈체스터는 어딨어?'였어. 심지어 몇 년 동안 본 적도 없는데 말이야." 




딘은 테이블을 내려다보았다. "난 딘이 타마라를 아는지도 몰랐는데."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곱가지 대죄가 동시에 나왔을 때, 걔네가 잘 싸워냈다면 타마라 남편이 세제 잔뜩 먹고 죽었는데 악마가 그 몸을 타고다닌 일은 어떻게 설명할래?"[각주:1]




딘은 눈을 감았고 카스티엘은 이제 그녀가 누군지 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타마라는 괜찮아?" 그가 딘 대신 물었다.




엘로이즈는 코웃음쳤다. "림보를 다시는 못한다는 말만 해줄게. 아니면 걷는다거나. 그래도 타마라는 살아있어. 그리고 미쳤지.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심문 당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는데, 대부분은 살아남지 못했다더라. 이게 다 일 년 반 동안 얼굴을 감춘 아무개씨 덕분이지."




"바빴으니까 그런거겠지." 딘은 이를 부드득 갈았다.




"그러게, 우리도 이야기는 대충 들어 알고있거든. 쉽진 않았을거야, 그런 식으로 동생을 죽이다니." 그녀는 자신이 말하는 사람이 바로 자기 옆에 앉아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카스티엘과 눈을 마주쳤다. "그래도 이걸 헤쳐나가려면 우리에겐 그가 필요하고, 또 세상에 모습을 다시 드러내면 좋겠어. 악마들은 그를 원하는 데 아무도 그 이유는 몰라. 딱봐도 좋진 않아- 죽은 게 아니라 산 채로 데려오길 원하거든. '대박 쩌는 악마들의 계획'처럼 들리기도 하고. 딘이 오래 숨어있을수록 악마들은 더 필사적으로 변할거야." 그녀는 빈 유리잔을 집어들고 의자 뒤로 몸을 기댔다. "이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해. 악마들은 대가로 도시들을 점령하겠지. 우린 걔네가 어떤식으로 생각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딘이 포기하게 만들테고."




딘은 말이 없었다. 카스티엘은 그를 조심스럽게 쳐다보다 한숨짓고선,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려쳤다. "전해줄게." 그가 약속했다. "딘도 몰랐고, 우리도 몰랐으니까."




"좋아." 그녀가 부드럽게 씩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이 그거였거든."




"그 '우리'가 누군데?" 딘이 자갈처럼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




"헌터 동호회. 물론 살아남은 사람들 이야기지만. 이곳과 캐나다 사이에 오십명 정도가 있고 주로 온라인으로 만나. 몇몇 팬사이트나 토론방에선 윈체스터를 숭배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는 악마가 숨어들 때에 대비해 잘 숨겨져있어. 게다가 딘이 샤이아 라보프라서 핫하다는 여자애들 사이에서 우리를 쉽게 구분해내긴 어려울거야." 그녀는 카스티엘을 향해 눈썹을 꿈틀거렸다. "아니면 네가 핫하다는 여자애들도 있지. 감상적인 고뇌에 빠진 천사님이라니. 처음엔 아무도 너한테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네가 신을 다시 찾기 전까지 약에 중독돼서 인생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소문이 퍼지더라구. 좋은 이야기지. 이제 넌 아주 비참한 영웅이 됐다니까."




카스티엘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내 고통이 다른 사람들에겐 재밌다니 영광이네." 그가 불쾌한 감정으로 대답했다. 그녀가 한 말은- 그가 겪은 일이 사실이 아니라 이야기 뿐일거라는 사람들의 추측은 잔인하게 느껴졌다. 딘과 눈을 마주친 그는 딘의 모든 걸 다 이해한다는 듯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으로 그는 척의 문장으로 인해 딘이 느꼈을 감정을 알게 되었다.




엘로이즈는 그의 기분이 어떤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물론 넌 역사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줬어. 사람들은 몇 백년이고 네 순교적인 고통에 대해 써댈거야. 사람들이 그러기 시작하면 빨리 익숙해지는 게 좋겠지."




"설마 딘의 친구가 죽은거야?" 딘이 마침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카버 에들런드는 무사해?"




카스티엘은 숨이 턱 막혔다. 일주일이 넘도록 척과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다.




