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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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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6294.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10. On the road (4)




둘 모두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시멘트 바닥에 부딪힌 순간, 카스티엘은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딘이 웃으며 복부에 주먹을 강타할 때 그는 발버둥치다 칼을 떨어트릴 뻔 했지만 마지막 순간 손을 꽉 쥐어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 딘이 그의 손목을 쥐고선 땅에 쾅 내리쳐 신음이 절로 새어나와도 칼은 놓치지 않은 채였다. 




하지만 혼돈이 뒤따른 건 사실이었다. 딘을 찌를 순 없어! 그가 몸부림치며 생각했다. 딘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악마를 빼낼 방법이 필요해.




"난 네가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딘은 그의 위에 걸터앉아 흡족한 미소를 띄며, 카스티엘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잖아. 안 그래?"




카스티엘은 마음 속으로 딘에게 사과한 뒤 무릎을 들어올려 최대한 세게 급소를 강타했다. 그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 카스티엘은 두번 잴것도 없이 바로 그의 위에 올라탔다. 그를 찔러서 목숨을 해치우지는 못할지라도 딘의 몸에서 악마를 빼낼 수는 있을테니까. 떨리는 손으로 칼을 쥔 그는, 딘에게 상처 입혀야 한다는 사실에 질색하며 동맥을 피해 팔을 찔렀다. 




그의 밑에 깔린 남자는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난 악마가 아니라고, 멍청아." 그 말은 꼭 딘이 하는 것처럼 들려 소름끼칠 정도였고, 그 존재는 비정상적인 힘으로 그를 밀쳐냈다. 카스티엘은 소리를 지르며 딘의 팔을 붙잡았다가... 손에 피부 가죽이 잡히자 또다시 소리 질렀다. 인쇄기 옆의 쇠로된 부분에 등을 가댄 그는 손에 잡힌 2피트는 넘는 살 조각을 쳐다보았다.




"쉐이프 시프터였군." 기계의 웅웅대는 소리에 머리가 울리는 듯한 현기증을 느끼며, 카스티엘은 그것을 손에서 내려놓았다. "딘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




"살아 있으니 너무 화내지 말라고." 쉐이프 시프터는 잘난 체하며 일어서 칼을 집어들었다. "걔는 돈이 꽤 짭짤했거든. 너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돈을 두배로 받는 편이 낫겠지?"




"악마한테 넘겼단 말이야?" 충격받은 카스티엘은 숨을 들이마셨다. 




시프터는 어깨를 으쓱이곤 딘이 절대 지을 리 없는 잔혹한 표정을 지었다. "젠장, 누가 와서 그녀석을 잡아가는 건 시간문제였다고. 이 멍청한 가짜 얼굴도 결국 내가 걔 생각을 읽는 건 막지 못하더라." 그는 씩 웃으며 카스티엘의 발목을 걷어찼다. "세상에, 게다가 어느 누가 천사들이 발정난 놈이라고 생각했겠어? 넌 다크호스야, 캐스."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 카스티엘은 말을 확 끊고선 그가 보는 앞에서 일어섰다.




"사과하지." 쉐이프 시프터가 비꼬듯이 말했다. "곧 죽을지도 모르는데 별명 따위나 걱정하다니."




카스티엘은 그의 어깨 너머로 문 밖의 창고를 쳐다보았다. 무언가가 그에게 딘이 그쪽 방에 있다고 말해주었다. "상처 하나라도 입혔으면 갈기갈기 찢어버릴 줄 알아." 카스티엘은 이제 어떻게 할지 궁리하기 위해 시간을 벌었다.




"어떻게? 잃어버린 은총으로? 그렇게는-"




카스티엘은 고개숙여 돌진하며 최대한 힘을 끌어모아 그의 복부를 강타했다. 시프터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배를 부여잡은 채 기계쪽으로 나가떨어지며 순식간에 파묻혔다. 그 생물이 컥컥대며 소리치는 동안, 카스티엘은 몸을 정돈하고선 큰 두루마리에 감긴 종이에 흩뿌려진 피를 바라보았다. 쉐이프 시프터는 기계에 달린 레버에 등이 꽂힌 상태였다. 커다란 금속이 가슴을 뚫고 삐져나왔으며, 적어도 10인치는 되어보이는 상처에서 피가 뚝뚝 흘렀다. 




