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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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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5967.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7. On the road (1)



처음 몇 주 동안 딘은 혼자서 사냥을 나갔다.



카스티엘은 그게 싫었다. 자신이 약하게 느껴지는 것도, 딘이 돌봐줄 사람없이 혼자서 위험한 곳에 가는 것도. 그는 딘에게 자신이 총을 들고 싸우거나 엑소시즘을 하는 데에는 완전히 나을 필요가 없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딘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가 카스티엘을 차나 모텔 방, 혹은 길가에 두고 떠나버릴 때면 카스티엘은 그가 돌아올 때까지 걱정하며 서성거리곤 했다. 사냥을 끝내고 돌아온 딘은 대개 피부가 살짝 까진채로 입가에 건방진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그리 심각해보이진 않았다. 거의 고문당한 수준임에도 딘은 굴복하길 거부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오래가지 않았다. 몇 주가 지나자 카스티엘은 다시 예전처럼 팔팔하게 혼자서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가 근력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하고 있을 때면 딘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띈 채 그를 매일 봐주곤 했다. 딘은 본인이 뭘 먹든 별로 상관없어 보였지만, 카스티엘은 악마들과 싸우기 위해 최대한 영양분을 보충해야했다.



처음 그가 사냥을 나간 건 체서피크에 있는 악마를 잡기 위해서였다. 딘이 쓰러트린 악마를 카스티엘이 칼로 찌르자 딘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박수를 쳐주었고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한 때 군인이었음을 깨달았다. 딘은 그를 헌터가 아니라 자신이 지켜줘야 할, 나약하고 가끔 발톱을 내세울 줄 아는 사람으로 여기곤 했으니까. 모욕적이긴 해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딘의 잘못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카스티엘은 그런게 느껴질 때마다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곤 했다. 



그들은 잘 지내고 있었다. 여전히 투닥투닥대며 인내심을 한계를 경험하는 중이었지만 - 그건 그들이 맨 처음으로 만났던 날 밤에도 그랬다 -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때때로 딘은 카스티엘을 이라고 잘못 부르기도 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주로 동생하고만 지냈었으니까. 딘은 카스티엘이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면 샘처럼 커지는 게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그날 밤 그가 자면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자 카스티엘은 그가 비명지르기 전에 얼른 그를 깨워주었다. 



악몽은 일주일에 몇번씩 찾아오곤 했다. 물론 차츰 잦아들곤 했지만 그건 언제까지나 딘이 술의 힘을 빌릴 때만 그랬고, 카스티엘만이 그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들이 서로 껴안고 잘때면 딘은 꿈을 꾸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트라우마가 완전히 나았다는 뜻은 아니었다. 딘에게는 여전히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평생을 샘의 형으로 살아왔는데, 몇 초만에 동생을 죽여야만 했으니까. 그런 일에서 회복되는 일은 꽤나 어려운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런 밤이 되면 카스티엘도 잠을 자지 못하는건 마찬가지였지만 순전히 다른 이유에서였다. 어떤 날은 몸을 떨면서 갈증과 싸우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고, 어떤 날은 침대에서 벗어나 옷을 갈아입고 술집에 가고 싶어했다. 어떤 날에는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술 파는 곳을 기억해내고 딘을 깨우는 대신 차를 타고 조용히 나갔다 들어오면 어떨까하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슬퍼졌다. 대신 그는 딘이 눈을 감은 채 손가락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세상 모르게 잠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보호받기 위해 자신에게로 몸을 웅크리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었다. 




그의 악몽은 카스티엘이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든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카스티엘은 그보다 나은 편이었다.




메릴랜드에 있을 때 그는 최대한 모든 질병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몇 주 뒤 그들이 미국의 반대편에 있을 때 나왔다.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정상이었다. 그 소식에 그는 놀라고 말았다. 그가 한 모든 일과 그들이 나눴던 주사바늘들, 추잡하고 더러운 섹스들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나왔다. 간염도, 에이즈도, 그 외 여러가지 성병들도... 그는 기쁨보다는 절망감을 느꼈다.




그러나 딘은 흥분된 모양이었다.




"이제 너 만지고 나서 손 안씻어도 된다니 기쁘네." 카스티엘이 여전히 좋은 소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동안 그가 놀렸다. 




"너 한번도 손 안씻었잖-" 카스티엘은 반사적으로 대답하다 농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 날 까서 잡수지 그래." 그는 정신을 딴데로 돌리며 말을 마쳤다.




그러자 딘은 짓궃게 미소지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겠다!"




카스티엘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난 안 할 건데."




"아니, 그러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야. 이제 언제나 할 수 있잖아. 그리고 내가 바로 그 역할에 가장 적당한 사람이고." 