"오, 악마들은 그 사람 몸에 빙의하고 싶어 안달났던데, 딘만큼 찾기가 힘들대." 엘로이즈가 다시 미소지었다. "소문에 의하면 헐리우드 간부 중 그를 아는 사람은 딱 두 명이 있는데, 아무도 그 간부가 누군지는 모른다고 하더라. 요즘같은 때에는 헐리우드에 있는 사람들도 보호받고 있으니까." 그녀는 자신의 문신을 내려다보았다. "이 문신은 정말 굉장해. 이제 악마들이 오지 못하게 막는 패션 액세서리가 될거야. 그리고 소금이나 데빌트랩은 어딜가나 있을거고. 아포칼립스로 인해 사람들이 현명해졌다고 해야하나."




그들이 앉은 테이블은 한동안 침묵에 잠겼다. 침묵이 길게 늘어지자, 엘로이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술 사줄게." 그녀가 선언했다. "메시지는 전달해줬고, 내가 할 일은 끝났으니까. 술이나 마시고 싶거든."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바로 걸어갔다. 딘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따라가자 카스티엘은 예상치못한 질투심을 느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적절한 시기도, 적절한 장소도 아니었으니까.




"젠장." 엘로이즈가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자 딘이 시선을 돌리며 투덜거렸다. "필요한 정보는 다 얻었네."




그러게, 네가 죄책감을 느낄 또 다른 이유기도 하지. 카스티엘은 씁쓸하게 생각했다. "어떻게 하고싶어?" 그가 큰 소리로 물었다.




딘은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악마를 찾아내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냐고 물어봐야지."




"간단하겠네 그럼. 모텔로 돌아가는 길에 하나 잡아갈게."




"적어도 척은 무사하다는 거네." 딘이 한숨을 내쉬었다. "척이 아직도 라파엘한테 보호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걔가 아무리 일등급 답답이라도 말이지."




"보호받고 있을지도 몰라. 신이 돌아오셨다면, 몇몇 천사들도 돌아왔을테니까."




딘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넌 전혀 천사처럼 보이지 않는데. 천사들이 돌아왔다면 네 힘도 원래대로 되돌아와야 하잖아."




"그게 진짜인지는 모르겠어."




딘은 바에 기대 바텐더 뒤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키며 자신의 엉덩이를 과시하고 있는 엘로이즈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래도 카스티엘은 그녀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가 테이블로 고개를 돌리자 딘은 그를 이상하게 빤히 쳐다보았다.



"그냥 쟤 있나 없나 확인만 한거지?"




카스티엘은 어깨를 으쓱였다. "일 분 전에 너도 똑같이 했잖아."




"솔직히 쟤 핫하지 않아?" 딘이 씩 웃었다.




"네가 그쪽으로 좋아한다면야."




"뭐, 여자들? 왜 이래, 캐스. 나도 내가 여자애들이랑 자주 노는 카사노바라는 소문이 자자했던 건 아는데, 너도 안 그런 척 하는 건 좀 아니지."




카스티엘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안 취한 여자랑은 잔 적 없어서." 그가 목소리를 내리깔며 고백했다. "그리고 나 더 이상은 술 안 마시잖아. 게다가 지금은 너랑 같이 있고."




딘은 말을 잇기 전 약간의 침묵을 지켰다. "넌 우리가 다른 사람들 쳐다보는 게 싫은 거지?" 




하지만 엘로이즈가 세 잔의 맥주를 가져오자 대화는 끊기고 말았다. "여기, 맥주야." 그녀가 테이블에 잔을 탁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카스티엘은 그녀가 자신 앞에 잔을 들이미는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딘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지만, 둘 중 어느 누구도 말을 꺼내진 않았다.




"다들 왜 그래? 고양이가 혀라도 물어갔나봐?" 엘로이즈는 자리에 다시 앉으며 묶었던 머리를 풀었다. 곱슬거리는 머리가 눈 앞까지 내려오자 그녀의 인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그 모습은 헌터라기보다는 밤에 놀러 나온 여자에 더 가까웠다. 미소짓는 딘을 흘끗 쳐다본 카스티엘은,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엘로이즈를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의 손에 맥주가 쥐어졌음을 깨달았다. 그가 맥주 절반을 거침없이 마시자 딘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뭐?" 카스티엘이 반항적으로 물었다.




딘은 침을 꿀꺽 삼키고 시선을 피했다. "아무것도."




"그래서, 네 이름은 뭐야?" 엘로이즈가 딘에게 물었다. "그리고 카스티엘은 어떻게 알게됐고?"




