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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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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5173.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2. Zihautanejo ~ The ‘Sidewinder’ (2)



그는 그 뒤에 일어난 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딘에게 수도 없이 욕을 듣고 그가 자신에게 따뜻한 물을 강제로 먹였던 걸 제외하면 말이다. 결국 그는 낯선 침대에 큰 대자로 누운 자신을 발견했고, 끙끙대며 머리를 들어올리자 자신의 신발을 벗겨주며 재밌다는 듯이 얼굴을 툭 치는 딘을 볼 수 있었다. 그의 모습에 카스티엘도 낄낄 웃어댔다. 물론 새 타박상에서 오는 통증이 느껴지자 더 이상 웃진 못했지만. 



알 수 없는 방을 돌아다니며 조각들을 가방에 주섬주섬 주워담아 가방 끈을 꽉 졸라매며 이마를 살짝 찡그리는 딘을 향해 카스티엘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카스티엘은 술에 너무 취해 딘이 왜 다시 돌아왔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가 다시 자신을 떠날 것처럼 보인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안 돼." 그는 신음하며 다급하게 딘을 올려다보았다. "아무데도 가지마."



"너 취했잖아." 딘이 단호하게 말했다. "잠이나 더 자."



"싫어." 카스티엘은 먼지 묻은 손을 내밀었다. "널 찾는데만 오개월이 걸렸다고. 가지 마."



딘은 한숨을 푹 쉬었다. "캐스..."



"제발." 카스티엘이 빌었다. 그가 허공에 손을 휘적일 동안 딘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냥 오늘 밤만이라도. 내가 깰 때까지만이라도 옆에 있어줘." 



"넌 네가 성가시다는거 모르지." 딘이 어둡게 말했지만 그의 눈과 손에서 따뜻함이 전해져왔기에 카스티엘은 생각없이 그저 웃어 넘겼다. 