카스티엘이 헐떡이며 그 광경을 지켜보는 동안, 쉐이프  시프터는 어떻게든 일어서려 발버둥쳤지만 완전히 역부족이었다. 출혈이 너무 심했다. 카스티엘은 피로 물든 바닥을 내려다보며 칼을 집어들었다. 




"죽이지 마." 시프터가 입에서 피를 내뿜으며 빌었다. "죽이지 말아줘! 걔네가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이야ㅡ 죽이지 마!"




"죄없는 사람들을 죽였잖아." 카스티엘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죽이면 안 돼!" 그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간청했다. "안 돼, 제발!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이렇게 빌게. 하지 마!"




카스티엘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도망치지 못하겠다고 확신한 뒤 딘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진짜 딘은 카스티엘이 예전에 봤던 나무 판자에 가차없이 묶여있었고, 계속 몸부림치던 중이었는지 새빨간 얼굴로 분노 가득한 눈빛을 내비췄다. 카스티엘은 시프터가 그의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주고선 말없이 밧줄을 끊어냈다.




"이 개자식이!" 욕지거리를 내뱉은 딘은 콜록대며 땅에 침을 뱉었다. "왜 재갈을 물릴 때마다 더러운 걸 쓰냐고! 끔찍한 맛이란 말야!"




"그녀석은 처리했어. 물어봐줘서 고맙다." 카스티엘은 밧줄에 집중하며 멍하게 말했다.




"걔 죽였다고 하진 말아줘. 확 혼쭐낼테니까." 마침내 밧줄이 풀리자 딘은 손을 확 빼내며 엄포를 놓았다.




"혼쭐낼 수 있을거야." 카스티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딘은 벌떡 일어나 쉐이프 시프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미 지친 카스티엘이 그를 따라잡은 건 시간이 살짝 지나서였다. 그가 도착했을 때 딘은 시프터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맛이 어떠냐고 묻던 참이었다.




창고를 둘러보던 카스티엘은 기계들을 꺼야겠다는 사명감에 스위치를 찾아냈다. 그가 빨간 버튼을 누르자 장치들이 모두 멈췄다. 사방이 고요해지자 그제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끝내주지, 응? 맛있지 않아?" 




카스티엘은 딘의 뒤에 선 채 인쇄기에 몸을 기댔다. "널 악마에게 넘기려고 했었대." 그가 딘이 몰랐을 경우에 대비해 말했다.




딘은 시프터의 입에서 헝겊을 확 뺀 뒤 위협적인 눈빛을 내보였다. "알고 있는 거 다 불어." 그가 명령했다. 



시프터는 몸을 떨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가 만약 인간이었다면 죽음에 이르렀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이상 상처만 입었을 뿐이었다. 그를 죽일 수 있는 길은 은제 칼로 심장을 찌르는 방법밖에 없었기에, 그는 딘의 손에 들린 칼을 겁에 질린 채 쳐다보다 고개를 흔들었다.



"말해주면 죽이지는 않을게." 카스티엘이 약속했다.




"믿어도 되는건가?" 시프터는 침을 뱉었다.




"난 천사였었다. 그러니 한번 내뱉은 말은 지킬 수 밖에." 




카스티엘의 말에 딘이 재밌다는 표정을 짓자 시프터도 무언가가 이상함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사실이야? 더 이상은.. 이제는 생각이 안 읽혀서 그런데, 사실 맞아?"




딘은 고개를 끄덕이곤 그에게로 고개 돌렸다. "유감스럽게도 그래. 넌 피부가 다 떨어질 때까지는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시프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눈을 감았다. "아- 악마 이름은 세바스찬이야. 그 자식이 널 원해."




"세바스찬이라고?" 딘은 눈썹을 치켜들었다. "벌써부터 마음에 안 드네. 꼭 늙은 부잣집 아줌마 애완견 이름같거든." 