딘은 침대에 누워 그를 유혹하듯이 외설스러운 농담을 던졌지만, 카스티엘은 이미 그에 익숙했다. "내가 왜 깨끗하다고 나왔는지 모르겠어." 그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딘을 진지하게 쳐다보았다. "이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고. 종말 동안, 그리고 내가 캔자스 주에 있을 동안 한 짓은 - 제대로 기억은 안나지만 나빴던 건 확실하니까." 




딘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잖아. 너무 신경쓰지 마."




"그렇게 해놓고 면죄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딘."




"그래서 네가 면죄받았다고 생각해?" 딘은 침대에서 눈을 굴리고는 그의 옆에 풀썩 주저앉았다. "악마한테 정신적으로 강간당하고, 뇌출혈때문에 죽을뻔하다가 신의 개입으로 겨우 살아났잖아. '면죄'가 아니야. 이미 네가 한 행동에 대해 처벌을 받았던 거라고, 캐스. 내가 하고싶은 말은 그거야." 




카스티엘은 얼굴을 찌푸렸다. "뭐,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차라리 이렇게 말하는 게 낫지." 비난하듯이 말한 딘은 손을 카스티엘의 가랑이에 올려놓았다. "자, 이제 세균 공장에서 벗어났으니까 원하는 대로 하지 그래?" 




"멍청아." 카스티엘이 어둡게 말했다.




"골칫덩어리야."[각주:1] 딘이 재빠르게 대꾸하며 그를 침대 위로 밀치고는 올라탔다. "아니면 내가 골칫덩어리겠지. 내가 꼼꼼해지고 싶었으면..."




카스티엘은 언제나 딘을 서게 만들려고 했지만, 결과는 늘 똑같았다. 딘은 익숙해진 모양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 체위를 원한다는 뜻은 아니었고, 그의 좌절감은 카스티엘에게도 전해졌다. 어떤 날 딘은 굳게 결심한 듯 마음대로 하라고 했는데, 그럴때면 카스티엘은 다치기 전에 그만하라고 말하곤 했다. 딘의 손과 입술, 혀가 그의 몸 구석구석을 따라갈 때면 카스티엘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느껴지는 황홀감에 몸부림치며 숨을 내뱉곤 했다. 딘은 최대한 그를 즐겁게 만들곤 했지만 그걸로 충분한 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카스티엘은 딘이 행복하기를 바랐다. 그는 약간의 경험 끝에 딘의 전립선을 건드리는 테크닉을 터득했고 - 머릿속에 인체에 대한 지식이 담겨있다는 게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다 - 이젠 일상이 되었다. 처음에 관계를 맺을 때 카스티엘은 딘을 걱정하곤 했지만 이제는 그가 제대로 말하지 못할 때까지 손가락을 놀리곤 했다. 하지만 그는 카스티엘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우리 섹스 라이프 참 엉망진창인 것 같지 않아?" 그 뒤로 딘은 젖은채로 시트에 누워 헐떡거리며 물었다.




카스티엘은 코웃음쳤다. "우리 인생 자체가 엉망인 것 같은데. 섹스는 일부일 뿐이고."




딘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나 말고 전에 남자랑 잔 적 있어?" 




카스티엘은 이안과의 밤을 떠올리며 험상궂게 천장을 쳐다보았다. 이안 뿐만 있던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는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리자 딘은 팔꿈치를 대고 엎드려 누워 궁금하다는 듯이 말똥말똥 쳐다보았다. 




"뭔데? 제발, 말해줄 수 있잖아. 캐스."




카스티엘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건 아마... 일종의 강간이었던 것 같아. 악마 때문에."




딘은 그를 쳐다보며 눈을 깜빡이다 벌떡 일어났다. "정말로?"




"악마인지 몰랐어. 그냥 내가 아는 사람인 줄만 알았지. 약에 취해서 그렇게 되도록 냅뒀고. 큰 일도 아니었고 별로 안 좋았던 건 맞는데....정신만 멀쩡했으면 승락하지 않았을거야. 물론 진짜 강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카스티엘은 할 말을 잃었지만 딘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미친, 캐스. 뭐라고 말했어야지. 그자식이 널 잡아먹었다고! 다친덴 없었고?"




"괜찮았어. 악마가 나한테 씌이기 전이라 생각할 시간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는 딘의 동정심 가득한 얼굴을 쳐다보다 힘든 일이긴 해도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 말해주기로 결심했다. "그게 전부가 아니야, 딘."




그는 여자들이 악마에게 씌여 강요당했음을 모르고 한 일들을 설명해줬다. 목소리가 점점 갈라졌지만 그가 끝까지 말해주자 딘은 편안하게, 동시에 남자답게 그를 끌어안아주었다. 




"몰랐었잖아, 그치? 그 일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지마. 캐스, 모르고 한 일이잖아."