다시 깨어났을 때 딘이 사라져있을 줄은 모르고.




~~~



그가 깨어났을 때 딘은 온데간데 없었다.



처음에 카스티엘은 눈치채지 못했다. 딘의 부재보다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중하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이렇게나 자기 자신이 혐오스러운 적이 없었다. 그의 머리는 쿵쾅 울렸고 속은 울렁거렸으며 갈증이 심했기에 혀가 어디까지 마를 수 있는지 궁금했다. 뿐만아니라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일어나는 것도 힘겨웠다. 어제 얻어맞은 부위의 통증은 모두 생생하게 느껴졌으며, 그가 일어나려고 하자마자 무릎이 너무 아파 다시 침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마침내 주위를 돌아보곤 혼자임을 알아차리자,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게 아님을 깨달았지만 그냥 죽고 싶었다



그는 자신에게 측은함을 느끼며 한동안 침대에 앉아있다 배출욕이 몰려와 어떻게든 화장실로 몸을 옮겼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비난하듯이 쳐다보다 욕조로 들어갔고, 쏟아지는 차가운 물에 기운을 회복하려 15분을 소요했다. 그 뒤로 잠시 주춤한 그가 허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침대로 돌아가기 위해 호텔 방 문을 열었을 때였다.



딘이 찌푸린 얼굴로 손에 커피 두 잔을 든채 걸어오고 있었다. 카스티엘은 거의 주저앉을 뻔하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한편, 딘은 충격으로 가만히 선 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진짜 안좋아보인다." 그는 단호하게 관찰했다.



카스티엘은 이성을 되찾았다. "뭐? 그거 이상하네. 나 춤춘 기분이거든." 그는 빈정대며 대답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침대 모퉁이에 앉아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자신의 머리에서 물기가 흘러 흑갈색의 타일을 뚝뚝 적시는 걸 침울하게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딘과의 재결합이 이것보다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커피잔이 그의 옆에 있던 탁자 위에 올려졌고 그의 어깨 위로 손이 내려왔다. "누워 있어, 캐스. 네 몸상태 확인해보게. 걔네들이 널 다치게 했을거야." 



"오, 이제 날 챙겨준다 이거지." 카스티엘이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앞으로 너 엿먹이려면 나부터 초주검이 되야한다는 걸 명심해야겠네." 하지만 그는 뒤로 누워 매트리스로 몸을 움직였다. 딘이 옆에 앉아 손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자신의 갈비뼈를 확인하는 동안 카스티엘은 베개에 머리를 베고 쉬고있었다. 



딘이 그를 관찰하는 동안 그도 딘을 탐구했다. 블라인드를 통해 내리쬐는 햇살이 그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고, 딘이 쓰고있는 야구모자 아래 더욱 짙어졌다. 딘이 모자 아래 얼굴을 숨기려는 모습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그를 짜증나게 만들었기에, 카스티엘은 그에게 손을 뻗어 모자를 들어올렸다. 딘이 놀라서 그를 내려다봤을 때, 카스티엘은 그가 얼마나 지쳐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은 그을렸을지언정 눈가에 있는 다크서클이나 눈꺼풀의 붓기를 가려주진 못했다. 그는 카스티엘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나이들어 보였으며, 카스티엘은 그게 딘이 살이 빠져서 그런건지 그가 하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알지 못했다. 평소보다 긴 머리의 그를 보는 것도 낯선 것은 마찬가지였다. 모자를 벗기자 땀에 젖은 앞머리가 이마까지 내려왔다. 



이 사람은 딘이었지만 동시에 낯선 이기도 했다. 새로운 딘. 카스티엘은 그에게서 낯선 모습을 보았고 적잖이 위협적이었다. 



카스티엘의 눈빛에 딘은 당황한 듯이 시선을 피했다. 손가락은 그의 몸을 쓸어내렸고 딘은 목을 큼큼 가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괜찮아질 거야." 그가 자신의 커피를 집어들고는 뚜껑을 열며 선언했다. "이번 일로 네가 배운게 있길 바라. 너 그런식으로 돈 함부로 막 쓰면 안 돼. 사람들이 널 쉽게 볼거라고. 특히 네가 술에 취했을 때." 



"신경 안 써." 카스티엘이 생각없이 내뱉었다. 딘이 눈썹을 들어올리자 친숙한 느낌이 들어 카스티엘은 거의 울 뻔 했다. 



"오, 그럼 너 죽고 싶었던 모양이구나." 딘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제 만족해?"