"그 자식이 딘을 원하는 이유는?" 카스티엘이 그를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의식 때문이라던데." 시프터가 콜록거리자 입에서 피가 떨어졌다. "아-아주 큰 의식이래. 그놈들은 루...루시퍼를 죽인 사람을 필요로 해."




딘은 얼굴을 찌푸렸다. "왜지?"




시프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눈은 살짝 번뜩이다 이내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그가 진짜 딘이 아님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스티엘은 그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그의 모습은 딘과 정말 똑같아 보였고, 카스티엘은 불현듯 척의 예언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게 그 뜻일까? 척은 진짜 딘이 아닌 딘의 모습을 한 존재가 그가 보는 앞에서 죽는 걸 봤던 걸까?




하지만 쉐이프 시프터의 목은 그대로였고, 척은 딘이 죽을 때 카스티엘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이봐, 왜이래." 딘이 손짓하며 투덜댔다. "도와줄 것처럼 굴더니 달랑 한마디만 하고 끝낼거야? 의식이 정확히 뭐지? 왜 내가 필요한데?"




"몰라." 시프터가 쿨럭대며 말했다. "네 피를 원한다는 건 확실해. 그게 다야. 네 피가 없으면 의식을 할 수 없나보지. 그걸 얻으려면 뭐든지 다 할걸. 다른건 정말 모른다고 맹세할 수 있어. 내 목숨도 걸 수 있다고! 그러니까 풀어줘, 제발! 이걸 없애달란 말이야!"




딘이 카스티엘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자, 카스티엘은 무표정하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카스티엘은 알았다. 그는 왜 딘의 피가 필요한지 알았다. 냉기가 그의 배를 감쌌지만 그 전에 처리할 일이 있었다.




"큰 도움이 됐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선 시프터의 심장을 있는 힘껏 찔렀다. 쉐이프 시프터가 바로 죽어버리자 카스티엘은 일말의 동정심도 느낄 수 없었다. 