딘은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쓸만한 이름이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아 약간은 멍한 상태였다. 반면에 입안에 알싸하게 감도는 맥주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 카스티엘은 이름을 바로 생각해냈다.




"마일즈야." 그가 말해주었다.




딘은 그에게 장엄한 증오의 시선을 던졌다.




"오." 엘로이즈가 단조롭게 대답했다." 전혀 마일즈처럼 안 보이는데. 부모님이 많이 안 좋아하셨나봐?" 




"확실히." 딘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친구도 그렇고."




"그럼 너에 대해 말해줘, 마일즈." 엘로이즈가 정답게 치근대자, 카스티엘은 그녀가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셔츠의 단추를 더 잠궜던 상태였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혹시 주문하러 바에 갔을 때 단추를 몇 개 풀고 온 건 아닐까? 




"말하기엔 길고 슬픈 이야기야, 엘로이즈." 카스티엘은 딘이 친 거짓말이라는 거미줄에 엘로이즈가 칭칭 말려드는 모습을 삼 십분 내내 지켜보았다.


카스티엘은 확실히 질투가 났다. 십 분 뒤 그녀가 신발을 벗고 테이블 밑으로 다리를 뻗어 그의 가랑이를 건드린 걸 제외하면.




그 다음 딘은 술을 사야만 했다. 그는 약간 언짢은 모양이었다.





~~~





네 병의 맥주가 들어가자 엘로이즈와 딘은 사이가 아주 좋아졌다. 누가 더 치근덕대는지 가리기도 어려웠으니까. 카스티엘도 거기에 참여해 딘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지경이 왔음을 깨닫고 비틀거렸다. 더러운 세숫대 위의 뿌연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입술을 핥고선 맥주의 맛을 느꼈다.




좋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의 팔을 내려보며 한숨지었다. 정말 좋지 않았다. 술과 약을 멀리한지는 꽤 된 상태였는데, 막상 술이 들어가니 더 마시고싶다는 욕구에 빠져든 것이다. 그는 고개를 들어올려 자신의 충혈된 눈을 마주하며 입술을 오므렸다.




이런식으로 굴어선 안 되었다. 그는 이것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그나저나 딘과 엘로이즈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걸까? 딘은 단순히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그녀와 시시덕대는 걸까? 딘이 어른답게 굴고 있는 게 맞긴 맞는 걸까? 딘은 자신이 원하고 싶을 때 아이처럼 구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엘로이즈는 그 둘 모두에게 추파를 던지는 걸 즐겼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그녀는 점점 방자하게 변해갔다. 딘만 이곳에 없었더라도...혹은 이곳이 캔자스 주였거나 캠프였다면 카스티엘은 진작에 그녀와 잤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한숨을 푹 쉰 그는 소매를 내려 팔에 난 트랙마크 보기를 그만 두고 바를 향해 다시 걸어나왔다.




그가 자리에 앉는 동안 엘로이즈가 딘의 귀에 뭐라고 속삭이자 딘은 체셔 고양이처럼 미소지었다. 그는 카스티엘에게 윙크를 날리며 이전에 한 고통스러운 대화는 완전히 잊은 듯이 맥주를 마시며 크게 웃어제꼈다. 행복해보이는 그의 모습을 본 카스티엘은 결국 엘로이즈를 그리 신경쓰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신이 산만해진 한, 그녀는 딘이 지금 필요로 하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스." 엘로이즈는 테이블 앞으로 몸을 기울여 그의 팔을 툭툭 건드렸다. "네 이야기도 해줘. 천사로 지내는 건 어땠어?"




카스티엘은 자신의 맥주를 옆으로 치우고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인간으로 지내는 건 어때?'라고 묻는 것과 같은데. 천사로 지낸 게 다지."




"그럼 날개가 정말 있었어?" 눈을 동그랗게 뜬 그녀는 날개가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섹시한 것이라도 되는 듯이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 




그녀는 꽤나 진지해보였으므로, 카스티엘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응." 




"잘 안 보여주더라." 딘이 불쑥 끼어들었다. "딱 한 번 본 적 있지."




"보여주기 싫어서 그래." 단호하게 딱 잘라 말한 카스티엘은 비난하듯이 덧붙였다. "마일즈." 




"날개를 가진다는 건 어떤 느낌이야? 상상도 안 되는데." 




카스티엘은 테이블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날개는 그저... 내 일부일 뿐이야. 팔이나 다리가 네 몸의 일부이듯이. 팔이 없는 사람에게 팔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 어려운 일이야."




엘로이즈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언제 인간이 됐단 걸 깨달았어? 약간 충격먹었을 것 같은데."




"천천히 일어났어." 카스티엘은 어색함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는 이 주제로 대화하길 꺼려했다. "매일마다 조금씩 약해져갔지."