"너 여태까지 계속 멕시코에 있었어?" 카스티엘이 얼굴을 찡그리며 지적했다. 



딘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주위에 있었지." 그는 한동안 카스티엘을 쳐다보다 가방으로 손을 뻗었다. 그는 알약 한 통을 꺼내 침대쪽으로 던졌다. 카스티엘은 잡는 데 실패했다. "자, 두통에 도움 될거야." 



카스티엘은 무슨 약인지도 확인하지 않고 도로 그에게 던졌다. "안 먹을래. 나 약 끊었어." 



딘이 씩 웃었지만 보기에 썩 좋은 미소는 아니었다. "그러시겠지. 술도 끊었을거고. 참 좋은 본보기네, 캐스." 



그 말에 카스티엘은 크게 웃었다. 웃음소리는 생각보다 씁쓸하게 들렸고 카스티엘은 자신의 웃음소리가 마치 히스테리 환자처럼 들린다고 깨닫자 웃는 걸 멈췄다. 그는 최악의 숙취와 함께 그곳에 드러누웠고 딘이 캠프에 있던 시절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참 재밌는 일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척은 어때?" 딘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집으로 돌아갔지. 다시 글 쓰기 시작했더라. 사라랑 약혼했고."



"사라?"



"탤러해시[각주:1]출신 금발머리. 어딜가나 클라리넷 들고다니던 애."



딘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난다. 와, 척한텐 잘 됐네." 그는 얼굴을 찡그리곤 입술을 오므린 채 카스티엘의 옆을 쳐다보았다. "캐스, 근데 너랑 사라랑 몇 번 자지 않았어?"



카스티엘은 속이 뒤집어지는 느낌에 한숨을 푹 쉬었다. "기억 안 나. 진짜 아무 것도 기억 안 나. 그 땐 내가 약쟁이였잖아. 미안하다, 딘."



"그땐? 너 어젯 밤에도 그 수준이었어, 캐스. 내가 거기 없었으면 지금쯤 병원에 있었을걸."



"나도 알아." 카스티엘은 딘의 눈을 마주볼 수 없었기에 대신 천장만 바라보았다. "널 다시 잃었다고 생각했어. 어떻게 보면 무너진 거지. 원래 술 안마셨던 거 맞아. 루시퍼가 죽은 뒤로 한 번도 안 마셨었다고." 



딘은 침묵에 빠졌고 카스티엘은 그와 시선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한동안 그들 중 아무도 말을 하지 않다 딘이 망설이며 먼저 말을 꺼냈다. 마치 대답을 듣고 싶지 않은 것처럼. "누가 살아남았어?"



카스티엘은 고개 저었다. "나만."



그는 자신의 동료를 쳐다보았다. 딘의 그을린 얼굴은 창백하게 변했고 눈이 찌푸려졌다. "아." 그는 간단히 말하고는 눈을 돌렸다. 



카스티엘은 신음을 참으며 겨우겨우 침대에서 일어나 팔꿈치로 기대 옆으로 누웠다. "우리도 알고 있었어, 딘. 모두가. 우리 모두 그게 자살 임무나 다름 없다고 알고 있었어. 아무도 그곳에서 살아남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 거기엔 나도 포함되고."



"무슨 소용이야?" 딘은 매몰차게 말하며 그에게서 등을 돌려 창 밖을 쳐다보았다. "나 때문에 죽은 거잖아."



"그리고 넌 루시퍼를 이겼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지 마."



딘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카스티엘은 어색하게 일어나 커피를 집어들고는 벽에 기댔다. 뜨거운 블랙커피는 그가 정확히 좋아하는 것이었고, 그는 딘이 자신의 취향을 기억한건지 아니면 단지 우연인지 궁금해했다.



"너 이제 나 따라오면 안 돼." 딘이 부드럽게 말했다. "네가 여기 있는걸 원치 않아."



"글쎄, 힘들 것 같은데." 카스티엘은 언짢게 말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느라 한 해의 가장 좋은 시기를 보냈는데 이제 와서 다 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절대 안 되지."



딘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왜, 캐스? 왜 그런 일을 한거야. 왜 그랬는데?" 




카스티엘은 놀라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내 친구니까 그런거지, 이 멍청아." 딘은 정말 모르는 걸까?




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그것보다 더한 뭔가가 있으니까 그런거지." 그는 찡그렸다. "해변에서 널 버려두고 갔을 때 넌 무너졌다고 했잖아. 날 잃었다고 생각하고는....망할, 캐스. 난 네 책임자가 아니야. 강아지처럼 날 졸졸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고. 난 네 보스도 아니야. 너한테 명령을 내리고 할 일을 주는 재커라이어도 아니고. 나 없이도 너만의 삶을 살 수 있잖아."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하마터면 카스티엘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을 뻔 했다. 대신 그는 다른 말을 택했다. "너와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할 거라 생각했어. 그....그 모든 이후에. 네가 혼자라고 생각하는게 싫었거든."