"말도 참 잘 지키네." 딘은 그리 놀랍지 않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카스티엘은 한기를 느끼며 그쪽으로 뒤돌았다. "천사들이 하는 말은 믿어선 안 돼."





~~~





피를 씻어낸 그들은 차로 향했다. 딘은 카스티엘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리다 시동을 거는 대신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그가 물었다.



카스티엘이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자 딘은 장난기 없이 웃었다. "말해봐, 캐스. 걔네들이 뭘 하고 있는지 알거 아니야. 내 피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네가 포커 페이스를 짓는 걸 봤다고. 조건이 뭔데?"




카스티엘은 눈을 감고선 호흡을 크게 들이마셨다. 미리 알았어야 했다. 샘의 시신이 사라졌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짐작했어야 했지만- 그는 그렇게 영리하지 못했다. 더이상은 아니었다. 이제 인간의 지성을 가졌으므로 전처럼 연결점을 쉽게 찾기란 힘들었다. 




"어떤 주문들은 강한 악마들만 사용할 수 있어." 그가 말을 시작했다. "세바스찬도 그 중 하나일거야. 피를 원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부활 의식 때문이야. 샘의 시신을 가져간 건 그를 다시 살리기 위함이고."




딘은 그 말을 듣자마자 하얗게 질렸다. "불가능해." 그가 간신히 말했다. "죽은 사람들을 다시 살리지는 못하잖아. 그러니까, 그렇게는...도저히..."




"나도 널 되살렸잖아." 카스티엘은 딘이 충격받은 나머지 제대로 된 생각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기시켰다. "그리고 그건 가능해." 




"그래도... 걔네는 못할거야. 그렇게는 못하겠지. 새미를 왜 살리려 하겠어?"




카스티엘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딘, 걔네가 살리려는 건 샘 뿐만이 아니야. 루시퍼를 죽인 자의 피를 시신에게 주면 루시퍼가 돌아온다고. 그건 가장 어두운 흑마법인데다 그게 정말 될거라는 보장은 없어. 하지만 시도하려는 것 같아."




"루시퍼는 죽었잖아." 말을 끊은 딘의 눈은 번뜩였다. "천사였는데 죽었다고. 너도 천사들을 다시 못 살리잖아. 정말 확실한거야?"




카스티엘이 그를 비난하듯 쳐다보자 딘의 얼굴은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보기좋게 구겨졌다. "아, 그래. 하지만 그 땐 신이 널 살렸다고 했었지." 




"아직도 정말 그 분이 그랬는지는 몰라, 딘. 어쨌거나 그건 선례였고 내가 살아났다면 악마들이 루시퍼를 못 살릴 이유는 뭐가 있겠어?" 그는 시트 위에서 불편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번엔 루시퍼가 천사로서 돌아올지는 모르겠어. 악마들의 주술이거든. 샘에게는 루시퍼의 힘이 일부만 남아있을 뿐이고 몸 속에 있는 악마 피랑 합쳐질 수도 있단 말이야. 어쩌면 세바스찬은 가장 무시무시한 악마를 데려올 수도 있어. 루시퍼같은게 아니라... 다른 존재를."



"걔가 심슨에 나오는 광대든 뭐든 상관없어, 캐스. 이걸 막아야 할 거 아냐!"




"분명 루시퍼가 죽은 날에 의식을 치룰거야." 




딘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사흘 남았다는 뜻이잖아. 젠장, 그래서 요즘엔 날 쫓아다니지 않았던 거군. 적어도 지금까지는 내가 필요없다는 걸 알았던 거야." 그러다 눈을 다시 크게 떴다. "그 말은 마지막 순간에 날 붙잡을 계획이 있다는 말이지. 그래서 걔네가 행동을 멈춘거야, 캐스. 살인을 그만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고. 이미 다른 방법을 찾아낸거야."




카스티엘은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가 말했을지도 몰라. 널 찾을 방법을 알거야."




"좋네. 아주 끝내준다." 딘은 운전대에 주먹을 세게 내리친 뒤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엘로이즈."




카스티엘은 생각에 잠겼다. "엘로이즈는 우리가 어딨는지도 모를테니까 이 얘기는 절대 해서는 안 돼."




딘은 고개만 가로저을 뿐이었다. "정말 미친 것 같아, 캐스. 걔네가 어떻게..." 그의 목소리는 차츰 줄어들었고, 동그랗게 뜬 눈으로 카스티엘을 쳐다보았다. "그 사람은 샘이잖아. 샘의 몸이라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지? 편히 잠들게 놔둘수는 없는거야/"




카스티엘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딘은 손에 얼굴을 파묻고선 한참을 있다가 조용히 물었다. "걔네가 루시퍼를 부활시킬 수 있다면, 샘도 부활한다는 뜻일까?"




"샘은 이미 없어, 딘."




"그러지 말고, 캐스. 이론상으로 따져보자고. 루시퍼가 들어있지 않은 샘의 몸을 가져오면... 샘을 살릴 수 있을까?"




카스티엘은 그런 말을 해야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니. 샘은 떠났어. 루시퍼가 태워버렸고, 다시 돌아올 수 없을거야."