"나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어, 딘. 만약 그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으면? 그리고 걔네들이...임신했으면? 피임을 안한 상태였으면 어쩌지? 그사람들이 한게 첫경험이었거나 약을 안 먹었다면... 맙소사,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딘은 그를 꽉 끌어안고 눈을 마주쳤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잖아, 알겠어? 그 여자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든 적어도 살아남았을 거 아냐. 그 개자식이 죽였다고는 안 말하지 않았어?" 




"응."




"좋아. 그럼 흥분하지 말고. 안 좋은 일이긴 해도 악마가 한 행동에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잖아." 




카스티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렸지만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약에 취해 닥치는 대로 관계를 맺곤 했지만, 그가 조금이라도 신중했다면...




"나한테 안 물었지."




카스티엘은 눈살을 찌푸리고 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뭘?"




"나한테 남자랑 자본 적 있냐고 물어본 적 없잖아."




카스티엘은 대화 주제가 바뀌고 있음에 감사하며 겨우 미소지었다. "나랑 자기전에 다른 남자랑 자본 적 있어?"




딘의 얼굴은 몹시 진지해보였다.




"아니. 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겠지. 나한테 필요한 건 너뿐이니까."




~~~





그들은 도시를 가로질러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사냥하기 시작했고, 사냥할 거리들은 꽤나 많았다. 루시퍼가 부활한 이후로 떠돌아다니는 영혼들이 많아졌는데, 그건 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방법으로 죽었기 때문이었다. 딘의 말로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수도 증가했다고 했다. 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인해 악마들은 어디에나 깔려있었다. 소금은 돈보다 더 중요해졌고 카스티엘은 사람들이 목걸이에 성수통을 걸고 다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성경도 마찬가지였다. 교회들은 늘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남부의 몇몇 사람들은 말 끝마다 "예수를 찬양하라"나 "감사합니다, 하느님"같은 말을 넣고는 했다. 카스티엘은 어차피 소용없는 일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평화를 느낀다면 굳이 그 환상을 깨지 않아도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가끔 딘이 맞서 싸우던 생물들을 잊어버릴 때면 도와주곤 했다. 카스티엘은 당연히 루가루, 툴파, 웬디고같은 생물들을 알고 있었다 - 그것들은 그가 살아온 세월만큼 지구에 오랫동안 존재해왔고, 그는 아버지가 만든 생물들을 언제나 경이롭게 여기곤 했으니까. 아니, 어쩌면 그게 아니라 신이 원래 만들었던 생물이 점점 진화하게 된 것일지도 몰랐다. 마치 미주리의 화단에 있던 씨들이 끈질기게 싹을 틔우던 것처럼. 




그들은 매주 미주리에게 전화해 본인들의 안부를 전하곤 했다. 카스티엘은 척에게 전화할 때마다 그의 삶을 망친 것에 미안한 감정을 느끼곤 했지만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척의 목소리는 언제나 밝고 명랑했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척의 결혼식을 놓치게 됐을 때, 카스티엘은 자신이 정말 못된 친구라고 여겼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마이애미 해변에서 결혼했어." 척이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리케인 피해 복구 작업이 끝나고 나서 다시 열었더라고. 여기 정말 아름다워. 너희도 여기 왔으면 좋을텐데. 서약을 할 때 질질 짰다니까. 믿겨져? 얼굴에서 즙이 나오는 것 같이 말이야. 사라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어." 




카스티엘은 막 구입한 노트북에 어떻게 하면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을지 알아보며 욕을 내뱉는 딘을 쳐다보았다. 그는 감전되기라도 한 것처럼 한 손으로 키보드를 마구 두르려대며 다른 손으로 머리를 막 긁는 중이었다. 머리가 이리저리 솟아올라 감전된 것 같은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스러웠다.




"딘도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네." 카스티엘이 중얼댔다.




"뭔데?"




"아무것도 아냐."




"나중에 꼭 놀러와, 캐스. 우리 집이 어떤지 상상도 못할거야. 다음 영화는 계약을 마쳤는데 그 전에 찍고있는건 아직 덜 끝낸 모양이더라. 헐리우드가 돈을 뿌리면 나는 그냥 스토리라인만 잡아 주면 돼 - 대본에는 손도 안대고 말이야. 얼마나 좋은 직업인지 몰라!"




카스티엘은 미소 지었다. 요 근래 윈체스터 영화에 대한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우리에 대해 좋게 써줬길 바라."