"나도 다 컸어, 캐스. 내가 알아서 돌볼 수 있다고."



"그럼 왜 몇 달 간 잠도 안 잔 것처럼 보이는데?"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뛰쳐나간 말에 카스티엘은 자신의 혀를 깨물었다. 딘은 그런 질문에 시달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는 위협적으로 웃으며 고개 저었다.



"어젯 밤에 누가 널 구했는지 기억하라고, 캐스. 여기서 누가 돌봐야할 사람이 있다면 바로 너야. 그리고 난 사람들을 신경쓰는 일은 충분히 했어. 넌 내 동생이-" 그는 문장을 끝내기도 전에 말을 멈추고는 얼굴이 확 달아올라 다시 등을 돌려 창가로 갔다. "여기선 못 머물러. 너 때문에 날 쫓아오는 악마들이 생길거야. 할 수 있다면 멕시코에서 떠나야 해."



"나 미행 안 당했어, 딘." 카스티엘은 싫증 나서 젖은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넘겼다. "좀 믿어줘 봐." 



"그래, 그러시겠지." 딘은 그를 넌 바보고 난 모든 걸 알고있다 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카스티엘은 온 몸이 곤두섰다. 



"딘, 도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



"너 국경선까지 넘었잖아? 모든 국경 수비대가 악마한테 씌였다고. 널 보자마자 누군지 알아차렸을 걸. 걔네는 널 보낸다음 네가 날 따라오는지 확인했을거야. 참 고맙네."




카스티엘은 벙쪄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국경 수비대를 기억하지 못했다 - 멕시코에는 일주일 전에 들어왔니까. 악마들은 정말로 그를 쫓아왔던 걸까?




"어떻게 날 찾았어?" 딘이 집요하게 물었다. "그게 무슨 우연의 일치나 운명이라고 말하진 마. 둘다 안 믿으니까."




카스티엘은 심호흡을 했다. "그래, 뭐. 어쩌면 믿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둘다 약간 맞는 것 같거든."




딘은 잠시동안 그를 향해 눈을 깜빡이다 평온하고 따스하게 미소지었다. 몇 초간은 예전의 그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우리 지후아타네호 해변에서 만난 거잖아."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 많은 장소 중에서 거기라니. 그거 무슨 운명이나 그런 느낌인데." 



카스티엘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딘이 더 크게 미소짓자 얼굴에 혼란스러움만 가중됐다. "너 <쇼생크 탈출> 본 적 없지?" 그의 말에 카스티엘은 짜증이 샘솟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사람들이 영화나 텔레비전 쇼에 대해 말할때면 지루하고 소외된 기분이었다. 그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딘의 눈이 빛나고 있었기에 카스티엘은 간단히 고개만 젓고 이 대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지켜보기로 했다.



딘은 그의 침대에 앉았다. "앤디랑 레드라는, 수십 년동안 감옥에 갇혀 지내면서 베프가 되는 두 죄수의 이야기야."  그가 진지하게 말했고, 그건 그 날 아침 카스티엘이 들어온 그의 목소리 중 가장 감정이 많이 담긴 듯한 모습이라 카스티엘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앤디는 지후아타네호의 해변에 대한 꿈을 꿔. 그러고는 출소하고 난 뒤 남은 여생을 그곳에서 보낼거라고 말하지. 앤디는 탈출했고 레드는 몇 년 동안 그를 못 봐. 마침내 그가 풀려났을 때, 그는 지후아타네호로 가...앤디가 기다리고 있었지. 그렇게 다시 만나. 무슨 동화같은 이야기인데 난 해피엔딩은 역겹다고 생각하거든. 다 큰 남자도 울게 만든다고." 딘의 얼굴은 부드러웠다.



"난 지도에서 지후아타네호를 보고나서 쇼생크 탈출을 떠올렸어, 그게 내가 여기 온 이유야. 다음 날 해변가를 걷고 있었는데 네가 거기 있더라. 이거 되게 이상해."



"그거 러브 스토리야?" 카스티엘이 생각없이 내뱉었다.




딘은 인상을 팍 찡그렸다. "톰 로빈스랑 모건 프리먼이? 미쳤어? 아니지."




"그럼 넌 우리가 그 사람들 같다는 거네." 카스티엘은 딘처럼 생각하려 노력하며 말을 이었다. "연락이 끊겼는데 같은 해변에서 만난 거잖아. 난 그게 일종의... 운명이라 생각해."




"내가 톰 로빈스야." 딘이 재빨리 말했다. "모건 프리먼은 신 역을 맡은 적 있으니까. 그게 너한테 더 잘 어울리지."




"난 신이 아니야." 카스티엘은 엄숙하게 지적했다. "신성하지 않다고. 적어도 지금은."




딘은 그를 쳐다보았다. 카스티엘은 그를 되쏘아보았다. 둘 사이에 무언가가 오고갔지만, 카스티엘은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몰랐고 갑작스럽게 유추해내기엔 너무 피곤했다. 




"우리 떠나야 해." 딘이 갑자기 선언했다. "넌 차에서 자. 어서 옷 입어. 여기서 나가자, 레드[각주:2]."




