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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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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부터 보기 (7-1)


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5967.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7. On the road (2)




3주 뒤, 위치토의 폐농장에서 유령을 사냥하고 있을 때 카스티엘이 재채기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재채기를 하는 모습은 수도 없이 봐왔지만 본인이 재채기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찌할 시간도 없이 고개를 앞뒤로 숙이며 소리내어 재채기를 하게 되자,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어 눈만 깜빡이느라 영혼이 밀치고 지나갈 때도 코만 다치지 말자는 생각에 마룻바닥에 쓰러지며 고개를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사요나라, 수지." 딘이 어딘가에서 외치자 수지 타이렐이라는 유령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지는 동안 방 안을 감싸고 있던 이상한 기운이 물러나고 몇 초 뒤 온도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괜찮아?" 딘은 그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힘겹게 일어난 카스티엘은 바지에 손을 쓱쓱 문질렀다.




"내가 재채기했어." 그가 멍청해진 기분으로 대답했다. "날 휘청이게 만들었다고. 전에는 재채기 한 적 없었는데,"




딘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말도 안 돼. 진심이야? 한 번도 안해봤다고?"




"내가 기억하는 한." 카스티엘이 어깨를 으쓱였다.




딘은 눈을 게슴츠레 떴다. "네가 마약 흡입하는 것도 봤는데, 캐스. 거짓말하는 건 아니고?"




"아니야." 또다시 간질거리는 느낌이 올라오자 카스티엘은 얼어붙고 말았다. "아마 내가 감기-"




엄청난 소리와 함께 재채기가 나오자 그와 딘 모두 놀라고야 말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올리며 달갑지 않은 기분에 코를 킁킁거렸다.




"좋아. 여기 쌓인 먼지 때문이거나 감기 때문이거나 둘 중 하나겠네." 




"감기 걸린 적 한 번도 없었는데."




딘은 즐거움이 가득 어린 표정으로 씩 웃었다. "오, 좋아하게 될거야. 꽤 재미있을 걸.[각주:1]"




~~~




감기는 확실히 재미없었다.




다음 날 아침 카스티엘은 재채기를 하며 코피를 엄청나게 흘렸다. 그러다 코피와 재채기가 결합되면 엄청나게 환장할 지경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몇 시간 뒤 그는 차 안에 있는 휴지를 다 써서 딘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결국 약간의 말다툼 끝에 여행은 포기하고 모텔에서 방을 잡기로 결정했다. 그들이 잡은 방은 더럽고 우울해서 방 안쪽으로 발을 내딛은 카스티엘의 기분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이런 걸 어떻게 견뎌낼 수 있는거야?" 그는 딘이 짐을 푸는 동안 침대에 풀썩 누우며 투덜댔다. "아무 조짐 없이 갑자기 질병이 닥치는데 이걸 다 어떻게 감수하라고?" 




"그러지 마, 캐스. 그냥 잘 받아들여. 감기일 뿐이잖냐."




"코피까지 난다고." 카스티엘이 최대한 공감을 유도해내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네 코는 캔자스에 있을 때부터 말썽이었잖아. 거기에 있는 혈관이 약해졌나보지. 나도 모르겠다. 내가 무슨 이비인후과 의사도 아니고. 어쨌거나 죽지는 않을거야, 캐스. 그러니까 그만 투덜대." 




카스티엘은 코를 훌쩍거리며 베개 위로 누웠다. "코에서 뭐가 계속 나오는데 코피인지 점액인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딘은 움찔했다. "밥 먹는데 점액이라고 하지 말지 좀. 말 나온 김에 뭐 먹고싶은거 있어?"




"배 안고파." 카스티엘은 천장에 수놓인 무늬를 쳐다보다 눈을 감았다. 기분이 거지같았지만 이건 단지 감기일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감기는 심각한 병이 아니었다. 모두가 한 번쯤은 걸리는 게 바로 감기였으니까. 그는 겁쟁이처럼 굴어서는 안됐다.




"목도 따끔거려." 결국 겁쟁이가 되기로 결심한 그가 칭얼댔다. 




딘은 알아듣지 못할, 그러나 욕지거리가 분명한 말을 중얼거리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환한 미소와 함께 그를 쳐다보았다. "좀 있다 목캔디 사올게. 됐지? 나중에 열 날지도 모르니까 약도 살거고. 적어도 그거면 밤에 제대로 잘 수 있을거야."




"나 이제 약 안 먹어." 




딘은 얼굴을 찌푸렸다. "왜 이래. 타이레놀도 안 먹는다고?"




"응." 카스티엘은 단호하게 눈을 마주쳤다.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상관없어. 약 모양으로 된거면 안 먹을거야."




딘은 손으로 평화의 제스쳐를 취했다. "좋아, 알았어. 너 중독됐었지, 그래. 고집 하나는 세다니까." 




그가 바지 뒷주머니를 두드려 지갑이 있는지 확인하고는 방을 나설 무렵, 카스티엘이 말했다. "보드카는 괜찮을거야. 아마도."




그러자 딘은 능글맞은 미소를 띈 채 방을 나갔다. 





카스티엘은 베개에 도로 누워 보드카에 대해 생각했다. 근처에 미니바가 있었다. 그는 보드카가 정말 고팠다. 