딘은 냉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운전대를 세게 내리친 뒤 소리쳤다. "빌어먹을 개자식들!"




그들 모두가 앞유리 너머로 보이는 공터만 바라보고 있을 때 침묵이 깔렸다. 카스티엘은 딘이 다음에 할 말을 이미 알고있었다. 




"걔네한테는 내가 살아있어야 이득이지?"




"응. 하지만 다른 건 꿈도 꾸지마, 딘." 




"내가 막을게. 척이 본게 바로 그거일 거 아냐. 그건 누구한테 살해당한게 아니었어, 캐스- 루시퍼의 부활을 막기 위해 날 죽인거라면 그건 분명-"




"안 돼!"




카스티엘의 소리침은 둘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런 뒤 팔을 세게 붙잡은 손은 딘이 악 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그런건 꿈도 꾸지마, 딘! 감히 그럴 생각은 하지말라고! 악마 패거리들에게 계획이 있다고 해서 자살을 할 이유는 없잖아-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단 말이야! 선례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도 몰라. 알아들었어? 주술을 쓴다 하더라도 아무 일도 없을지 모른단 말이야. 게다가 네가 없으면 걔네가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넌 그냥 기일이 지나갈 때까지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면 돼."




딘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시선을 돌렸다. 카스티엘은 숨이 차 헐떡거리며 팔을 놔주고는 뒤로 물러났다. 잠시 동안은 딘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처럼 보였으나, 누군가가 스페인어로 부르는 노래가 카스티엘의 주머니 안에서 울려퍼졌다. 확 짜증이 난 그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리빙라비다로카'와 딘의 표정을 무시하려 애쓰며 폰을 꺼냈다. 




"안녕, 척." 그가 발신인을 확인하며 전화를 받았다. "타이밍이 안 좋아서 그런데 나중에 전화 걸어도 될까?"




"그래." 척이 기꺼이 대답했다. "여긴 헐리우드고 다들 밤낮없이 깨어있으니까. 아니지, 그건 뉴욕이구나. 헷갈려서 그래. 네온이 너무 많네."




세상이 또다시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카스티엘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입을 열고 숨을 들이마시자 딘은 곁눈질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캐스, 괜찮아?" 척이 물었다.




"괘-괜찮아." 카스티엘은 겨우 말을 이을 수 있었다. 통화하는 이는 척이 아니었다. 물론 그의 목소리처럼 들리긴 했지만, 정말 그는 아니었다. 어떻게 그걸 알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그가 아니었다.




"어쨌거나 너희 어디있는거야?"




"오하이오에. 오하이오에 있어."




딘은 거짓말임을 눈치채고는 고개를 휙 들었다. 




"오하이오 어디?"




카스티엘은 어떻게 말해야할지 궁리했지만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나긴 침묵 끝에, 척이 마침내 말을 이었다. "맞춰볼게, 역시 너희들을 속이는 건 무리네. 안 그래?"




"척에게 상처라도 입혔다간 봐." 카스티엘은 옆에서 딘이 긴장하는 것을 감지하며 말했다. "그한테서 당장 나와. 들려? 그를 놔두라고, 이 개자식아."



"몇 시간 밖에 안 됐는데 이 좋은 몸을 버리라고? 내가 왜 그래야하지? 이 녀석도 찾기 힘든 건 마찬가지였단 말이야! 그 때 내가 네 머릿속을 잠깐 들여다봤던거 기억하나, 카스티엘? 네가 어떻게 싸웠는지? 넌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지. 난 얘 아내도 봤거든. 시간이 꽤 걸리긴 했는데, 딘의 소중한 친구가 도와줘서 그녀를 겨우 찾을 수 있었어. 그 모든 노력은 결국 신이 동정심을 가져서 예지몽만 달랑 건네주고 간걸로 끝난 것 같고. 뭐, 난 이 친구가 너한테 많은 의미가 있다는걸 알아." 




"엿 먹어!" 카스티엘이 소리쳤다. "얼른 나와!" 




"내가 왜? 이젠 무시무시한 대천사들이 얠 지켜주지도 않잖아. 이 친구 머릿속에 있는 것들로 재미를 보면 안 되는 이유라도? 게다가 얜 꽤 재밌는 머리를 가졌다고. 넌 어떤지 모를걸. 네가 겪어본 모든 것보단 훨씬 재밌을거야. 적어도 네 머리를 뒤졌을 때보단 재밌네."



"원하는게 뭐지?" 단어들이 목을 긁어내는 느낌이었다.




"윈체스터." 악마가 대답했다. "지금부터 사흘 내로 로스엔젤레스로 데려와. 때가 되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지. 만약 데려오지 않는다면, 이 예언자랑, 아내랑, 이 친구가 만난 모든 사람들의 입을 찢어 죽일거야. 난 얘 머릿속을 읽을 수 있다고, 카스티엘. 누구도 내게서 숨지는 못할 걸. 아무도. 새벽이 되기전에 다 죽게 되면 딘의 탓이 되겠지."




"안돼." 카스티엘의 대답에 전화는 끊겼다. 악마는 사라졌다. 그는 폰을 내려놓으며 딘의 눈을 쳐다보았다. 모든 대화를 들은 모양이었다.






"그럼 날 어떻게 불러낼지 알아차린 모양이네." 딘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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