~~~



그들은 캠프에 있을 때와 똑같은 딘의 지프에 올라탔고 카스티엘은 낡은 닷지 트럭을 버려두었다. 혼자서 운전하고 다닌지 너무나도 오래되었기에, 조수석에 앉아 다른 사람과 다니는 건 적응되지 않았다. 카스티엘은 딘과 함께 있다는게 믿기지 않아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자칫하면 픽 하고 연기로 변할 것처럼. 물론 딘은 그러지 않았지만 카스티엘은 계속 그에게 시선을 두었다.



"그만하면 안 돼?" 한 시간 뒤 딘이 그를 톡 쏘아보았다. "편집증에 걸릴 것 같아."



"미안." 카스티엘이 중얼거리며 이마를 문질렀다. 선글라스는 그의 두통에 도움되지 않았고 북쪽으로 향하는 길이 울퉁불퉁하다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정말 이런 식으로 딘과 재회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카스티엘은 곧 죽을 것만 같았고 딘은 그가 언제라도 토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물론 카스티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너 정말로 8월부터 술 한 번도 안 마셨다고?" 딘이 그를 살펴보며 말했다. "그래서 숙취가 그렇게 센거야?"




"그런 것 같아." 조수석 창에 머리를 기대며 카스티엘이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지프가 울퉁불퉁한 길을 달릴 때마다 그의 머리가 유리창에 쿵쿵 부딪혔다. 그는 두통에 끙끙대며 시트에 뒤로 누웠다. "전엔 이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그는 동정을 바라지도 않고 그냥 투덜댔다. 사실대로 말한 것 뿐이니까. 




"네가 이것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것도 봤는데." 딘이 골똘히 생각했다. "캠프에 있을 땐 한 번도 취한 걸 못봤어." 



"그 땐 어느 정도는 천사였으니까. 그게 날 지켜준 거겠지." 카스티엘은 그 당시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한숨 지었다. "사실, 내가 완전한 인간이었다면 과다복용으로 열 번도 넘게 병에 걸렸을 걸. 아무리 마셔도 한계가 없는 것 같더라." 




"그래, 알겠어." 딘의 목소리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카스티엘은 너무 아파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카스티엘은 딘이 다시 질문하기 전 몇 분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 인간이라는 거야? 엔젤 모조가 없다고?" 




"루시퍼는 지상을 걷는 마지막 천사였어." 카스티엘이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그가 죽은 순간 난 인간이됐지."



"잘 됐네." 잠시 후 딘이 빈정거렸다. "도움이 돼서 기쁘다." 




카스티엘은 그를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딘, 난 널 탓하는게 아니야." 



"그런 말 한 적도 없잖아." 딘이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지만 신빙성 있는 말이었다. 



"도대체 무슨 문제야?" 카스티엘이 짜증내며 물었다. "왜 그런 식으로 구는건데?"




딘은 운전대를 잡은 손을 내려다보다 차를 후진시켰다. "난 멕시코에서 나갈 거야, 캐스. 우리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넌 그냥 떠났으면 좋겠다. 계속 널 돌봐줄 수 없어. 난 내 갈 길 가고싶다고."




카스티엘은 그의 말로 인해 속이 쿡쿡 찔리는 것을 무시하려 애쓰며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말했다. 




"왜? 이젠 못마땅한거야?"




딘은 앙심을 품은 듯이 쳐다보았다. "네가 원한다면 여기에 내버려두고 갈 수도 있어."




카스티엘은 자세를 고쳐 앉아 속이 울렁거리는 걸 무시하려 했다.




"난 널 떠나지 않을거야, 딘."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넌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고 니가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없어. 악마들이 널 뒤쫓고 있다며. 넌 도망 중이고 많은 사람들이 네 얼굴을 알잖아. 너 내가 집으로 돌아간 걸로 알려져 있다는 거 알아? 넌 나보다 유명하다고! 남은 여생을 계속해서 경계하며 살아야하는 거잖아. 넌 지원군이 필요해." 



"내 자신은 내가 알아서 돌봐." 딘은 이를 갈며 도로를 향해 얼굴을 찌푸렸다. "유모따윈 필요 없다고, 캐스. 그리고 돌봐주지도 않을거야." 




"나도 스스로 돌볼 수 있어." 



"네, 어젯 밤에도 참 잘하셨습니다."