"당연하지. 물론 대본이 썩 좋지는 않은데, 그쪽은 잘 모르더라. 아, 그리고 다음엔 너도 나오는 거 알고 있어?"




"모건 프리먼이 내 역을 맡는 거야?"




"결국엔 못찾았대. 아니, 네 역할은 살짝 꼬였어."




"꼬였다고?"




척의 킬킬대는 웃음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전해졌다. "린제이 로한이거든."[각주:2]




"그 남자 누구야?"




약간의 침묵이 흐른 뒤 척의 재밌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딘한테 물어보면 알려줄거야. 그나저나 이렇게 통화하게 돼서 기쁘긴 한데, 어제 네가 나오는 이상한 꿈을 꿨어."




그 말은 카스티엘을 제대로 앉게 만들었다. "어땠길래?"




척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흘렀는데, 그건 그가 미래를 보고나면 늘 나타나는 행동이었다. 물론 그 꿈도 예언이라는 전제하에. "좀 뚝뚝 끊기긴 했어. 모르지, 그냥 이상한 꿈이었을지도. 그런 꿈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거나 내가 기억나는 건 험한 날씨에 네가 젖은채로, 그리고 딘도 함께 달리고 있었다는 거야. 그리고 되게 시끄러웠어. 바람인지 뭔지. 음, 그게 전부야. 그 뒤로 쌍둥이한테 분유를 먹이긴 했는데..."




카스티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러게. 유부남의 삶이란 그렇지. 나도 힘들다고."




"내 말은 그 꿈 말이야. 우리가 어디 있었는지 감 잡히는 거라도 있어?"




"전혀."




"날씨 때문에 그런건가?"




"내가 무슨 기상 캐스터니? 그걸 어떻게 알겠어? 그게 예지몽인지 비오는 꿈인지는 모르겠어. 자는 동안 밖에 비가 왔었거나. 근데 여기 이번주에 비는 안왔어. 플로리다는 엄청 덥거든. 한달 내내 쨍쨍하다니까."




그 뒤로 척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꺼냈지만 카스티엘은 제대로 듣지 않았다. 그는 지난 번에 척이 꿈에 대해 말해주고 나서 해변에서 어떻게 딘을 찾을 수 있었는지 떠올렸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궁금했다. 폭풍우가 오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들을 뛰게 만들었을까? 단순히 그 뒤로 샤워를 해야한다는 뜻일지도 몰랐다. 척의 꿈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걸까, 아니면 모두 의미가 담겨있는 걸까?




"그래서 넌 어떻게 지내?" 척이 물었다.




카스티엘은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하려 애썼다. "괜찮게 지내. 사실 정말 좋아."




"술은 안 마시고?"




"응."




"잘 됐네. 네가 딘과 관계를 맺어서 다행이야. 요즘같은 날에는 혼자 지내긴 힘드니까."




카스티엘은 얼굴을 찡그렸다. "관계를 맺었다고?" 그는 척이 무슨 말을 한건지 생각하기도 전에 되물었다.




"흐어, 아니 그 뜻이 아니라. 그냥 너희가 다시 만나서 잘 지낸다니 다행이라는 뜻이야."




딘은 고개를 들어올려 알 수 없는 시선을 그에게 던졌다. 카스티엘은 척에게 딘과 자신의 관계를 말해야할지 몰라 그만 관뒀다. "그래. 우리 잘 지내고 있어."




"멋진데. 딘은 어때?"




카스티엘은 딘에게 휴대폰을 건네주고 그들이 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쳐다보다 눈까지 내려온 앞머리를 넘기고는 얼굴에 살이 오른 것에 신기해했다. 그의 모습은 꽤 괜찮아 보였고, 가끔씩은 행복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언제쯤 척이 그와 딘이 단순한 파트너 이상이 된 걸 알아챌지 궁금해했다. 그러다 그들 중 하나가 사냥하던 것에게 죽게 될 때까지 과연 얼마나 함께 지내게될지 궁금해졌다. 혹은 버스에 치인다거나. 심장마비라거나. 콘크리트에 머리를 찧어 죽는다거나. 그들은 카스티엘이 생각하지도 못할 다양한 방법으로 죽을 수도 있었고, 그는 죽게 되면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했다. 




딘은 천국에 가게 될 것이다. 카스티엘은 알고있었다. 그가 아무리 고통받고 냉철하고 무섭게 행동했을지라도 그의 영혼은 아직 순수했다. 게다가 루시퍼를 죽였으니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다.




카스티엘은 그로 인해 행복했다. 그는 단지 딘도 스스로 행복해지길 바랐다. 




문 밖에서는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릴로라고? 진심이야?" 딘의 목소리에 카스티엘은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저렇게 웃을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했다.




7-2 보기 →




*각주

  1. Pain in the ass. 딘이 이렇게 말하고는 pain in my ass라고 드립치는데 이게 바로 섹드립이었습니닼ㅋㅋㅋ한국어로는 살리기 미묘해서 그냥 저렇게 번역했네요;ㅅ; [본문으로]
  2. 역할이 꼬였다는게 성별이 바뀌었다는 건데,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할 점은 캐스가 여자 역으로 나오면 딘과 바로 러브라인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그렇죸ㅋㅋㅋㅋㅋㅋㅋ아무리 생각해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