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c

[딘캐스/번역] Thursday's Child 10-2

*1화부터 보기

*이전 편부터 보기 (10-1)


제목: Thursday's Child

저자: strangenessandcharm / 출처: http://strangenessandcharm.dreamwidth.org/106294.html

등급: NC-17

줄거리: 목요일의 아이는 긴 여행을 할 것이다.

주의: 슈퍼내추럴 시즌5 스포 있음. 배경은 5x04 아포칼립스 이후. (2014년) 퓨쳐캐스와 딘이 나옵니다. 말투 조심!

또한 시즌5 파이널 이전에 나온 글이라 약간의 설정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10. On the road (2)




"괜찮아, 캐스? 오늘따라 조용하네."



카스티엘은 눈을 끔뻑이며 TV에서 등을 돌렸다. "괜찮아."



"너 골든걸스[각주:1] 보고있잖아."



딘은 툴툴대며 그의 손에서 리모콘을 낚아챘다. "난 네가 좋은 프로그램과 나쁜 프로그램을 구분하는 기준을 모르겠다. 자." 그가 리모콘 버튼을 누르자 채널은 갑자기 반나체의 10대 소녀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쇼로 돌려졌다. 카스티엘은 TV 화면을 쳐다보며 ㅡ 실제로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건 아니었다 ㅡ 일분이 지날 때까지 딘이 자신을 향해 얼굴을 찌푸리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괜찮은거 맞아?"



카스티엘은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피곤해서 그래."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해서 지친거라고?"



"비슷해."



딘은 TV의 전원을 껐다. 침대 이불을 들어올린 그는 카스티엘의 옆자리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매트리스에 눕는동안 그의 배를 부드럽게 다독였다. "어젯밤에 꿈이라도 꿨어? 몰라서 미안." 



"꿈꾼건 아냐." 카스티엘이 생각에 잠겨 대답했다. 난 아니고, 다른 사람이 꿈을 꾼거지.



딘은 알지 못했다. 카스티엘이 그에게 척의 예지몽에 대해 말하지 않았으니까.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딘에게 척이 LA에 잘 도착했으며, 앞으로 6주 동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네번째 윈체스터 영화 대본 제작에 착수할거라고 전해주었다. 그 둘중 아무도 그 영화를 보러 가지 않는다 해도, 데빌 트랩은 이미 절찬리에 상영중이었으며 <All Hell Breaks Loose>[각주:2]는 이미 촬영을 시작한 뒤였다. 척은 현재 카스티엘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No Rest For The Wicked>[각주:3] 작업 중이었으며, 헐리우드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바쁜 작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척은 예언자기도 해서, 딘의 목이 잘리는 사이 카스티엘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게 된 장본인이기도 했다.



카스티엘이 생각할 수 있는 건 오직 그뿐이었다. 특히 딘이 불을 끈 덕분에 온 방이 어둠으로 덮인 지금같은 상황에서라면. 그는 자신들이 어떻게 그런 일을 겪게 될지, 누가 그런 짓을 할지, 그를 어떻게 구할지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를 구할 순 없었다. 그들의 미래는 절대적인 미스테리였지만, 한가지 확실한게 있다면 딘은 죽게될 것이었다. 척의 예언은 현실로 이뤄지니까. 그것이 사실이었다.



카스티엘은 딘이 옆에서 코를 골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다 침대에서 미끄러지듯 나왔다. 옷을 챙겨입은 그는 딘의 랩탑을 열고 구글에서 범죄 다발 지역을 찾느라 십분을 소비했다. 구글링은 차를 직접 몰고다니며 판매자를 찾아 다니는 것보다 빨랐다. 적어도 이 방법은 그가 원하는 것을 즉각 찾을 수 있게 해주니까. 



그는 딘의 지갑을 꺼내 최대한 돈을 챙겨들고선 지금 상황에서 이래서는 안 된다는 죄책감을 애써 삼켰다. 사실 이 상황에서는 그어떤것도 해서는 안됐다. 하지만 견딜 수 없었다. 문 앞에 선 그는 딘에게 마지막 시선을 던지며 이러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끝내 못이기고 말았다. 그는 절실했다. 잠시라도 이 일을 잊을 수 있도록, 고통을 멈추고 싶었다. 