엘로이즈는 의자에 등을 기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떠올리기 불편한가봐? 그 힘을 모두 잃고 인간이 된다니 말이야."




"상상도 못할 걸." 카스티엘은 그 둘의 시선을 피하며 탄식했다. 갑자기 열이 확 오르고 불편해지는 기분이었다. 맥주가 뱃속에서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좀 더 센 무언가를 원하게 되었다. 자신의 배와 혈관을 불처럼 뜨겁게 달구어줄 무언가를. 그는 이것보다 더한 것을 원했지만, 가질 순 없었다. 그렇게는 못했다.




"천사도 섹스해?" 엘로이즈가 쾌활하게 물었다.




"자기 꼴릴 때만." 딘이 옆에서 중얼대자 엘로이즈는 코웃음쳤다. 카스티엘은 그 둘이 서로를 향해 씩 웃는 모습을 보고선 상황을 이미 충분히 파악했음을 깨달았다. 이제 재밌지 않았다. 이 대화는 그에게 위험해지고 있었으니까. 그는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미안한데, 바람 좀 쐬야겠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코트를 집어들었다. "여기..못 있겠어."




"캐스, 괜찮아?" 하지만 카스티엘은 딘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바에서 나와 차갑게 부는 바람을 얼굴로 맞으며 숨을 헐떡였다. 그런 다음 주위를 살핀 뒤 눈을 가늘게 뜨고 가로등을 바라보았다. 몇 초 뒤 그는 아무도 없는 술집 옆에서 속에 든 것을 모두 게워냈다.




구토를 마친 뒤 그는 다시 자리에 주저앉아 떨리는 손으로 입을 닦아냈다. 술을 마셨다는 죄책감은 덜어냈지만, 대신 다른 게 필요했다. 헤로인같은 것 말이다. 한동안 이렇게 간절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약에 대한 욕망은 소름끼치고 무서울 정도였다.




젠장.




"캐스." 뒤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고, 그가 일어나는 동안 딘의 손이 그의 등을 붙잡았다. "캐스, 괜찮아?"




카스티엘은 그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며 씁쓸하게 웃었다. "끝내주게 좋아서 그래." 그가 선언했다. "최고의 밤이네."




"널 언제쯤 멈춰야할지 몰랐어." 딘은 후회하듯 그의 어깨를 꽉 붙잡으며 말했다. "술 마실 때 널 계속 돌봐줄 수는 없으니까..."




"네가 내 엄마는 아니잖아. 내 잘못이지." 그는 한탄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너무 지쳤어. 왜 이렇게 힘들지? 왜 그냥 넘길 수 없는거야?"




"뭐라도 말하지 그랬어." 뒤에서 엘로이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둘은 모두 그녀를 향해 뒤돌아보았다. 코트를 걸쳐입은 그녀의 얼굴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네가 술 마시면 안되는 지는 몰랐어. 미안해."




카스티엘은 고개를 저었다. "네 잘못도 아니야.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거니까."




"알콜 중독이야?" 엘로이즈는 사무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카스티엘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일부러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천국에 있을 땐 못했던 일을 실컷 한 거구나."




"다른 것도 했지." 카스티엘이 수긍했다.




"안 좋은 걸." 그녀는 그를 헤아리려는 듯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얼마나 취한거야?"




"적당히."




엘로이즈는 관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내가 쓰리썸 취향이 있냐고 물어도 화내지 마."




손가락이 어깨를 꽉 쥐자 카스티엘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고개를 들자 딘이 눈썹을 치켜든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그는 놀라지 않았다. 이미 그러기로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상황에서, 자신만 다른 곳에 몰두해 몰랐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어떻게 생각해?" 딘이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재밌게 들리는데."




카스티엘은 그와 엘로이즈를 번갈아보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음." 그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좋아."




"잘 됐네." 엘로이즈는 그가 동의할 거라 예상한 것처럼 쾌활하게 말했다. "가자. 대신 양치하기 전까지는 나한테 키스하지 마. 역겨워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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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시즌3 초반에 나왔던 이야기같네요. 시즌2에서 윈체스터들이 지옥문을 여는 바람에 여러가지 악마들이 뛰쳐나왔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