~~~




하루는 정말 길었다. 카스티엘은 코를 훌쩍거렸다. 재채기도 하고 기침도 했다. 딘은 거부감이 드는데다 감기에 옮고 싶지 않다며 그와 거리를 뒀지만 카스티엘이 떨기 시작하자 동정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카스티엘을 침대에 눕히며 모텔의 까칠까칠한 이불을 덮여주고 이마에 부드럽게 입맞춰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스티엘은 그가 왜 자신의 불행을 멸시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적어도 감기는 어렸을 때부터 인간들에게 찾아오는 질병이니 그도 익숙해진 게 아닐까하고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수백번은 재채기하고 또다시 코피가 흐르자 술이 정말 마시고 싶어졌다. 이러다 감기때문에 죽는 건 아닐까?




자정이 지나자 딘은 다른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카스티엘은 자신이 이런 상태에 있을 때 그가 왜 침대를 같이 쓰고싶어 하지 않는 건지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짜증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는 잠을 청하려 했지만 코가 막혀 숨도 쉬지 못했고 따끔거리는 목 때문에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다.




위스키면 이걸 다 없애주겠지. 그가 생각했다. 끝내줄텐데.




그는 두 시간을 가볍게 꾸벅꾸벅 졸았다. 그가 깨어났을 땐 땀이 흐르고 있었다. 이불을 걷은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십 분 뒤 엄청난 추위가 느껴지자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다시 주섬주섬 주워 몸에 둘렀다. 몸이 저절로 덜덜 떨리자 캔자스 주에서 헤로인을 맞았을 때 어땠는지 떠올랐다. 또 빌리가 북미 최고의 공급자를 구해왔다며 으스댔던 것도, 자신이 그 약들을 좋아했다는 것도 떠올렸다. 이제 빌리는 죽었고 그건 모두 카스티엘의 잘못이었다. 빌리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됐다. 카스티엘에게 집과 음식을 제공해주고 대화할 사람을 만들어준게 바로 그였으니까. 빌리는 그에게....




약을 줬었다.




카스티엘은 약이 몹시, 몹시 고팠다. 




그는 자신이 열 때문에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쁜 쪽은 아니었다. 시야를 약간 흐릿하고 어지럽게 만들 뿐이지 환각같은 것을 보는 건 아니었으니까. 단지 예전의 습관을 떠올리자 균형을 잡기 힘들 뿐이었다. 그는 딘이 알아채지 못하게 약을 맞을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지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딘의 지갑에 돈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해진 그는 술냄새를 풍기지 않을 정도로 마시려면 얼마 정도 있어야 할지 계산해보았다.




새벽 네 시가 다 됐을 무렵 카스티엘은 침대에서 꿈틀대며 일어나 후들거리는 다리를 제어하려고 했다. 이건 지난 몇 달 중 최악이었다. 그는 약이 필요했다. 아니, 약을 해야만 했다. 그는 문 밖으로 조심히 나가 필요한 물건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는 못했다. 딘은 카스티엘이 램프 불을 켤 때도 끝나지 않는 싸움들을 잊은 채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방이 빛으로 가득 찼을 때도 두려움이 없던 카스티엘은 속에서 자신을 덮쳐오는 감정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그는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방 안을 둘러보다 5분 뒤 성경을 찾아냈다.





한동안 성경을 쳐다본 그는 이 책이 수 천년 간 이어져 내려오며 잘못된 해석으로 뒤덮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신은 모든 것을 창조했으며 인류는 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핵심 내용은 같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카스티엘은 손가락으로 모조 가죽 커버를 쓸어내린 뒤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는 성경을 들어올려 코에 가져다 대 오래된 종이의 냄새를 맡으며 막대한 힘과 지식을 느끼려 했지만 코가 막힌데다 새 책이었으므로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어쨌거나 그가 할 수 있는 건 성경을 읽는 것 뿐이었다.




성경의 내용은 흥미롭기도 한 동시에 슬프기도 했다. 틀린 부분이 많았지만 맞는 부분도 있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루트 666이나 다른 윈체스터 영화와 마찬가지 격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야기가 와전되고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각색되었지만 얼마나 바뀌었든 상관없이 신성했으니까. 사실 많은 이들이 이 글을 믿고 숭배한다는 점에서 강력하고 경이롭기까지 했으며, 카스티엘은 손이 떨려 책을 잡기 힘들 때까지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또다시 서성거렸다. 몸이 떨렸다. 그는 침대에 몸을 말고 누워 잠을 청하려 했지만 오싹한 한기가 느껴졌다. 열이 심하게 오르자 화장실로 가 얼굴에 물을 뿌린 그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마약에 대한 집념을 무시하기 위해 오로지 성경의 내용만 생각했다. 그는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한 그에게는 술이나 기분을 좋게해줄 약이 필요했다. 




그는 욕망과 맞서싸우려 노력하다 이내 포기하고 딘을 흔들어깨웠다. 




"딘." 그가 거친 목소리로 속삭였다. "딘." 