그는 문을 조용히 닫고 택시를 잡으러 떠났다.




~~~




그가 만난 첫번째 딜러는 그를 경찰로 생각했다. 카스티엘은 씁쓸하게 웃으며 자신이 이렇게나 눈에 띄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마약 수사관으로서는 꽝일거라고 대답했다. 딜러는 그를 위아래로 훑으며 머리도 제대로 다듬지 않은 채 빛바랜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백인인 건 말할 것도 없는 이 남자를 의심스럽게 쳐다보았다. 



한숨을 푹 내쉰 카스티엘이 자신을 증명할 수 있게 소매를 들어올리자, 가로등 불빛 아래 트랙마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게 필요해?" 잠시 후 딜러가 확신에 가득차 물었다.



카스티엘은 헤로인만 필요한게 아니었다. 정확히는 약을 맞기 위한 기구들도 필요했다.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한 거리의 소년을 만난 그는, 소년을 따라 아포칼립스가 일어나기 전에는 그나마 나아보였을 허름한 밀매소로 향했다. 소년은 그를 곳곳에 양초가 놓여있고 연기가 자욱한 건물 안으로 들이며 눈을 깜박이다, 약에 취해 일 년정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눈이 풀린 청년들을 소개시켰다. 



삼십분 뒤, 팔에 주사바늘이 꽂힌 그는 떠났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평화로운 곳으로. 따뜻함과 안정감이 몰려옴을 느낀 그의 심장은 기쁨으로 세차게 뛰었다. 그렇게 흐름에 몸을 맡겼다. 



맙소사, 정말 그리웠던 일이었다.



~~~




비틀거리며 일어난 그가 지갑과 신발이 아직도 그대로 있고, 주머니에는 헤로인 두 팩이 남아있음을 알아차린 시각은 아침 아홉시였다. 이 밀매소가 세상이서 가장 청렴한 곳이 아닌 이상 모두가 지쳐 도둑질할 기력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그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 모두 잠들어있었다 - 모텔로 돌아갈지 고민에 빠졌다. 지금쯤이면 딘은 일어났을지도 몰랐다. 그는 자신을 걱정할 것이다.



'그 남자가,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칼을 든 남자가 목을 베는 걸 봤어. 끔찍했어, 캐스- 사방에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고, 소리조차 못 내더라. 남자가 그릇을 내밀어 피를 받은다음 딘을 내동댕이 쳤어. 너도 거기 있던건 맞는데, 제대로 보이진 않았고 계속해서 소리지르고 또 소리지르더라. 무서웠어, 캐스. 난 일어나서 펑펑 울었어. 너무 생생했거든. 그 일을 막아야해. 딘이 죽도록 내버려두지마. 그래선 안 돼. 알겠지?'



카스티엘은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를 내려보다 다시 집어들었다. 한번만 더. 그가 생각했다. 조금만 더 잊어버리자.




후에, 그가 주사를 더 맞을 때쯤 해가 서서히 기울어졌다. 이 버려진 건물에는 담배연기와 토사물의 냄새가 풍겼다. 그의 근처에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자신이 천사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멀리 하는건지 생각하다, 이내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려냈다.