"취했었잖아.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거야." 카스티엘이 그를 세게 노려보았기에 딘도 그를 억지로 쳐다봐야만 했다. "딘, 어쩌면 내 능력은 이제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아직 싸울 수는 있어. 인간이 지구상에 발을 딛기 훨씬 전부터 군인 생활을 했으니까. 단지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할 뿐이고. 일단 그렇게 되면, 내 자신 뿐만 아니라 너도 지킬 수 있을 걸."




딘은 믿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고 그는 다시 눈을 길가로 돌렸다. "미안한 얘긴데 내가 널 못봤더라면 장클로드 반 담[각주:3]이 나왔겠네."




카스티엘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도 어젯밤에 한 녀석한테 주먹을 날렸잖아. 똑바로 볼 수 없었는데도 말이야. 본능이라니까."



"그래. 근데 막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것처럼 보이진 않더라. 실력보단 운이었잖아. 딱히 힘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 차라리 거친 말만 하는게 나았을 걸."




"딘, 차 세워."



"뭐라고? 왜? 나한테 욕하게?"



"그냥 차 세워봐."



그들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지프에서 내렸다. 카스티엘은 땅으로 발을 내딛은 순간 무릎 통증 때문에 움찔했지만 무시했다. 그의 앞에 선 딘의 표정에는 장난기가 가득했지만 카스티엘이 주먹을 쥐어 들어올리자 놀라움으로 변했다. 




"지금 장난하는 거지." 딘이 눈을 굴리며 콧방귀를 꼈다.



"나 한 대 쳐봐."



"돌았어? 넌 손 대기만 해도 토할 것 같은데! 너 진짜 핼쓱해!"



"딘, 나 좀 쳐봐."




딘은 뒷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넣은 채 그를 관찰했다. 카스티엘이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을 때 딘은 균형을 잃기 충분할 정도로 그의 턱을 세게 때렸고, 아프지 않을 정도로 그의 무릎에 충격을 주었다. 카스티엘은 무릎꿇고 땅에 주저앉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고 입에서 저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미안." 딘이 살짝 후회하는 듯이 말했다. "그래도 때려달라고 했잖아." 




"너 미워." 카스티엘의 손가락은 붉은 흙을 그러쥐고 있었다. 




"컨디션 좋아지면 다시 해 보자." 딘은 그를 일으키기 위해 손을 내밀며 제안했다. 카스티엘은 심술부리며 손을 내치고는 도움없이 스스로 일어섰지만 엄청난 고통을 느꼈고, 딘은 그저 쳐다보고만 있었다.




"와우." 딘이 경쾌하게 말했다. "거의 죽을 뻔한거 아니야?"



"닥쳐."



"차까지 가는데 도와줄까?"



"엿 먹어."



"솔직히 너 나 찾아서 기쁘지 않아? 순조롭잖아."




카스티엘은 차에 오를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딘이 차 문을 꽝 닫자 움찔했고, 몸을 지탱하기 위해 거치대에 손을 올렸다. 딘은 시동을 걸고 그에게 물 한 병을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무함마드 알리씨. 이거 마셔. 너 탈수됐잖아."




카스티엘은 말 없이 그것을 받아 들고는 차가 출발하는 동안 몇 모금 마셨다. 그는 딘을 다시 쳐다보지 않았다. 그는 옆으로 돌아 창밖을 쳐다보며 자신이 완전히 비참하고 어리석다고 느꼈다. 그러나 잠시 후, 무언가가 떠올라 그는 뻣뻣하게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휴대폰을 꺼냈다.



"전화부에 번호 한 개 밖에 없어." 그는 딘에게 휴대폰을 내밀며 말했다. "전화 해."



"누군데?"



"널 걱정하는 사람. 물론 나 말고." 



딘의 이마에 주름이 패였다. 그는 전화를 걸었고 약간의 어색한 인사 뒤에 수 많은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척에게 지난 밤 자신이 어떻게 카스티엘을 구해줬는지 얘기하기 시작했다. 



카스티엘은 딘이 대화를 끝내기도 전에 차창에 머리를 기대 잠들었다. 


2-3 보기 →



*각주

  1. 플로리다 주의 주도. [본문으로]
  2. 레드가 바로 모건 프리먼이 맡은 역입니다. [본문으로]
  3. 벨기에 태생의 미국 영화배우이자 무술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