딘은 몸을 뒤척이며 한숨을 쉬고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 그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괜찮아?"




"아니, 전혀. 내가 미쳐가고 있나봐, 딘. 도저히 못 버티겠어." 




"못 버티겠다고? 무슨 말이야...? 세상에, 캐스. 너 되게 안 좋아보여."




"손이 근질거려." 카스티엘이 속수무책으로 대답했다. "피부 아래 뭐가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대는데 헤로인을 맞지 않는 이상 안 될 것 같아. 약이 필요해, 딘. 정말로."





딘은 그가 완전히 탈선할 것처럼 쳐다보았다. "알았어, 알았어. 진정해, 캐스. 심호흡 한번 해. 아니면 두 번이나. 수 백번이든." 그가 자리에 앉아 얼굴을 벅벅 문지르다 침대에서 기어나오자 카스티엘은 문에 다다를 때까지 뒤로 물러났다. 그는 문을 열고 도망쳐야 할지 아니면 여기에 있어야 할지 망설였다. 딘이 찡그린 얼굴로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기 때문이다. 




"제발, 캐스. 침대로 다시 돌아가." 




"약이 필요하다니까." 카스티엘은 자신을 스스로 껴안으며 신음했다. "더 이상 못 버티겠어. 그게 정말 필요해."




딘은 별안간 그의 앞에 서서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럴 필요 없어. 넌 이걸 이겨낼 정도로 튼튼하잖아. 그치?"




"나한테 열나는 것 같아." 카스티엘이 비참하게 말했다.




딘은 그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그렇게 생각한다 이거지?" 그가 측은하게 물었다. "내가 뭐 하나 알려줄게. 만약 네 피부 아래 뭔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네가 정신이 나가고 있다는 소리야. 자, 그러니까 어서 누워. 아침이면 괜찮아질거야." 그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어, 점심 때라고 해야겠네. 이미 아침 다 됐다, 야."




카스티엘은 거친 숨을 내쉬다 딘이 침대로 끌고 가게 내버려두었다. 그는 침대에 누운 뒤 이불을 끌어당겨 둘둘 말았고 딘이 자신을 끌어안아 토닥여주자 안심했다. "자, 어때. 이제 진정해 봐. 눈 감고 있으면 나중에 일어났을 때 나아질거야."




딘은 아기 달래듯이 하고 있었지만 카스티엘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침대 옆에 누운 딘의 얼굴에 재밌어하는 듯한 표정이 드러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침대 옆 서랍에 올려진 성경을 집어들고 카스티엘을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거 읽었었어?"




"응."




딘은 그것을 가볍게 던졌다 내려놓으며 히죽 웃었다. "이제 나 벌받겠네.넌 나한테서 등 돌릴거고." 




"아버지가 우리에게서 등을 돌린거지."




"그런데도 저 책을 읽는다고?"




카스티엘은 딱히 대답할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어깨를 으쓱였다. 




딘은 생각에 잠긴 듯이 성경을 다시 서랍 위에 올려놓았다. "너한테 주려다가 깜빡한거 떠올랐어." 





그는 몇 분동안 가방을 뒤적이다 의기양양하게 그것을 꺼내들었다. "하!" 그는 환하게 미소지으며 침대에 다시 앉아 카스티엘의 손에 그것을 올려주었다. 




그것은 딘이 몇 달 전에 남기고 간 은색 십자가 목걸이였다. 그 목걸이를 다시 보지 못할 줄 알았던 카스티엘은 목걸이를 집어들고 끈에 달린 십자가가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지켜보다 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어떻게 이걸 구했어?"




"캔자스 떠나기 전에 지저분한 아파트로 가서 네 물건들을 가져왔거든."




"그랬어?"




딘은 약간 놀란 것처럼 보였다. "그럼 미주리 아줌마네 집에 갔을 때 내가 어떻게 너한테 옷을 줬겠냐? 당연히 그랬지, 멍청아. 서랍장에서 발견했었는데 가지고 있단 걸 깜빡했네." 




손에 느껴지는 차가운 금속에 그의 기분이 약간이나마 나아졌다. "고마워."




"뭐 이런걸 가지고." 딘이 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이제 눈 붙이라고, 알았지?"




그는 램프의 불을 꼈지만 침대 끝에 걸터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카스티엘은 십자가 목걸이를 꽉 쥐며 눈을 감고 어둠 속에서 자신을 쓰다듬으며 안심시켜주는 손을 느꼈다. 




결국 그는 5분만에 잠들었다.





~~~





다시 일어났을 때 카스티엘은 완전히 바보가 된 기분을 느꼈지만 기분이 나아진 건 사실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딘은 그를 웃기기를 그만두고 감기에서 얼른 낫도록 도와줬으므로, 카스티엘은 자신의 첫번째 감기가 재앙이라고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일주일 뒤 딘은 감기에 걸렸다. 그가 카스티엘보다 역경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카스티엘이 지금까지 봐온 것중 가장 재밌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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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원래 쓰인 단어는 total blast. 엄청난 회오리다-하는 느낌으로 중의적 표현을 쓴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