어쨌거나 그는 천사였을 때보다 훨씬 높게 날아올랐다.



~~~




누군가가 말다툼하는 소리에 카스티엘이 깜짝 놀라 눈을 떴을 때는 어둠이 내려앉고 촛불이 다시 켜진 뒤였다. 그는 양초와 탄자국이 남아있는 마룻바닥에 누운 상태였다. 눈가는 팅팅 부어올랐고 몸은 한 자세로만 오랫동안 잔듯 뻐근하게 굳은 느낌이었다. 어둠속에서 눈을 깜빡인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떠올리려 했지만 모든게, 심지어 생각마저 흐릿했다.




점점 커지던 목소리는 이내 총소리에 잠잠해졌다. 혼란스러운 호기심에 빠진 카스티엘은 고개를 살짝 들어 복도를 쳐다보았다. 열받은 표정으로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서있던 다섯명의 남자들은 샷건을 든 사람에 의해 뒷걸음질치며 영업실로 들어갔다. 총을 든 이가 누구인지는 그리 놀라울 것도 없었다.




"캐스!" 딘의 시선은 인질로부터 그의 얼굴로 향했다. 딘은 크게 분노한 듯 보였다.




카스티엘은 그저 얼굴을 찌푸린 채 그를 쳐다보았다.




"일어나." 딘이 말했다. "어서. 여기서 나가자고."




꿈쩍도 안하는 그의 모습에 딘의 얼굴은 성가심으로 뒤틀렸다. "젠장, 캐스. 이 개자시..." 그는 총을 내리고 협상의 표시로 두 손을 들어올렸다. "쟤만 있으면 돼. 알았어? 다른 애들은 필요없다고. 물건을 훔치거나 싸우러 온게 아니니까. 그냥 얘만 데리고 떠날거야."



남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물러났다. 딘은 떨리는 숨을 들이쉬며 그들을 지나쳐 카스티엘의 옆에 무릎을 구부려 앉았다. 그의 등에 손을 올린 딘은 그를 세게 흔들었다. "가자. 멍하게 있지 말고. 일어나. 떠나야해."



카스티엘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보다 터져나오는 쉰 목소리로 낄낄 웃어댔다. 딘의 이마는 곤혹스러움에 주름졌고, 예고조차 없이 그를 한 손으로 휙 잡아끌어 일으켜세웠다. 고개를 들 기력도 없던 카스티엘의 머리는 축 쳐졌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현기증이 일어 신음을 내뱉었지만, 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카스티엘을 들어올리려 했지만, 카스티엘의 몸은 축 늘어져 미동조차 없었기에 둘 모두에게 힘든 일이었고, 결국 욕지거리를 내뱉은 딘은 끙끙대며 샷건을 건네주었다. "잡고있어." 



카스티엘은 자신의 손에 들린 차가운 금속을 내려보다 딘이 공주님안기하듯 자신을 들어올리자 헐떡거렸다. 카스티엘은 어깨쪽으로 축 늘어진 고개와 무릎쪽으로 미끄러진 샷건때문에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해도 그부분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딘이 밖으로 데려가는 동안 눈을 감고 있던 그의 중얼거림은 약에서 깰수록 커져갔다. 



그는 그리 차갑지도 않은 신선한 바람이 얼굴을 강타하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 무슨 일 톤은 나가는 것 같다." 비틀거리면서도 한걸음 한걸음 신중하게 발을 내딛던 딘이 귀에 속삭이자 카스티엘은 잠이 덮쳐오기 전에 미안하다고 중얼거렸다. 






~~~




갑자기 쏟아지는 차가운 물에 숨이 막혀 헐떡대며 일어난 그는 거의 심장마비에 걸릴 뻔 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욕조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두 손이 그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그는 당황스러움과 약간의 공포를 느끼며 발버둥쳤지만, 팔이 그의 가슴을 감싸고 꽉 제압했다. 



"괜찮으니까 진정해. 깨워주려고 그런거니까. 이제 그만해, 캐스."



카스티엘이 아무리 욕을 하며 발버둥쳐도 딘은 그를 단단히 잡고있었다. 끝내 그는 굴복하고야 말았다. 그들은 5분간 차가운 물속에 앉아있다, 딘이 수도꼭지로 따뜻한 물을 틀었다. 딘이 그를 놔줘야겠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카스티엘은 잠에서 깼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깨닫고야 말았다.




"미안해." 그의 목에선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딘의 말은 없었다. 




10-3 보기 →


*각주

  1. 1985년부터 1992년까지 방영된 시트콤. 주로 중년~노년의 여성들이 나옵니다. [본문으로]
  2. 슈내 2x21~2x22의 타이틀 제목. 굳이 옮기자면 <아수라장> 정도. [본문으로]
  3. 3x16의 제목. '악한 이에게는 휴식이 없다'는 뜻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