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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내추럴 원서 - Heart of the Dragon 일부 번역

* 트위터 해시태그 백업





1989년 배경.




딘은 수펄스 공항의 수하물 찾는 곳에서 가만히 있질 못하는 새미와 차분한 바비 삼촌 사이에 서 있었다. 새로운 사람들이 문 사이로 나타날 때마다 열살짜리 그의 심장은 살짝 빠르게 뛰었다. 그리고 아빠가 아닌게 보일 때마다 풀이 꺾였다. 그는 단지 아빠가 집에 무사히 돌아오길 바랐다. 적어도 안전한 곳에. 그는 사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략)



바비의 전화벨소리를 들은 딘은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아빠는 살아있었고ㅡ 그와 바비 삼촌이 언쟁을 벌일때면 아빠는 늘 고집을 부렸다. 



그 말인 즉슨, 아빠는 괜찮다는 뜻이라는 걸 딘은 알았다. 공항에서 기다리던 딘은 아빠의 부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미보다 훨씬 더 잘 이해했다. 새미는 엄마가 돌아가셨을때 아기였기 때문에 엄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딘은 어린 동생이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어려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딘도 그것을 아주 이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에게도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딘도 엄마가 어떻게 생겼는지 떠올리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었다. 어떤 괴물이 엄마를 죽였고 아빠는 그 괴물을 찾아내서 죽일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었다. 그동안 아빠는 다른 이들의 엄마를 죽인 괴물들을 죽여나갔다. 



왜냐하면 아빠는 영웅이었고, 그것이 영웅이 하는 일이었으니까.




말다툼하는 커플들 뒤로 친숙한 머리색을 가진 남자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아빠는 빠르게 걸어오며 거뭇거뭇한 수염 사이로 환한 미소를 드러냈다. 새미는 초조하게 기다리다 아빠가 문 밖으로 나타나자 뛰쳐나가 달렸다. 



"아빠!" 


"애같이 굴긴." 



딘은 아빠가 돌아온게 그리 대수롭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잘 지냈지?"


"얌전히 지냈어요, 아빠!" 



새미는 거의 방방 뛰다시피 했다.




"체커 게임에서 형을 이겼는데 형은 숨바꼭질하면서 절 찾아냈어요. 그래도 주사위 게임에서 이겨서 괜찮아요!"




딘은 새미가 주사위게임에서 오직 한번만 이겼다고 지적할 뻔 했으나, 바비 삼촌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선 고개를 가로저었다. 딘은 망설이다 침묵을 지켰다. 새미는 아빠를 만나 기쁜 모양이었고, 바비는 딘이 그의 기분을 망치질 않길 바랐다. 그래서 그는 "다시 봐서 기뻐요, 아빠."라고만 말했다.




"너희들을 보니 기쁘구나. 아, 아빠가 가져온게 있지!"


 


그는 외투 주머니 안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작은 직사각형을 꺼내 하나는 새미에게, 하나는 딘에게 건네주었다. 그것은 캘리포니아 자동차 번호판의 미니어쳐 버전이었고, 딘이라는 이름 밑엔 낯익은 숫자가 적혀있었다.


샘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의 것에는 '샘'이라고 적혀있었다.



"와! 이거 정말 멋져요!"


"샌프란시스코에서만 구할 수 있단다." 



아빠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에게 특별한 걸 주고 싶었거든."



새미는 아빠의 선물을 받아 기쁜 모양이었으므로, 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캘리포니아 어딜가든 그것들을 구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특히 공항의 기념품점에서도 팔고 있었다. 그는 딱 한번 비행기를 타봤고, 그 경험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끔찍했지만, 적어도 기념품가게가 있다는 건 기억하고 있었다. 그 말은 아빠가 비행기를 타기 전에 황급히 그것들을 사왔다는 얘기였다. 어젯밤 아빠와 바비가 통화하던 내용에 따르면 아빠는 아들들이 공항에 마중나오는 것도 원치 않았다.



그때, 아빠가 새미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딘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딘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선 중요한말을 할때면 으레 짓던 제일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새미는 잘 돌봤겠지?" 



침을 꿀꺽 삼킨 딘은 죄책감이 확 몰려옴을 느꼈다.  엄마가 죽었던 밤 아빠가 했던 말이라는 걸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말들은 언제나 머릿속에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메아리처럼 울려퍼졌다.



"네 동생 데리고 빨리 밖으로 도망쳐. 돌아보지 말고."


"어서, 딘. 나가!"



그래서 딘은 어깨를 똑바로 펴고선 아빠와 눈을 마주쳤다. 



"물론이죠. 아버지!"



아빠는 미소지었다. "그래야 내 아들이지."



"자," 바비가 말했다. "밖으로 나가자꾸나."



그들은 주차장으로 향했다. 딘은 새미가 주사위게임에서 딱 한번 이겼던 일을 끊임없이 조잘조잘 떠들자 약간 열받았지만, 아빠의 말을 떠올리고는 흘려보냈다. 



아빠는 여전히 나쁜 사람들과 싸우고 사람들을 구했지만, 마찬가지로 아들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아빠는 영웅이었고, 그것이 영웅이 하는 일이었으니까.